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혀 뜻을 펼치지 못했던 한 인도네시아계 무슬림 여성코미디언의 성공스토리가 화제가 되고 있다. 

보수적인 인도네시아 무슬림 사회에서는 여성이 코미디언으로 사회활동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그러나 사크디야 마루프 씨는 이러한 역경을 오히려 인도네시아 최초의 여성 무슬림 스탠드업 코미디언이라는 독특한 브랜드로 승화시키며 자신만의 커리어를 구축해 나갔다.

마루프 씨는 “방과 후에 집 밖에 나갈 수도 없었고 방과후 활동에나 학생 단체에도 참가할 수 없었으며 이성인 친구와 알고 지내는 것도 허락되지 않았다”면서 “그 당시 나는 ‘아버지가 대단한 레즈비언 지지자’라고 생각했다”는 등 단점이 될 수 있는 자신의 주변 여건을 코미디의 소재로 활용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그녀는 보수적인 종교사회인 모국에서는 자신을 향해 손가락질 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코미디는 자신의 정신적인 측면을 지탱해주는 매개체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어떤 사람은 코란 문구를 인용하며 어떻게 무슬림이 코메디를 할 수 있냐면서 웃음은 정신을 분산시키고 신에 대한 숭배를 방해한다”고 지적하지만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코란의 다른 문구를 인용하면서 자기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자아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며 그것이 바로 내가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마루프 씨는 인도네시아에서 점차 인기가 높아지면서 지난해 오슬로 자유포럼(Oslo Freedom Forum)이 주최하는 바클라브 하벨 국제상(Vaclav Havel International prize)의 창의적 반대(creative dissent) 분야에서 수상하며 국제적으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다음달 체이서 강연(Chaser Lecture) 참석을 위해 시드니를 방문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