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가정의(GP) 브라이언 크리킷(Brian Crickitt) 박사가 치사량의 인슐린을 투여해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고법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2009년 12월 31일 시드니 남서부에 있는 그의 집에서 아내에게 과도한 양의 인슐린을 의도적으로 투여해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판에서 마크 테데스키(Mark Tedeschi) 검사는 “피고인과 아내는 19년 동안 정신적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었으며 피고인은 다른 여성과 불륜 관계를 가졌었다”고 밝혔다. 테데스키 검사는 “아내가 죽은 뒤 피고인은 애인과 같이 살 계획을 했다”면서 “피고인은 보험금과 공동 명의로 된 자산에 대한 권리를 유지하기 위해 아내를 살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정황에 대해 테데스키 검사는 피고인이 다른 환자의 이름으로 속효성(fast-acting) 인슐린을 처방해 사건 당일 캠벨타운(Campbelltown) 약국에서 조제했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크리킷 박사가 아내에게 인슐린을 강제로 투여한 뒤 불륜 상대와 시간을 보냈을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피고인은 사건 당일 아내와 다툰 후 인근 공원에서 밤을 새웠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데스키 검사는 피고인이 의학적 지식으로 아내를 살해할 방법과 날짜를 계획했다고 주장했다. 인슐린은 투여 후 24시간이 지나면 인체에서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을 피고인이 알고 이를 이용했다는 것. 테데스키 검사는 “피고인은 새해에는 부검이 치러질 가능성이 매우 적다는 것을 알고 의도적으로 새해 전 날을 범행 날짜로 골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크리킷 부인에 대한 부검은 다음해 1월 2일 진행됐으며 부검 결과 사망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테데스키 검사는 크리킷 박사가 사건 전 날 구글에 ‘의도적인 인슐린 과다복용’에 대한 증상과 자세한 내용을 검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피고인은 억측이라 반박하고 있다. 피고인 측은 “사건 전 날 온라인으로 인슐린 중독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피고인측의 팀 가틀만(Tim Gartelmann) 변호사는 “크리킷 부인의 죽음에서 인슐린은 하나의 작은 요인일 뿐 주 원인은 아니다. 사망 원인은 결국 미결로 남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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