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주택시장

스콧 모리슨 연방 재무장관이 이번 주 시드니에서 열린 호주도시개발연구원(Urban Development Institute of Australia) 초청 강연에서 주택 소유율을 높이기 위한 그의 비전을 밝혔다. 그는 첫 내집 매입자가 주택시장 진입이 매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며 주정부들에게 택지공급 규제 개혁을 촉구하면서 공급 증대 방안을 제시했다.

10여년 동안 주정부들의 공급 제약을 완화하는 개혁 조치로 시티 주변 아파트 붐(inner city apartment boom)과 외곽 택지공급은 꾸준히 늘었다. 주택건설도 기록적인 수치를 나타내며 수요 증가에 부응했지만 주택 공급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모리슨 재무는 야당에서 요구하는 투자자 세제혜택인 네거티브 기어링(negative gearing) 폐지와 아파트 공급과잉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모리슨 재무가 ‘매입여력(affordability)’을 진정 우려한다면 기존 주택가격을 낮추지 않고 신규 개발의 일부로서 저렴한 주택을 어떻게 제공할 수 있을 지를 질문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호주의 주택시장이 민간부문에 크게 의존하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질문은 시장이 냉각될 때, 건설경기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에 대하서도 우려했다. 

주택신축

“저렴한 주택개발 인센티브 제공해야
인프라 비용 축소, 택지 확대 병행 필요”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는 개발회사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은 하나의 솔루션이며 부동산산업이 상당 기간 로비를 해 온 점이다. 이는 정부가 저렴한 임대주택 투자를 지원하고 공동 소유(shared equity)와 저비용 주택소유(low cost home ownership)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현재 신축 주택의 단지 2%만이 저렴한 비영리적 주택공급으로 제공된다. 대규모 저렴한 주택 분야가 신규 주택건설을 지속하게 할 것이다. 연방 정부는 주정부들과 협상해 인프러스트럭쳐 투자와 택지 공급이 저렴한 주택을 포함한 의무 목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야 한다. 이런 방식으로 저렴한 주택 기회가 땅값이 오르기 전 확보될 수 있다. 이는 주택건설을 안정화시키고 편리한 위치의 저렴한 주택공급을 늘리는 것을 도울 수 있다.   

주택과 연관 있는 인프라스트럭쳐 비용을 삭감하는 것도 하나의 장려책이 될 수 있다. 
신축 주택공급을 주도하는 핵심은 수익성이다. 판매 가격에서 건설비, 땅 값, 세금, 금융비용 등을 공제한 수익을 의미한다. 이 수익과 신축 주택공급에는 많은 장벽이 있다.  

20년간 주택소유율 71% → 67%
35~44세 63% → 52% 급감

지난 20년 동안 모기지 없이 또는 모기지를 이용해 주택을 소유한 가구의 비율이 71%에서 67%로 줄었다. 25~34세 연령그룹에서 이 비율은 39%에서 29%로 격감했다. 35~44세 연령층에서도 63%에서 52%로 11%나 급감했다. 신축 주택에서 첫 내집 매입자의 비중은 19%에서 13%로 크게 줄었다. 

지난 30년 동안 35~44세 연령층이 소득 중 모기지 부담이 두배 껑충 뛰었다. 사상 최저 수준의 홈론 금리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나왔다.

모리슨 재무는 단독과 아파트 건설이 늘어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하지만 투자자들이 주택 점유율이 15%에서 거의 절반으로 급증하며 사실상 장악을 한 상황에서 이런 대안은 공허하게 들린다. 이 이슈와 관련, 하원 주택위원회 간사인 존 알렉산더 의원은 “투기성 매입자들이 상당 부분을 사들인다면 주택 공급 증대는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면서 다른 효율적 대안을 촉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80년대에서 90년대 초반에 출생한 Y세대(20대 초반에서 30대 중반 연령)의 주택매입은 현안이 됐다. 과연 현재 주택시장에서 Y세대가 집을 사야하는지 아니면 매입계획을 보류해야 하는가?

Y세대, 주택매입 보류해야 하나? 
  
매년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과 해당 국가의 소득을 비교해 매입여력지수를 발표하는 데모그라피아(Demographia)는 “인구 1백만명 이상의 모든 호주 대도시의 집값이 매우 비싸며 매입 여력이 크게 악화됐다(severely unaffordable)”고 지적했다.
이번 주 주택 매입여력 이슈를 놓고 “Y세대가 집값을 마련하기 위해 비싼 아보카도 샌드위치를 포기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아보카드 샌드위치로 비싼 점심값 지출을 하는 Y세대는 집값을 모으기 위해 이런 점심을 포기해야 한다”고 베이지부머 세대가  비난을 하자 “집값이 너무 올라 점심값을 줄여 돈을 모아 집을 장만할 시대는 끝났다”는 반박이 젊은층으로부터 제시됐다. 

시드니의 단독주택 중간가격이 이미 100만 달러를 넘은 상황에서 “Y세대가 어떻게 주택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보다 “왜 Y세대가 현시점에서 집을 사야하는가?”라는 질문이 보다 현실적일 수 있다. 많은 숫자의 Y세대가 호주에서 가장 집값이 비싼 두 도시(시드니와 멜번)에 살고 있는 상황에서 집을 사야할 타당한 이유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Y세대가 주택매입을 서두르지 말아야할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호주 부동산은 지금보다 더 비싼 적이 없었다.” 글로벌투자은행 UBS는 “호주 집값은 2003년, 2007년과 2010년 고점보다 약 7% 높다”고 발표했다. 데모그라피아(Demographia)는 매년 8개국 주택 시장과 소득을 비교한다. 시드니가 홍콩 다음으로 소득대비 두 번째 비싼 도시로 평가됐다. 연소득의 12.2배에 해당한다. 멜번은 공동 4위였다.  

호주 대도시 집값 동향

둘째, 주택이 부족하지 않으며 공급과잉으로 치닫고 있다. 호주의 주택은 투기를 조장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심각하게 부족하지 않다. 오히려 조만간 공급과잉에 직면할 수 있다. 시티은행 분석에 따르면 브리즈번 아파트 시장은 이미 공급과잉 상태에 들어갔고 멜번은 진입 중이며 시드니는 일부 지역이 공급과잉 상태에 있다. 시티 은행 외 UBS, 웨스트팩, 모건 스탠리, BIS 슈라프넬, 딜로이트-액세스 이코노믹스, 호주중앙은행조차 아파트 공급과잉을 경고하고 있다. 공급과잉 지역에서 15-20%의 가격 하락 경고가 들린다. 따라서 향후 가격 하락과 더 많은 선택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왜 지금 매입을 해야 하나?라는 질문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셋째, 호주 집값은 세계 최대 부동산 버블 중 하나다. 호주 양대 도시인 시드니와 멜번의 집값은 기록적으로 높다. 다른 지역에서도 소득, 임대비와 비교할 때 집값은 심각한 수준이다. 모기지로 인한 가계 부채도 기록적이다. 

융자의 용이함과 장기 저금리로 부동산 투자 급증이 유행하고 있다. 투기 심리가 팽배한 점도 한 요인이 됐다. 호주에 왜 버블 위험이 있나? 장기 저금리와 대출이 영구적으로 지속될 수 없기 때문에 어느 순간 상황이 어려워지면 ‘그리스 사태’가 호주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호주는 외국에서 막대한 부채를 들여와 주택시장에 투자를 했다. 

 

부채 대비 가구소득비율(debt to income ratios)

넷째, 인플레이션은 막대한 채무 완화에 도움이 안 된다. 저금리 대출이 용이해졌지만 단점도 있다. 물가인상률이 낮기 때문에 이자율도 낮다. 급여인상률이 낮기 때문에 물가상승률도 낮다. 낮은 급여상승률은 상환 부담이 급여와 비교할 때 크게 줄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리는 대체로 하락하기보다 상승한다.  

다섯째, 네거티브 이퀴티(negative equity)의 위험성이다. 홈론이 집값보다 더 큰 상황을 의미한다. 한국에서는 ‘깡통 주택’으로 불린다. 임대비가 상대적으로 싼 편이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임대비 상승률

여섯째, 개인적인 이유이지만 라이프 스타일도 중요하다. 젊은층은 모기지 상환과 임대비 지출에서 선택을 라이프 스타일과 연관돼 결정할 수 있다. 아직 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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