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은 인간에게 보이는 꽃의 색깔. 오른쪽은 새나 벌에게 보이는 꽃의 색깔

새와 벌은 우리와 같은 색깔로 세상을 볼까?

꽃은 자연을  아름다운 색으로 물들이고 있지만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니다.

아주 오래된 화석화된 꽃을 보면 꽃은 원래 화려하지않은 평범한 색깔이었으며 구조 또한 아주 단순했음을 암시한다.

과학자들은 오늘날 우리가 알고있는 생생한 색깔의 꽃으로 진화되기1 억년 전에는 꽃이 무덤덤한 옅은 황색 또는 녹색의 외관을 가졌을 거라고 추정한다. 식물은 효율적인 수정을 위해  꽃가루를 운반하는 꿀벌과 새들을 유혹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온 것이다. 

‘꽃의 진화’를 주제로 연구를 해온 애드리안 다이어(Adrian Dyer) 멜번 RMIT 대학 부교수는 “꿀벌과 새들은 인간과 매우 다르게 세상을 보는데,  많은 식물들이 그들의 수정을 돕는 동물의 특정 시각 시스템(their specific visual systems)에 맞게 색깔을 진화 시켜 왔다”고 말했다.

다이어 교수 연구 결과는 오늘날 우리가 보는 꽃에서 흔히 볼 수있는 색 (특히 파란색과 흰색)과 꿀벌이 가장 잘 보고 구별할 수 있는 색 사이에는 강한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관계는 이미 북반구에서는 상당히 입증됐다.  따라서 다이어 교수 연구 팀은 호주의 꽃과 토종 꿀벌(native bees) 사이에도 유사한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연구를 하기 시작했고 호주에 있는 꽃들도 호주 토종벌들이 잘 볼수있는 색깔로 진화했다는 것을 밝혀낸 것.

다이어 교수팀에 따르면 호주는 아주 오래 전 다른 대륙들과 지리적으로 분리되었기 때문에 평행 진화(parallel evolution)를 해왔다. 평행 진화란 다른 대륙의 꽃 색깔 진화와 상관없이 호주에서 독립적으로 일어난 진화를 말한다.

다이어 교수는 "우리는 해발 4,500미터 높이에 있는 네팔에서도  실험을 했는데 여기에서도 꽃들이 그 곳에 있는 벌들의 시각 체계에  맞게 자주 진화하는 것을 보았다"라고 덧붙였다.

사람의 눈은 기본적으로 빨강, 파랑, 초록색 세가지 색깔을 감지할 수 있는데 벌은 빨간 색을 볼 수 없는 반면, 파랑, 녹색 그리고 자외선을 볼 수 있다. 따라서 벌은 우리가 보는 것과 매우 다르게 세상을 보고 우리가 볼 수 없는 것들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많은 꽃들이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자외선’을 발산하는데 벌은 이 빛을 따라 꽃의 어떤 부위에 꿀이 있는지  찾는다.  

다이어 박사는 "이 패턴들은 꿀벌들이 과즙을 찾으러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알려 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