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경비대의 급습을 받은 빅토리아 소재 비자리 농장에서 노동자들이 도망가고 있다.

지난 2일 75명으로 이뤄진 국경 수비대(Australian Border Force. 이하 ABF)와 연방 경찰이 불법 외국인 노동자 고용 및 저임금 지급 등 불법 행위를 하는 것으로 파악된 농장들을 급습했다. 

시드니모닝헤럴드지에 따르면 ABF가 급습한 농장은 빅토리아 소재 비자리 농장(Vizzarri Farms) 과NSW소재 심프레시(Simfresh) 두 곳. 이 농장들은 콜스, 울워스, 알디, 코스트코 등 대형 수퍼마켓의 대표 납품업체들이다. 

국내 최대 아스파라거스 공급처인 비자리와 감귤류 생산 심프레시 농장 기습은 불법 외국 노동자 착취에 대한 ABC TV 와 싸이플 하삼(Saiful Hasam) 말레이시아 현지 기자의 공동 취재로 이뤄진 보도 이후 감행된 것(본지11월 17일자 참조).

ABF급습으로 50여명의 노동허가 미소지 불법 노동자가 적발됐고 현금 급여로 추정되는 40만불 정도의 현찰 및 불법 체류 노동자들의 고용과 저임금 은폐를 입증하는 이중 장부가 발견됐다.

연방 정부 한시 기구인 이민 노동자 태스크포스(Migrant Worker Taskforce) 지휘 아래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번 급습은 국경수비대가 농장과 인력공급 회사 책임자를 적발하기 위한 최초의 시도이다. 

정부 차원에서 이뤄진 그 동안의 조사는 주로 ‘불법 노동자 본국 송환 차원’에서 그쳤었다. 하지만 이번 급습으로 농장주들에 의한 외국 노동자 불법 고용 및 저임금 등 착취 사실 방조 를 포함, 이민 시행령(Migration Act ) 위반 사실이 드러날 경우, 고용주에게 형사처벌 조항을 적용하는 최초의 시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ABF는  그동안 농장 및 불법 외국노동자 공급 회사의 위법 사실을 알면서도 혐의자 체포 및 이들에 대한 기본 조사권 조차 수행할 수 없었다. 

농장 운영에 정통한 소식통은 어느 인력회사 업주의 경우, 저임금 불법 노동자 공급으로 수백만 달러의 이익을 거두어들이는 불법 운영을 했으면서도ABF 의 체포 심문 권한 부족으로 이미 호주를 떠났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호주 농장은 단기 여행자나 학생, 워홀러 등 외국 노동자들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백패커 세금(backpacker tax) 세율이 15%로 확정되어 백팩커들이 호주보다는 뉴질랜드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빅토리아 농장에서 6대째 농업을 하는 어느 농부는 “백팩커 세금 세율 15% 도입,  백팩커와 외국 노동자 고용 어려움, 대형 슈퍼마켓들의 끈질긴 가격 인하 요구 등 여러 상황들이 맞물려 호주 농업은 위기에 처해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불법 외국노동자들에 대한 ABC TV 와 말레이시아 현지 기자의 보도 이후 패어팩스 미디어에는외국 노동자들로부터의 노동자 착취 고발 전화 및 이메일이 쇄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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