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리 보건장관

말콤 턴불 호주 총리가 사적인 용무로 국민 세금을 낭비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수잔 리 보건부 장관에 대해 일시 직무정지처분을 내렸다.

리 장관은 2013년과 2014년 새해 전야를 전후로 본인 소유의 주택 2채가 있는 골드코스트로 여행을 갔고 본인뿐만 아니라 배우자의 항공료까지 포함해 국내 공무 출장비를 청구한 것이 드러났다.

그 후에도 골드코스트로의 출장은 수차례 이어졌고 2015년 말 국가경비 $3,125를 들여 방문한 때에는 시가 80만 달러의 주택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ABC방송에 따르면 3년간 리 장관의 골드코스트 여행 횟수는 총 20회, 그중 18건의 출장비 총 $53,877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청구된 1회 최고 경비는 2015년 3월 전세기를 이용한 $12,365였다. 

공무가 아닌 사적으로 국민 세금을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리 장관은 “주택경매 참여가 방문의 주목적은 아니었지만, 그로 인해 방문 목적의 본질이 흐려질 수 있었다는 점에 동의한다”고 부분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시인했다.

그는 모두 본인의 ‘판단오류’(error of judgement)였다는 사과 성명과 함께 4건의 출장경비 일부를 환원하고 경비 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해당 주택에 대한 문의 전화나 이메일 한 통 보낸적 없다. 출장 중 배우자의 권유로 주택을 둘러봤고 마음에 들어 경매에 참여한 것뿐”이라며 절대 사전계획된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캐서린 킹 야당의원은 “해마다 새해 전야에 맞춰 출장 및 정무 일정을 갖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지적하고 “리 장관은 골드코스트를 유난히 좋아하는 것 같다. 공무치고는 너무 잦은 여행 횟수”라고 비난했다.

연초부터 장관의 스캔들이 터지자 턴불 총리는 리 장관의 출장경비 내역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그의 직무를 일시 정지하고 아서 시노디노스 정무차관이 보건노인부, 스포츠 장관 업무를 대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국무를 맡은 모든 공무원은 행동강령을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 특히 국민 세금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철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이지리아 태생의 전직 비행사인 리 장관은 2001년 호주 연방의회에 진출했으며 2014년에 보건부 장관에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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