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초 라보엠 주역으로 호주 데뷔
1월 21일 ‘도메인파크 갈라콘서트’ 
2월 3일-3월 4일 오페라하우스 ‘라트라비아타’ 

“전세계적으로 한국 오페라 가수가 없으면 공연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해외의 ‘오페라 한류’ 바람이 강합니다. 오페라 가수나 연출자 등 한국의 소프트웨어는 풍부합니다. 유명 가수가 조금 더 배출되고 물질적 하드웨어가 보강되면 한국 내 오페라 인기도 금방 올라갈 것입니다.”

14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만난 오페라 가수 정호윤 테너(40)는 세계 무대를 주름잡고 있는 한국인 오페라 가수 전성시대가 한국 내 오페라 인기 상승으로 선순환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용훈, 강요셉, 박지민 등 한국의 오페라 가수들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호주국립오페라단(Opera Australia)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성악가들도 적지 않다”며 “많은 한국인들이 활약하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와 달리 관객이 젊어지는 것도 한국 오페라의 놀랍고도 긍정적인 요소라며 “한국인들은 흥이 많아서 성악가 배출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밝혔다.

● 국제 무대 섭렵 후 시드니오페라하우스 데뷔 = 정호윤은 서울대 음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2002년 베를린 음대 석사과정에 진학 후 바로 오페라 무대에 진출하면서 상승가도를 달렸다. 2003 함부르크국립오페라단의 주연 솔리스트로 발탁돼 세계 프로무대에 첫발을 내디뎠다.

2006년부터 세계 3대 오페라단 중 하나로 꼽히는 비엔나국립오페라단의 주연 솔리스트로 활동하다가 2011년 프리랜서로 독립했다.

이후 베를린국립오페라단, 런던로열오페라하우스, 뉴욕메트로폴리탄오페라, 마드리드레알오페라 등에서 주인공을 맡아 성공리에 데뷔했다.

올해 1월 5일과 7일 시드니오페라하우스에서 ‘라보엠’의 테너 주인공 로돌포 역으로 공연하며 호주에서도 데뷔했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배역 중의 하나로 시드니에서 데뷔해 기쁘고 즐거웠다”며 “시드니는 세계 오페라 음악의 중심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고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누구나 한번쯤 오고 싶어하는 곳”이라고 호평했다.

”라보엠 공연 연습을 반복하면서 세밀함과 완벽함을 추구하기 위해 상당히 노력하는 프로의식을 봤다. 많은 연습에도 출연자들이 아무런 불만제기 없이 따라 하더라. 화려한 상업성을 추구하고, 높은 제작비도 아낌없이 투자하는 재정적 지원도 좋은 곳이다.”

그의 시드니 공연 일정은 3월 초까지 잡혀 있다. 1월 21일 밤 8시 도메인파크에서 열리는 갈라콘서트 ‘마즈다 오페라 인 더 도메인’(Mazda Opera In The Domain)에서 로시니, 비제, 푸치니, 베르디 등의 오페라 명곡들을 부른다. 2월 3일부터 3월 4일까지 오페라하우스에서 ‘라트라비아타’의 테너 주인공으로 10회 공연한다.

● “꾸준히 인정받는 ‘진국’ 오페라 가수로 남고파” = 시드니 일정이 끝나자 마자 3월 7일부터 6월까지 공연할 스웨덴으로 떠나야 한다. 프로무대 15년 경력의 정호윤은 이제 한국은 물론 스웨덴 독일 폴란드 프랑스 등 세계 각국에서 2019년까지 공연 일정이 잡힐 정도로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로 발돋움 했다.

그는 앞으로 끊임없이 정진하는 훌륭한 ‘진국’ 오페라 가수로 인정받고 싶다. “가능하면 오랫동안 건강한 목소리를 유지하고, 꾸준하게 올라가며 인정받는, 훌륭한 가수로 기억되고 싶다. 당장 순간적인 매력에 이끌리는 가수가 되고 싶지는 않다. 자극적이지 않고 싱겁지만 먹어도 질리지 않는 물냉면처럼, 돌아서면 그리워지는 그런 가수가 되고 싶다.”

그는 호주 한인들에게도 애정어린 성원을 당부했다. “예술인은 관심과 사랑, 박수로 먹고 산다. 호주 한인들도 바쁘지만 1년에 한번쯤은 한국인 오페라 가수가 출연하는 작품에 관심과 위로, 응원을 해주면 좋겠다. 그러면 우리는 힘을 얻어 더 잘하게 되고 한류바람이 더 강하게 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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