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전에서 일격을 당한 앤디 머레이

로저 페더러, 3-2로 니시코리 도전 물리쳐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앤디 머레이(30·영국)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우승컵도 없는 무명에게 패해 호주 오픈 첫 우승 기회를 날렸다.

머레이는 22일(일) 멜번파크에서 열린 올해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총상금 5000만 호주달러·약 440억원) 남자단식 16강전에서 미샤 즈베레프(50위·독일)에게 세트스코어 1-3(5-7 7-5 2-6 4-6)으로 졌다. 머레이는 호주 오픈에서 준우승만 다섯 번 했을 뿐 우승이 없다. 호주오픈에서 6회나 우승한 세계 2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가 2라운드(64강)에서 탈락하면서 주어진 절호의 우승 기회가 허무하게 사라진 것. 머레이가 호주오픈 4강에 들지 못한 것은 2009년 이후 8년 만이다.

즈베레프는 올해 30세로 2009년 45위까지 오른 것이 개인 최고 순위인 선수다. 아직 투어 대회 경력도 없는 무명에 가까운 선수다. 즈베레프는 이날 5세트 대접전 끝에 니시코리 게이(5위·일본)를 물리친 로저 페더러(17위·스위스)와 8강에서 맞붙는다. 이번 대회에서는 호주오픈 6회 우승자 노박 조코비치(2위·세르비아)도 2회전에서 탈락하며 이변이 이어지고 있다.

즈베레프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왼손잡이다. 키(1m91), 나이 모두 머레이와 같다. 2009년 세계 45위까지 오른 게 개인 최고 순위다. 메어저대회 성적도 볼품이 없다. 호주오픈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3개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도 2008년 윔블던 32강이다. 게다가 즈베레프는 아직 ATP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경력도 없어 국제무대에서는 사실상 무명이다. ATP 투어 단식 전적도 83승125패에 불과하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패싱샷이 머레이의 특기인데 즈베레프의 패싱샷이 훨씬 좋았다”며 “머레이는 다소 고전적인 형태인 서브에 이은 네트 플레이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텔레그래프지는 “즈베레프는 지난해 10월 세계랭킹 100위 밖으로 밀려났고 2년 전에는 부상으로 1000위권에도 들지 못한 선수”라며 “장애물이 될 수 없는 선수에게 당한 충격패”라고 보도했다.

즈베레프는 3시간33분 접전 끝에 머레이를 꺾고 상대전적을 1승1패로 맞췄다. 이날 승리가 메이저대회 단식에서 따낸 7승째(17패)다. 즈베레프는 “나도 어떻게 경기했는지 잘 모를 정도로 약간 혼수 상태”라며 “나는 서브와 발리를 열심히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즈베레프는 “막판에는 너무 흥분돼서 침착함을 유지하기 힘들었다”며 “그냥 첫 서브만 잘 넣자는 생각으로 했다”고 털어놨다.

머레이는 “서브와 발리를 너무 잘 한 즈베레프는 승리할 자격이 충분하다”며 “그의 샷을 내가 좇아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머레이는 “너무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지만 과거에도 나는 비슷한 패배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났다”고 덧붙였다.

한편 즈베레프의 친동생인 20세 알렉산더 즈베레프(24위·독일)는 전날 4시간5분 동안 이어진 혈투 끝에 ‘강호’ 라파엘 나달(스페인)에게 세트스코어 2-3으로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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