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모리슨 호주 재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중국 및 영국 합류 가능성 타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다자간 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공식화하면서 미국을 제외한 남은 호주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폴 등 11개 회원국이 황급히 대안을 찾아 나섰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호주와 뉴질랜드는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을 합류시키는 쪽으로 TPP의 불씨를 살려내겠다는 입장이다. 알렉산더 다우너 주영국 호주대사는 “영국이 완전히 EU를 탈퇴하면 TPP 가입을 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호주 정부는 미국 없이 TPP를 그대로 밀어붙이거나 중국 등 다른 경제 대국을 포함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말콤 턴불 총리는 “이와 관련해 아베 일본 총리, 빌 잉글리시 뉴질랜드 총리,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TPP에서 미국을 잃는다는 것은 커다란 손실이며, 이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하지만 우리는 떠나지 않을 것이고, 중국의 TPP 합류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영국을 방문 중인 스콧 모리슨 호주 재무장관은 트럼프 미 대통령의 코멘트와 비슷한 말을 사용하면서 “호주는 다자무역협상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호주는 교역국이다. 호주 우선 정책은 교역과 외국 투자를 포용한다. 따라서 호주의 경제적 이익은 이 정책과 깊이 연과돼 있다”고 ‘호주 우선 교역정책(Australia first trade policy)’을 설명했다

빌 잉글리시 뉴질랜드 총리도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결정이 새 TPP를 모색하는 다른 참가국들의 움직임을 가로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 중국의 참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의 토드 맥클레이 통상장관도 남아 있는 회원국과 TPP를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며 TPP는 아직 자유무역협정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전날 국회에서 '미국 없는 TPP는 의미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도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으니 TPP가 가진 전략적, 경제적 의의를 이해시키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아베 신조 총리가 향후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하면 TPP를 직접 거론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인수위원회 선임 고문으로 활동했던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전 회장은 23일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서 "트럼프 정부가 재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