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 비숍 호주 외교장관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2016년 9월 예루살렘)

22일(수) 호주를 첫 공식 방문하는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이스라엘 총리의 방호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주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가진데 이어 1948년 이후 이스라엘 현직 총리 중 호주를 첫 방문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호주 재계 및 종교계, 법조계, 학술계, 문화예술계, 전 정치인 등 60명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이스라엘 총리 방호 반대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네타냐후 총리의 정책이 팔레스타인 거주자들을 억압하고 위협하며 중동을 평화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반대를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2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국제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의 발언은 미국 공화·민주당 역대 정부가 20년간 고수해온 2국가 해법에 대한 지지를 포기하는 것으로 해석돼 아랍권을 중심으로 강한 비난을 사고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인정을 통한 '2국가 해법'은 1967년 경계선을 기준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국가를 세워 양측의 분쟁을 끝내자는 방안인데 이스라엘 극우파는 이스라엘 영토와 팔레스타인 자치령을 통합한 유대인 중심의 단일국가 구성을 옹호하고 있다. 

4일 동안 방호 기간 중 네타냐후 총리는 말콤 턴불 총리와 빌 쇼튼 야당대표,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NSW 주총리 등을 만날 예정이다. 턴불 총리는 정상 회담에서 팔레스타인, 시리아 전쟁 및 사이버 안보, 이란의 핵프로그램, 현재 11억 달러 수준의 양국간 교역 등에 관해 논의를 할 예정이다. 

호주 팔레스타인옹호네트워크(Australia Palestine Advocacy Network)가 주도한 반대 성명에서 기업인 재넷 홈스 어 코트, 머레이 윌콕스 전 연방 판사, 조지 브라우닝 퇴직 성공회 주교, 해리 포터 영화에 출연한 여배우 미리암 마르골라이스 등 60명의 저명한 호주인들(prominent Australians)은 “네타냐후의 정책은 국제법 위반이며 호주 가치관과도 충돌한다. 호주는 반드시 그를 환영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라우닝 전 주교는 “네타냐후는 레드 카펫대신 레드 카드를 받아야 할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앨런 그리핀, 멜리사 파크, 로리 퍼거슨, 질 홀 전 연방 의원(노동당), 존 스탠호프 전 ACT 수석장관도 성명에 참여했다. 과거 친이스라엘 정책을 주장했던 봅 호크 전 총리(노동당)는 2월 정착법을 규탄하면서 “호주도 140개국처럼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를 인정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페니 웡 야당 외교담당 의원은 “비생산적인 정착법은 평화의 걸림돌이라며 노동당은 이에 반대한다”고 발표했다. 전 정부대표 변호사(solicitor-general) 가반 스리피스(Gavan Griffith) 등 여려 명의 중견 법조인들도 서명에 동참했다. 이들은 턴불 정부에게 일방적 친 이스라엘 지원 정책의 재고를 촉구했다.  

자유-국민 연립 정부는 토니 애봇 전 총리와 턴불 현 총리 모두 친이스라엘 지지자들이다. 

지난해 호주 정부는 유엔 안보리의 웨스트뱅크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을 규탄하는 결의안 채택을 비난했다. 줄리 비숍 외교장관은 “호주가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이었다면 미국과 뉴질랜드와 다르게 결의안 반대 투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호주와 다르게 뉴질랜드는 결의안에 찬성했다. 이 투표 후,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 선언(declaration of war)’이라고 강경 어조로 비난했고 이스라엘은 주뉴질랜드 대사를 소환하는 등 강력하게 항의를 했다. 네타냐후는 이번 호주 방문 때 뉴질랜드를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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