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우리 소리, 완성도 높은 공연” 호평

‘가장 한국적인 목소리의 소리꾼’으로 불리는 장사익 소리판 ‘찔레꽃 향기를 시드니에’ 공연은 큰 울림과 감동의 무대였다. 한호일보와 아이탭이 시티리사이틀홀에서 주최한 호주 첫 라이브 콘서트에서 소리꾼 장사익과 연주단(15명)은 90여분 내내 관객들의 마음을 쥐고 흔들며 수준 높은 라이브 콘서트로 ‘장사익 음악’을 선사했다. ‘이 시대 최고의 가객’이란 찬사가 ‘명불허전(名不虛傳)’이었다. 

막이 오르자 눈이 부시게 흰 두루마기를 단정하게 차려 입은 장사익은 장중하면서도 영혼을 울리는 깊은 소리로 연주를 시작했고 관객들은 이내 숨을 죽이며 공연에 몰입했다. 약 1시간 반 동안의 공연에서 일부 관객들은 눈물을 글썽였고 때론 환호성을 지르기도 하며 공연자들과 일체감을 나타냈다. 몇몇 곡은 관객들이 박수를 치며 공연자들과 합창을 했다.  

장사익은 전통음악에서부터 현대음악까지, 국악에서 대중가요와 재즈까지,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폭넓은 레퍼토리로 호주 관객들을 ‘장사익 음악’이란 새로운 영역으로 초대해 신명나게 놀았다.
단전에서부터 끌어 올린 걸쭉한 소리에는 진정성이 담겼다. 라이브 콘서트를 통해 가장 한국적인 소리가 바로 이런 것이라는 강렬한 메시지를 던졌다. 한 명의 보컬이 이처럼 깊고 큰 사운드를 낼 수 있다는 점도 놀라웠다. 

연주자들의 수준 높은 반주와 테크닉으로 완성도 높은 공연에 환호가 쏟아졌다. 음악감독 겸 리드 기타리스트 정재열은 강렬하고 현란한 기교와 멜로디를 선보였고, 북과 드럼 장고 등 타악기를 맡은 고석용 신승균 최영호는 극장이 떠나갈 듯 엄청난 에너지로 공연을 뜨겁게 달구었다. 하고운의 해금 연주는 애잔함으로 무대를 더욱 빛냈다.

한국 원로 재즈 연주자인 최선배의 트럼펫과 하모니카 연주, 정영준의 베이스 기타, 배소희 피아니스트, 드러머 박현민의 수준급 연주에 관객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또한 놀라운 아카펠라 연주 실력으로 갈채를 받은 6명의 솔로이스트들(백코러스)은 멋진 화음을 선사했다. 

전반부는 ‘아버지’, ‘꽃구경’, ‘찔레꽃’ 자작곡 위주로 구성됐고 후반부는 장사익이 평소 즐겨 부르는 ‘대전부르스’, ‘님은 먼 곳에’, ‘봄날은 간다’, ‘동백아가씨’, ‘봄비’ 등의 정겨운 가요를 들려주자 객석은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관객들은 한국의 국정농단사태로 인한 분노와 실망감의 감정을 내려놓고 공연에 몰두하는 모습이었다. 오프닝 멘트에서 장사익은 “이런 행복한 날이 계속되기를 바란다”는 덕담으로 동포들에게 인사를 했다. 중간 연주 때 신나는 타악기 사물놀이를 선사했다. 가수 겸 작곡가 이장희의 힛트곡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를 관객들과 합창을 한 뒤 앵콜곡 ‘아리랑’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관객들 중 많은 중장년층 시드니 동포들은 “장사익 공연으로 시원하게 갈증을 풀었다. 너무 좋은 행사였다. 고맙다”라고 인사를 했다. 공연 후 백명이 넘는 관객들이 장사익 소리꾼과 사진을 찍으며 마냥 즐거워했다. 소수이지만 호주인들도 공연을 즐겼다. 이들은 가사가 무슨 내용인지 몰랐지만 음악만으로도 환상적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장사익 음악의 매력과 큰 존재감, 완성도 높은 사운드에 ‘원더풀’을 연발했다. 한 호주인 관객은 장사익의 음악이 영어권의 ‘소울 뮤직(soul music)'과 맥이 통한다는 평을 했다.
 
두루마기 한복을 입고 한국의 전통악기 해금과 모듬북, 장고, 징, 꽹과리 등을 연주해가며 공연하는 장사익 소리판. 분명 그는 호주에서도 큰 울림과 감동으로 한류의 영역을 더욱 넓히는 가객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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