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학업성취도(PISA) 내리막길

“사회경제적 환경 반영, 성적 양극화 심각

호주 학생들의 수학, 과학 학업성취도가 국제적으로 크게 뒤처져 있다는 분석결과가 발표돼 교육계에 또 다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호주교육과정평가원(Australian Curriculum, Assessment and Reporting Authority, ACARA )은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EA)가 주관하는 TIMSS(Trends in International Mathematics and Science Study)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PISA(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두 국제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동시분석한 종합보고서를 15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학생들은 여러 OECD 국가보다 저조한 학업성취도를 기록했으며 ‘사회경제적’(socioeconomic) 지위와 고득점이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호주 취약계층 학생들의 성적이 동급 고득점 학생들보다 약 3년이나 뒤처져 있고 원주민 학생들은 비원주민 학생들보다 현저히 낮은 성취도를 보였다.

이와는 별도로 ACARA가 6학년생을 대상으로 3년마다 시행하는 과학 평가시험에서 학생들의 기초과학 역량이 지난 10년간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ACARA는 학생들의 과학 능력을 ‘세계와 자연, 언론에 보도되는 각종 과학이슈 등 다양한 과학적 개념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능력’이라 정의하며 ‘질문과 탐구를 통해 자료를 수집, 해석하고 객관적 정보에 근거한 결론을 내리는 능력’을 측정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2015년 10월에 시행된 ACARA 과학평가에서 약 1만2,000명의 학생 중 55%만이 ‘능숙한 학업수준’(proficient standard) 이상으로 평가됐으며 이는 3년 전과 변함이 없는 결과였다.

이에 대학과학교수, 교육과정 담당자, 초등학교 교사 등 다수의 전문가는 ACARA의 ‘능숙한 학업수준’이 실질적 기초능력 이상으로 높게 책정된 ‘어려운 수준’(challenging standard)이라고 지적했다.

ACARA 평가 및 보고 담당자 스탠리 라비노비츠 박사는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충분히 성취 가능한 수준이었다"면서 “일부 국가에서는 과학중점교육, 교육과정 개편 등을 통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매우 빠른 속도로 향상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준주 정부 및 교육기관의 지원으로 학생들의 학업능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교사들의 교수법 향상을 위해 최초로 수업모형 및 학업성취도 측정관리법을 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ACARA 과학시험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남녀의 성취수준 차이 변화로 처음으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또 전체적으로 평가성적은 저조했던 반면 과학에 대한 학생들의 열의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시생 85%가 “학교에서 과학을 더 배우고 싶다”, 69%가 “과학자가 되면 흥미로울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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