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울릉공의 페어리 메도우 비치 여자 탈의장에서 실종된 체릴 그리머의 당시 모습

47년의 미제사건으로 최근 재수사에 들어간 바있는 1970년 1월 발생한 울릉공 ‘3세 여아 체릴 그리머(Cheryl Grimmer)’ 실종 사망 사건의 살인 용의자가 체포됐다. 이로써 호주 역사상 가장 미스테리한 사건 중의 하나로 묻혀버릴 뻔한 사건의 전말이 본격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아직 용의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사건의 재수사를 주도한 브래드 에인스워스(Brad Ainsworth) 형사반장은 23일 기자회견에서 ”63세 빅토리아 거주 남성을 그리머 살해 용의자로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에인스워스 반장은“그리머는 울릉공의 페어리 메도우(Fairy Meadow) 비치 여자 탈의장에서 납치된지 한 시간 안에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 살해 용의자는 그리머 실종 18개월 후 범인 용의선상에 올라 경찰 취조를 받았지만 무혐의로 풀려났다. 에인스워스는 “당시 경찰 조사에 대해 비난할 생각은 없지만 용의자가 경찰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해 아쉬움을 남겼다. 

47년만에 극적으로 범인이 검거되었지만 실종 당시의 지역이 주택가로 재개발되어 그리머의 시신은 찾을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1970년 1월 12일 그리머는 가족과 함께 비치에 놀러와 여자 탈의실에 갔다가 납치 실종됐다. 당시 그녀의 부모는 오빠인 리키, 스티븐, 폴에게 여동생을 돌보라고 부탁했지만 그리머는 순식간에 실종됐다. 유괴사건 발생 후 대대적인 수색 작업이 전개됐지만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했다. 

당시 목격자였던 9-12살의 아동 3명은 한결같이 “17세 또는 18세 정도 남자가 탈의장 주변을 서성거렸다”는 일치된 증언을 하면서 “이 남자가 용의자라면 지금 60대 초반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목격자들의 증언이 최종적인 범인 검거에 중요 단서로 작용했다. 

체릴의 오빠들은 “여동생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지금까지 극복하지 못했다. 이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야 한다. 우리가 애도할 무언가를 알려달라”며 여동생의 생존여부를 호소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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