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인 ‘큰 격차 우위’ 호주서도 확인
 ‘방호 효과’ 톡톡 이재명 2위
‘문 vs 안 대결’ 53:28 
“박 전 대통령 구속해야” 압도적 찬성

【조사 개요】
- 모집단: 호주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재외선거 유권자 또는 비유권자 포함)
- 유효 표본 크기: 471명
- 표본 추출: 비확률표본추출 (자발적 참여)
- 조사 방법: 온라인 조사 (모바일 앱 활용 방식)
- 조사 기간: 2017년 3월 24일 - 27일
- 조사 기관: 한호일보, 호주리서치센터

【목적 및 의의】

“호주 한인사회 최초, 최대 규모”
중복 제외..유효 응답자 471명

흔히 여론조사는 민주주의의 산물임과 동시에 민주주의의 맥박(pulse of democracy)으로 표현된다. 여론조사의 오류나 여론조사 악용으로 인해 여론조사에 대한 신뢰성 제고의 요구가 높은 것은 사실이나, 여론조사는 대중의 의견을 정치 및 정책 과정에 반영하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핵심적인 수단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로 인해 여론조사는 직접 민주주의의 현대적 형태로 간주되기도 한다. 

여론조사가 범람한다는 지적이 있을 정도로 여론조사는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지만, 호주 한인 사회는 여론조사의 불모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여론조사가 정책 개발이나 평가 등의 의사결정 도구로 활용되는 사례는 드물었다. 본 조사는 호주 한인사회에서 수행된 최초의 대규모 정치 의식 조사로서 그 역사적 의의가 있다. 

본 조사는 임박한 19대 대통령 선거(5월 9일)에 즈음하여 호주 한인들의 정치적 견해를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수행됐다. 현직 대통령이 임기 도중 탄핵(파면)되는 한국 헌정 사상 초유의 특수한 정치적 상황 하에 한국 국민들과 해외 한인들의 한국 대선과 정치에 대한 관심도는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한호일보(공동 발행인 신명길. 신이정)와 호주리서치센터(소장 정용문 박사, 시드니 연구원)가 공동 주관한 이번 조사는 일차적으로 호주 한인들은 대선에 관해 어떤 정치적 견해를 가지고 있는지 그 궁금점을 해소해 줄 것이다. 더불어 본 조사는 호주 한인 개인들에게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표출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재외동포들에게 부여된 모국 참정권 행사의 실효성을 제고시키는 부차적인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특징 및 제약사항】
본 조사는 호주 한인들의 정치의식을 포괄적으로 탐색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됐다. 이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 한국 선거 유권자뿐만 아니라 법적 투표권이 없는 호주 한인들(시민권자)도 조사에 참여시켰다. 즉,  본 조사는 선거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투표 예측 조사라기보다는 한인 커뮤니티의 전반적 정치의식 조사로서의 성격을 띠고 있다. 선거권자와 비선거권자 간의 정치 의식의 차이는 구분하여 제시될 수 있지만, 선거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선거조사는 각 정당별로 후보자 선출이 완료된 이후 별도의 조사로 진행될 수 있다.

조사 결과를 제시하기 전에 본 조사의 특징과 제약사항을 간략히 기술하여 독자들에게 해석상의 주의사항을 미리 언급하고자 한다. 본 조사는 정치의식 조사에서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전화조사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았으며, 온라인(인터넷) 조사로 진행됐다. 온라인 조사는 인터넷 또는 휴대폰 사용에 익숙치 않은 잠재적 참여자들을 배제시키며, 참여 동기가 높은 사람들 위주로 표본이 구성될 가능성이 높은 점 때문에 표본의 대표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높은 조사방식으로 간주되고 있다. 

본 조사 참여자는 6개 주와 2개의 준주를 포함한 호주 전지역 거주자로 구성되어 있으나, 실제 거주지 분포는 NSW가 절대 비중(81.5%)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 외교부가 작성한 인구 통계에 의하면, 전체 호주 거주 한인들의 약 60% 정도만이 NSW주에 거주하고 있다. 즉, 본 조사 참여자들의 거주 지역 분포와 실제 한인들의 거주 지역 분포 간에는 차이가 있다. 거주 지역별로 정치의식에 차이가 어느 정도 있을지를 판단할 충분한 근거는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다만, 본 조사결과는 광역 시드니 지역 거주자의 의견을 주로 반영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조사 방법 상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본 조사의 가치는 결코 반감된다고 볼 수 없다. 인터넷 조사는 신뢰할만한 모집단 표집틀(sampling frame)이 존재하지 않은 현 상황에서 한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조사에서 채택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으로 보인다. 면접원을 동원한 대면(face-to-face) 면접은 시간과 비용 면에서 비효율적일뿐더러 거주지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무작위 표집이 불가능하다. 어느 조사 방법을 채택하더라도 확률표본추출법 적용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임을 고려해 볼 때, 시간과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고 양적 조사의 규모를 시의성있게 충족시킬 수 있는 조사 방법으로서 인터넷 조사가 가장 적합하다. 물론 향후 인터넷 조사가 모집단을 더 잘 반영할 수 있도록 점진적 개선방안을 찾아내고,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안(개선/보완점)이 강구될 필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응답자 특성】

유효표 471명, 선거권 유무 6:4 비율 
평균 연령 45.7세.. 예상보다 높아
호주 거주 기간 15년, 대졸 이상 84%

당초 본 조사의 사례수는 509명이었으나, 불충실 응답과 중복 응답을 제거한 후의 최종 유효 표본수는 471명으로 집계됐다. 우선 성별로는 남자가 56.7%로서 여자보다(43.3%) 많았다. 이는 정치에 대한 성별 관심도의 차이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연령 분포를 살펴보면, 전 연령대가 고루 참여했으며, 참여자의 평균 연령은 45.7세였다. 본 조사가 인터넷 조사임을 감안해 볼 때, 이 수치는 다소 놀랍게 높은 편이다. 특히 50세 이상이 40%에 달해 중장년층의 참여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 
평균 호주 거주 기간은 15.6년이었으며, 20년 이상 장기 거주자가 4명 중 1명꼴이었다(26.3%). 교육수준을 살펴보면, 다수가 대졸 학력자였으며(64.3%), 대학원 이상의 고학력자도 무려 20%에 달해 호주 한인들의 높은 교육 수준을 반영했다. 선거권자와 비선거권자의 비율은 대략 6:4 정도로서 선거권자의 비율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 특성 (사례수: 471명)

【대선 및 후보자 지지도】

94.1% “대선 관심 있다” 
선거권자 94.3% “투표 참여할 것”

먼저 이번 대선에 관심도를 물어본 결과, 절대 다수가(94.1%) ‘관심이 있다’고 대답해 높은 관심도를 보였다(‘매우’ 64.1%, ‘꽤’ 31.0%). 물론, 참여자들은 기본적으로 대선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자들로 구성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기는 하나, 비선거권자들이 전체 응답자의 상당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호주 한인들이 한국 정치와 대선에 매우 관려되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투표 참여 의향 (선거권자, %)

선거권이 있는 응답자만을 대상으로 투표 참여 의향을 물어본 결과, 거의 모두가 투표에 참여하겠다고 응답했다. (‘반드시’ 62.0%, ‘가급적’ 32.3%). 과거 총선에서 호주 한인들이 보여준 낮은 투표율과는 매우 대조적인 결과다. 본 조사결과는 이번 대선을 계기로 호주 한인 유권자들이 참정권을 더욱 적극적으로 행사할 것이라는 고무적인 기대를 보여주고 있다.

문재인 34.2% 이재명 23.1% 안철수 10.4% 순
 “지난해 방호 이재명 지지율 한국보다 훨씬 높아”

선거권자와 비선거권자를 모두 아울러 현재 대통령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주요 인물들에 대한 지지도를 물어 보았다. 조사 결과, ‘문재인’ 후보가 34.2%로서 가장 많은 지지도를 확보했고, 이어서 ‘이재명’(23.1%), ‘안철수’(10.4%) 순이었다. 최근 한국에서 실시된 대규모 여론 조사(조사기관: 리얼미터) 결과와 비교해 볼 때, 호주 한인들의 ‘문재인’ 후보 대한 지지도는 한국에서의 지지도와(34.4%) 거의 일치되고 있다. 그러나, 다음 순위자들에게서는 상당한 차이가 확인되고 있다. 즉, 한국 유권자들에 비해 호주 한인들은 ‘이재명 후보’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도를 보이고 있어 특이한 점이 나타났다(‘한국 여론조사’ 10.2%).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서도 ‘이재명’ 후보는 한국보다 높은 지지도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는 ‘이재명’ 후보의 해외 방문과 강연, 그리고 미디어를 활용한 선거 캠페인 등이 재외동포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후보는 지난해 시드니를 방문해 강연회를 가진바 있다. 

반면, 한국 여론조사에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안희정’ 후보와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 호주 한인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도를 보였다. 한국 여론조사에 의하면, 두 후보는 각각 17.1%와 12.6%의 지지도를 확보하고 있으나, 호주 한인들에게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지명도를 보였다. 

보수 진영에서 후보별 지지율은 김진태(7%), 홍준표(3.4%), 유승민(2.5%) 순이었는데 아무도 10%를 넘지 못한 결과를 나타냈다. 

주요 후보자 지지도 (%)

문재인, 더민주 후보될 경우,
안, 이 지지자들 → 문 30%, 안철수 26%, 심상정 14.5% 

현재 각 정당별로 후보자 경선이 이루어지고 있거나 이미 완료된 상황에서 각 정당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 거론되는 대표 인물들만으로의 가상 대결을 실시해 보았다. 조사 결과, 더불어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가 48.6%로서 다른 정당 후보자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지지도를 보였다. 이 결과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더불어 민주당의 경선이 ‘문재인’ 후보로 결정될 경우, 경선 후보자인 ‘이재명’ 혹은 ‘안희정’ 후보를 지지하는 호주 한인들은 주로 ‘문재인’ 후보 지지자로 남을 지 아니면 다른 후보자 지지지로 옮겨갈 지 궁금해진다. 더불어 민주당 경선이 ‘문재인’ 후보로 결정될 것을 가정하고, 실제 ‘안희정’ 후보 혹은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이 어느 방향으로 분산될지 분석해 본 결과, ‘문재인’ 후보가 30.0%를 취득하게 되며, 이어서 ‘안철수’ 후보 26.0%, ‘심상정’ 후보  14.5%, 그리고 ‘지지후보 없음’이 13.0%로 나타났다.

정당별 대표 후보자 지지도 (%)

양자대결 가정, 문재인 53% vs 안철수 28% 
현재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문재인’ 후보가 가장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지목되고 있으며, 이 경향에 대항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다른 후보자들이 연대(소위 ‘비문연대’)가 논의되고 있다. 비문연대가 이루어질 경우, 유력한 후보 중의 한 명으로서 ‘안철수’ 후보가 거론되고 있어,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의 양자 대결을 가상해 보았다. 조사 결과,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지지도를 보여 ‘문재인’ 후보의 지지도가 그다지 훼손되지 않았다.

문재인과 안철수 양자 대결

【한국 주요 정치 현안】
박 전 대통령 구속: 찬성 85.6% , 반대 14%

현재 한국의 주요 정치 현안에 대한 호주 한인들의 견해를 물어보았다. 우선,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수사에 대한 찬반 견해에 대해서는 절대 다수의 한인들이 ‘찬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매우 찬성’ 70.5%, ‘찬성하는 편’ 15.1%). 반대는 14%(반대 4.2%, 절대 반대 9.8%)였다. 본 조사가 완료된 직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영장 신청이 결정됐는데 호주 한인들의 다수 의사와 일관되는 결정이 반영된 것을 알 수 있다. 

박근혜 전대통령 구속 수사에 대한 견해

사드 배치, 차기 정부 결정 40.6%
찬성 29.9%, 반대 26.5%

다음으로 현재 대통령 후보들 토론에서 가장 큰 쟁점으로 논의되고 있는 사드(THAD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견해를 물어보았다. 호주 한인들은 이 사안에 대해 매우 엇갈린 견해를 보이고 있다. 대체로, ‘다음 정부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응답자가 많은 가운데(40.6%), ‘배치해야 한다’와(29.9%)와 ‘배치하지 말아야 한다’는(26.5%) 두 가지 상반된 견해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여론조사들은 대체로 배치 찬성 의견이 반대 의견을 웃도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것에 비해 호주 한인들은 상대적으로 반대 의견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사드 배치에 대한 견해

정리 & 분석=호주리서치센터 소장 정용문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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