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이션 당대표인 폴린 핸슨 연방 상원의원

“당 탈퇴하면 위약금 25만 달러” 독소 조항도 있어 

극우 정치인 폴린 핸슨 연방 상원의원이 이끄는 원내이션(One Nation) 당이 협박과 배신으로 가득 찬 ‘독재정당’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ABC방송의 시사 프로그램 ‘포코너스’(Four Corners)는 지난 3일 당내 관계자, 후보자, 지지자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원내이션당을 지배하고 있는 치열한 내부 권력투쟁의 실상을 폭로했다.

핸슨 의원의 비서실장인 제임스 애쉬비는 2016년 한 쇼핑몰에서 진행된 공개 선거운동 행사에서 유독 포코너스 취재팀에게만 접근해 “핸슨 의원이 촬영을 거부하니 찍지 말라”고 경고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포코너스 취재팀은 당시 촬영중지를 요청받은 유일한 언론매체로 다른 언론사들은 아무런 제지 없이 촬영 및 취재가 허용됐다.

당 활동 중 애쉬비의 협박을 받았다는 당원들의 증언도 나왔으며 애쉬비가 압박과 묵살(intimidating and silencing)의 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해 정치인 및 일반인들의 비밀정보가 담긴 일명 ‘엑스 파일’을 가지고 있다는 폭로도 이어졌다. 

노스 웨스트 센트럴(North West Central) 지역구의 데인 소렌센 전 원내이션 후보는 공천자로 공식 채택받기 위해 반드시 서명해야 한다는 원내이션의 ‘후보자 계약서’를 공개했다.

계약서에는 선출이 된 후 당을 그만둘 경우 ‘행정수수료’(administration fee)라는 명목하에 무려 25만 달러에 달하는 위약금을 부과한다는 조항이 기재돼 충격을 던졌다.

소렌센은 당시 계약서 서명을 거부했으며 “선출 여부와 해당 위약금은 무관하다. 독재를 위한 강압적 처벌조항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계약서에는 의무적 분기별 기부금 및 선지급 조항과 당에 정치경비 환불요청 시 75%만 지급된다는 조항도 명시되어 있었다.

소렌센은 이 외에도 당 의원들의 난잡한(shambolic) 캠페인 진행방식과 최근 서호주 선거에서 갑작스러운 자유당과의 선호도교환(preference deal) 합의에 대해서도 정당에 직접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당에서 퇴출당했다. 사유는 적대적이고 모욕적(belligerent and abusive)인 언사와 당론 거부였다. 그는 “원내이션당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유권자들이 알게 된다면 혀를 내두를 것”이라며 “사익만을 추구하는 더럽고 피비린내 나는 정당”이라고 성토했다. 

당 탈퇴 시 부과되던 25만 달러 ‘행정수수료’ 위약금은 문제가 되자 추후 후보자 계약서에서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 후보자들에게 “어느 정당과도 선호도 교환(preference deal)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던 핸슨 의원은 당원들과 아무런 상의 없이 한 달 후 서호주 자유당과의 선호도 교환 합의를 발표했다.

언론을 통해 소식을 처음 접한 당원들의 불만은 컸다. 그중 서호주 쏜리(Thornlie) 지역구의 샌디 배래이올로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공연하게 불만을 표현했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당에서 퇴출당했다.

공정 선거 캠페인으로 유명한 원내이션의 마가렛 도드 후보도 핸슨 의원의 선호도 교환 합의를 계기로 당을 떠났다.

그는 “핸슨은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달랐다. 자기주장이 확실하고 이를 강하게 피력하는 정치인이라 생각했는데 큰 오산이었다. 대중 인기주의 성향이 강하고 권력을 위해서라면 누구든 이용할 절대 신뢰할 수 없는 인물”이라며 “원내이션은 핸슨의 권력을 위해 존재하는 사당(私黨)”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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