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복숭이 거미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가? 거미와 마주쳤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공포를 느낄까? 

4천여 종류의 거미가 살아가는 ‘거미의 고향’ 호주. 호주 인구 5% 정도가 그 중에서도 여성들의 약 90% 정도가 거미 공포증(arachnophobia)이 있다고 알려져있다. 

왜 여자들이 거미를 만나면 유난히 더 공포를 느낄까?  

누구나 한번 쯤 가졌을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직접 실험을 해본 연구팀이 있다. 

최근 NSW대학교 임상 심리학 연구팀은 ‘(생리주기상에서 계속 변하는) 여성 성 호르몬(female sex hormones)의 불균형과 거미 공포증과의 관련성’을 주제로 실험을 했다. 

UNSW 연구팀 목적은 월경주기 중 성 호르몬 수치가 가장 낮을 때 여성들이 거미에 대한 두려움을 느낄 가능성이 더 높고 만약 이 것이 사실이라면 거미공포증 치료 가능성이 있는가를 밝히는데 있었다. 

‘거미공포증과 호르몬의 역할’ 연구에 참여한 90명 여성 중 한 명인 브리아나 클리포드 (Briana Clifford)는 “거미를 보고 놀라지않은 적이 없다. 거미를 무서워하는 것이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어떤 이들은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오히려 거미를 제거할 뿐만 아니라 만지기까지 했다”며 “거미에 대한 반응이 다른 것이 정말 신기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대부분의 거미가 독성이 없다는 것과 해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알면서도 거미가 몸위로 기어다닐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더 나를 공포스럽게 한다“고 설명했다. 

클리포드는 현재 UNSW의 연구팀에서 노출 치료(exposure therapy)를 받고있다. 

브론윈 그래함 (Bronwyn Graham) 박사는 “거미와 만나는 경우 환자의 두려움이 정확히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이해하는것이 치료를 위한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노출치료 과정에서 클리포드는 먼저 세인트 앤드류스 크로스 거미( St Andrews Cross spider)를 관찰한다. 그 후 엽서와 컵을 사용하여 거미를 잡은 다음 만지고  마침내 손 위로 기어가도록 했다. 거미가 손에 닿지도않고 컵에 거미를 담았을 뿐인데도 그녀는 거미가 징그러워 펄쩍 뛰거나 소리를 질렀다.  

임상 심리학자 소피 리 (Sophie Li) 박사는 “노출 치료과정에는 지켜야 할 몇 가지 규칙이 있다”고 말했다. 

'뒤로 물러서거나 도망가서는 안되며 거미를 징그럽다고 말하면 안된다는 것'. 

이런 노출치료의 궁극적 목적은 털복숭이 거미를 만질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거미공포증이  사라지게 만드는것이다. 노출 치료 후에도 거미공포증이 감소하지않는 사람은 40% 정도 된다. 

연구자들은 이 거미공포증이 감소하지않는 사람들과 그들의 낮은 성 호르몬 수치와 관련이 있음을 밝히고 싶어한다.  만약 관련이있다면 성 호르몬 수치를 높여줌으로써 거미공포증을 치유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레함 박사는 "우리가 호르몬 수치에 따라 치료에 대한 반응 변동이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면, 앞으로 여성을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 것인가에 큰 진전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노출 치료에 참여한 또 다른 참가자 인엘렌 포셋트는 “2 시간 동안의 노출치료 세션이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며 “거미를 쳐다볼 수도 없던 상황에서 노출 치료 후 거미가 손 위로 기어가는 것도 견딜수 있게 되었다. 세계를 정복 한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NSW연구원들은 5월 13일 호주 박물관(Australian Museum)에서 거미공포증에 관한 워크샵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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