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5.9 한국 대선 전 경북 성주에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체계를 전격 배치하고 사실상 실전 운용상태로 유지한 가운데 호주에서도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토니 애봇과 존 하워드 전 총리 시절 대표적인 국방자문관 중 한 명이던 앤드류 쉬어러(Andrew Shearer) 전 국가안보 자문관은 “북한 김정은의 무모한 미사일 시험 발사 등 한반도 긴장 고조로 인해 호주도 궁극적으로 본토를 방어할 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해 심각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의 국제전략센터에서 활동하는 쉬어러는 “최근 몇 년 사이 중국과 북한의 미사일 개발이 서방 분석가들이 놀랄 정도로 급속화되고 있다. 현 단계에서는 해외,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파견되는 호주 군병력 보호가 주목적이지만 10년 안에 호주 본토 방어가 실상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발언은 말콤 턴불 총리가 다음 주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첫 직접 만남을 앞두고 나왔다.
  
태평양사령부 해리 해리스 사령관은 26일(현지시간) 미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성주골프장에 배치된 "사드가 곧 가동에 들어간다"면서 "북한의 점증하는 위협에 대해 한국을 더 잘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에는 사드 발사대 6기가 반입되어 있고, 이 가운데 2기가 지난 26일 성주골프장에 배치됐다. 나머지 4기도 대선 이전에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군이 사드 실전운용을 서두른 이유는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방어도 염두에 두고 있지만 무엇보다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렉스 틸러슨 국무·제임스 매티스 국방 장관과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상원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대북 브리핑을 마치고 낸 합동성명에서 "북한의 불법 무기 프로그램과 핵·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중단시키기 위한 과거의 노력은 실패했다"면서 "북한의 핵무기 추구는 국가 안보에 대한 긴급한 위협이고 외교정책의 최우선 순위"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무기 수준이 미국을 위협하는 단계에까지 도달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핵탄두를 미국 본토까지 실어갈 수 있는 ICBM을 개발 중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 북한이 앞으로 4∼5년 안에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준까지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보도했다. 

호주도 이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지난 주 북한은 호주 정부가 미국에 맹목적 복종을 한다며 핵무기 공격으로 위협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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