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호주에서 신선하고 긍정적인 큰 화제 거리가 있었다. 22일 호주 6대 부호인 앤드류 ‘트위기’ 포레스트(Andrew "Twiggy" Forrest) 포테스크철강그룹(Fortescue Metals Group: FMG) 회장이 호주 사회에 무려 4억 달러를 기부한다는 발표를 했다. 
켄버라 의사당에서 여야 대표와 유명 연예인 등이 함께한 자리에서 포레스트 회장과 부인 니콜라는 암연구, 대학 및 아동조기교육, 강력한 커뮤니티 건설, 호주인 동등기회 창출, 현대판 노예 방지 등 5개 항목을 기부 대상으로 지정하며 4억 달러를 기부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그는 주식이 아닌 현금으로 4억 달러를 기부할 예정이다.

4억 호주달러는 한화로 약 3천320억원(1A$=830원 기준)의 막대한 재원이다. 말콤 턴불 총리의 표현대로 포레스트 회장 부부는 ‘호주 역사상 박애주의에 입각한 최고액의 단일 기부(the biggest single philanthropic gift in Australian history)’라는 ‘통 큰 쾌척’을 결정했다. 생존하는 호주인의 기부액 중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지난 2014년 의료보건업 및 미디어 사업가인 폴 램지(Paul Ramsay)가 작고할 때 그의 재단에 30억 달러를 유산으로 남겼다. 액수로는 최다 기부였다.   

68억 달러의 자산가인 포레스트 회장은 광산 기업을 경영하면서 오랜 기간 동안 자선사업을 해 왔다. 원주민 교육, 처우 개선과 고용에도 남다른 열정을 갖고 지원을 해왔다. 기부 대상 중 하나인 호주인 동등기회 창출에 원주민 지원의 뜻이 담겨있다. 
포레스트 회장은 “나는 매우 운이 좋아서 아내 니콜라와 함께 자산을 증식할 수 있었고 돈을 벌면서 기부 활동을 시작했다. 철광석 가격 강세 덕분에 이제 돈을 빌리지 않아도 기부를 할 수 있게 됐다. 내가 할 수 있을 때 기부를 결정했다.”고 기부 배경을 설명했다.  
켄버라 의사당의 기부 발표식에는 여야 대표, 할리우드 스타 러셀 크로우 등 여러 내빈들이 참석해 경사스러운 결정을 축하했다. 

턴불 총리는 “포레스트 회장의 4억불 기부는 호주 자선사업 커뮤니티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다. 호주와 해외에서 수천명의 삶을 바꿀 것이다. 우리도 가진 것으로 가능한 기부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진정한 리더십을 보여주었고 그는 행동으로 앞장섰다”고 찬사를 보냈다.   
과거에도 포레스트 회장으로부터 기부를 받아 온 서호주 대학은 7500만 달러를 기부 받게된다. 포레스트 회장은 원주민 복지 개선과 현대판 노예 종식 활동 등 기여로 서호주의 ‘2017년 올해의 호주인’ 후보자로 추천됐다.
 
포레스트 회장의 4억불 쾌척은 신선한 충격이면서 호주 부유층의 기부 문화에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호주 재계에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자주 거론되지는 않지만 분명 주요 이슈 중 하나다. 포레스트의 통 큰 기부는 호주 재계에서 기업인 박애주의(corporate philanthropy) 활동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선두 역할을 할 것이다.  
기업의 성공에는 기업 활동이 근로자는 물론 사회를 위해서도 좋은 일임을 보여주는 노력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의 사회적 영향으로 소비자들의 불신과 의구심을 줄여야 한다. 가치관 공유(shared value) 노력과 기업의 성장은 사회 성장의 선순환을 자극하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 
호주 기업계 일부도 사회공헌활동과 자선사업에 참여하지만 미국의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처럼 입어 벌어질만한 기부는 별로 없었다.

호주 정부가 5월 예산안에서 호주 5대 은행을 대상으로 은행세(bank levy)를 신설한다는 발표를 했다. 4대 은행을 대상으로 의회 특검을 요구해 온 노동당도 은행세 신설에 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은행세 세수로 향후 4년 동안 약 6억 달러의 재원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4년 후에도 지속될지 여부는 아직 미확정이다.  
 
호주에서도 일부 대기업들이 조세 회피 등 불법 행위로 비난을 받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기여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대기업들도 수두룩하다.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한 호주에서기업과 일반 시민들 사이의 관계가 실질적으로 단절되고 있다. 신뢰가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포레스트 회장 부부의 4억 달러 쾌척은 기업가는 기부를 통해, 근로자는 자원봉사를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린 낭보임에 틀림없다. 25일 경제 일간지 AFR(오스트레일리안 파이낸셜리뷰)지가 호주 부호 명단을 발표했다. 포레스트의 4억불 기부같은 좋은 뉴스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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