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패션의 메카인 뉴욕, 밀라노, 파리, 런던 등과 거리상으로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 뉴질랜드에서 국제적으로 주목받을 만한 패션 디자이너가 탄생했다.

디자이너 매기 휴잇(23, Maggie Hewitt)은 “뉴질랜드의 지리적 고립성이 창의적 디자인 면에서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했다. 나 자신도 남과 비교하거나 유행을 따라가는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뉴질랜드 명문 디자인 대학인 ‘화이트클리프 예술 디자인 컬리지’(Whitecliffe College of Arts and Design)에서 미술학과를 졸업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2016 호주 메르세데스-벤츠 패션 위크’(Mercedes-Benz Fashion Week)에서 화려한 솔로 데뷔무대를 장식했다.

여성스러움이 넘쳐나는 프릴 스커트와 실크 원피스, 남성미가 가미된 오버사이즈 데님 재킷 컬렉션을 선보인 그의 ‘매기 매릴린’(Maggie Marilyn)’ 브랜드는 영국 명품 브랜드 편집숍인 ‘네타포르테’(Net-a-Porter)의 관심을 한 눈에 사로잡았다. 

네타포르테의 리사 에이킨 패션사업부 담당자는 “매기의 작품은 간결하지만 쿨(cool)한 남성적 요소와 매력넘치는 여성적 요소가 한데 잘 어우러진 매우 미세하면서도 절제된 미가 담겨있다”고 호평했다.

5월 시드니에서 개최된 ‘2017 메르세데스-벤츠 패션위크’ 행사에 참석한 휴잇은 이제 막 23살이 됐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자신감과 여유로움이 넘쳐났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숨 쉴 수 있는 명품’(liveable luxury)이라고 표현하며 “특별한 날에 입는 그런 화려한 의류는 아니지만 입었을 때 편하게 숨 쉴 수 있는 옷”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옷을 고를 때 주로 던지는 질문이 있다. ‘이 옷을 평상시에도, 특별한 날에도 입을 수 있을까?’이다. 그리고 세탁이 용이해야 한다. 왜냐면 나는 이제 23살이고 드라이클리닝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나이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시즌3 컬렉션은 ‘숨 쉴 수 있는 명품’을 모티브로 데님 소재를 사용한 와이드 숄더 재킷, 프릴 블라우스, 실크 원피스, 코쿤 스타일 코트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는 “데뷔 컬렉션에서 예상치 못했던 주목을 받아 시즌 2 때 심리적 압박이 컸다. 그 때문에 상대적으로 내 작품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이 흐려졌던 것 같다. 그래서 뉴질랜드 북섬 베이섬(Bay of Islands)에 위치한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자유롭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집중했다. 이 때의 명랑함(playfulness)과 낙천성(optimism)이 이번 컬렉션에 한껏 스며들었다”고 설명했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성장한 그녀는 의류산업이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크게 고려한다. 모든 생산공정을 지역 공장에 의뢰해 윤리적(ethical)이고 지속가능(sustainable)한 생산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직접 감독한다. 

그는 “패션산업이 자연 및 생산 근로 환경에 끼치는 악영향은 막대하다. 내가 세상을 바꿀 힘은 없지만, 나부터 투명한 생산공급을 하자는 신념이 있다”고 말했다.

그녀의 시즌3 컬렉션은 레인 크로포드(Lane Crawford), 삭스(Saks), 니먼 마커스(Neiman Marcus), 스타일밥(Stylebop.com)과 데이빗 존스(David Jones) 등 30여개의 세계 일류 의류 유통업체에서 런칭될 예정이다.

그는 “꿈은 크게 꾸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리고 내 꿈은 세계 최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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