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대학수준 불필요” 강력 반대 

호주 정부가 강화하려는 시민권법 개정안에 야당이 강력 반대 입장을 발표하면서 의회(상원) 통과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말콤 턴불 정부는 의회의 장기 겨울 휴가가 시작되는  다음 주 전에 교육개혁안(Gonski 2.0 plan)을 상원에서 통과시킨 뒤 시민권법 개정안을 다음 회기에 통과시키려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
 
야당의 반대 이유는 시민권 신청 자격에서 영주권 취득 후 대기 기간이 4년으로 대폭 늘어나는 점과 영어 시험의 대폭 강화다. 또 이민장관 재량권이 크게 확대되는 점도 우려 사항 중 하나다.

특히 영어 시험에서는 영주권 취득이나 취업 비자 신청에서 요구되는 영어 시험인 IELTS(International English Language Testing System)의 6점 합격 기준을 요구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영어권 소수민족 커뮤니티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인 커뮤니티도 예외가 아니다. 

개정안에는 이민장관의 재량으로 영어시험 방법이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터 더튼 이민장관은 이번 주 ABC 라디오와 대담에서 “현재의 영어시험은 기초적(basic) 수준에 불과하다. 시민권자로 호주 사회에 적응을 하고 취업을 하려면 영어 구사 능력을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 예로 IELTS의 1~9 등급 중 밴드(band) 5에서 밴드 6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설명했다.

IELTS의 6등급 영어 수준을 요구할 것이라는 소식과 관련, 토니 버크 야당 시민권 담당 의원은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새로운 시민권자들이 대학교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영어를 구사할 필요는 없다. 이 시험은 호주 출생자들 중에서도 상당수가 불합격할 것”이라면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야당의 공세에 대해 더튼 장관은 “IELTS 시험 중 대학입학을 위한 시험(Academic test)이 아닌 일반 훈련 테스트(General Training test)를 의미한다. 일반 훈련 시험 6등급(Level 6)은 사회와 직장에서 기초적인 생존 기술에 치중한다”고 설명하며 “야당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IELTS 시험은 2시간 45분동안 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 4가지 능력을 평가하는 영어시험이다. 아카데믹(IELTS Academic) 시험과  일반 훈련(ELTS General Training) 시험의 .2가지 형태다 있다. 듣기와 말하기는 동일하며 읽기과 쓰기의 주제문에 차이가 있다. 듣기와 읽기 쓰기는 하루에 치러지는데 말하기는 다른 날 치러질 수 있다 

아카데믹 시험은 영어권의 대학 교육 또는 전문직 등록자들을 위한 시험으로 부분적으로 학문적 용어가 반영되며 대학 공부 준비 여부를 평가한다. 대부분의 대학에서 시험 결과를 인정한다. 일반 훈련 시험은 영어권의 고등학교나 직장 훈련 과정(work experience/training programs)을 위한 시험이다. 또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으로 이민을 가려는 사람들에게 요구된다.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영주권이나 457비자 신청과 관련해 IELTS 영어시험(academic test)에서 6점을 받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수준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일반 훈련 시험도 6등급은 결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주권자들이 시민권 취득을 위해 IELTS 학원에 등록해 시험 준비를 해야 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영어 시험 응시는 3회로 제한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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