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라운드에서 파퀴아오의 분발로 혼이 다운되기도 했다

2일 브리즈번에서 열린 WBO 웰터급 타이틀 방어전에서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39)가 호주의 제프 혼(29)과 접전을 벌인 끝에 충격적 판정패를 당하자 호주에서는 예상 밖 승리에 환호하고 있지만 소셜미디어상에서는 심판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다. 

국제적으로 무명에 가까운 브리즈번의 체육 교사 출신 혼을 상대로 파퀴아오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경기는 예상 밖으로 전개됐다. 

약 5만1천여명의 브리즈번 홈 관중의 일방적 응원을 등에 업은 젊은 혼이 초반부터 공세를 퍼부었고, 파퀴아오는 방어하기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계속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끌어간 혼의 주먹에 결국 파퀴아오는 6라운드에 머리 부위에 출혈이 나기 시작하며 어려운 경기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전설답게 파퀴아오는 초반 공세에 힘을 쏟은 혼의 체력이 떨어진 틈을 타 반격에 나서기 시작했다. 9라운드부터 힘을 내기 시작한 파퀴아오는 정확한 펀치로 혼을 공략하며 초반 열세를 뒤집고자 했다.

경기 막판 힘을 낸 파퀴아오의 반격에 두 선수의 대결은 12라운드까지 팽팽하게 흘렀다. 심판들은 경기 초반 임펙트가 컸던 혼의 판정승(117-111, 115-113, 115-113)을 선언했고, 파퀴아오는 챔피언 벨트를 빼앗기게 됐다.

3일 혼은 기자들에게 “언제나 판정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내가 이기지 않았다는 말을하는 부정론자들도 있지만 나는 경기에서 이겼다고 느낀다. 많은 호주인들과 해외에서도 내가 이겼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파퀴아오의 코치는 심판에게 불만을 나타냈지만 정작 파퀴아오는 혼에게 승리를 축하하며 “판정결과를 존중한다. 재대결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호넷(The Hornet)’ 별명의 혼은 “파퀴아오는 진정한 스포츠의 전설(a legend of the sport)”이라고 화답했다. 

말콤 턴불 총리는 “브리즈번 학교 교사가 세계 챔피언이 됐다. 위대한 호주인 스토리”라면서 축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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