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특집은 2017 세계한인학술대회(6월 27-29일)에서 시드니대 연구원 정용문 박사가 주제 발표한 내용으로 필자의 승인을 얻어 발표문 전체를 2회에 걸쳐 게재한다. – 편집자 주(註)〉
 
1. 사회통합 개념
1) 사회통합 (social integration)
주류집단과 비주류집단 간의 갈등이 최소화되고 상호 존중하는 상태. 사회 내 집단이나 개인이 서로 적응함으로써 단일의 집합체로 통합되어가는 과정으로 모든 집단이 조화롭게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일종의 사회정의 구현(문형표, 1994)을 의미한다. 사회갈등(social conflict) 혹은 사회분열(social division)과 대비되는 개념으로서 평등(equality) 및 형평성(equity)에 가치를 부여한다.
 
2) 사회통합 또는 사회적 포용(Social inclusion)
사회 구성원들이 ‘배우고’ (교육 및 훈련 참여), ‘일하며’ (유급 및 무급노동시장 활동 참여), ‘연결’되어 있으며 (타인들과 어울리며, 지역사회 및 문화 활동 참여), ‘목소리’를 내기 위해 (의사결정에 영향력 행사 및 정치 참여) 필요한 자원 (resources), 기회(opportunities) 그리고 능력 (capabilities)를 보유한 상태 (Australian Social Inclusion Board, 2012)를 의미한다. 사회적 배제(Social exclusion)와 대비되는 개념으로서 참여(participation)와 연계성(connectedness)에 가치를 부여한다.
 
사회통합 개념적 틀
(Ager & Strang, 2008: Australian Social Inclusion Board, 2012; 이성순, 2013)

3) 사회통합(social inclusion)의 다차원성 및 개념적 틀
사회통합은 불이익의 다차원성 (multidimensionality of disadvantage)에 대응하는 개념: 기존의 빈곤 혹은 소득불평등 중심의 접근과 차별적. ‘저소득자라고 해서 반드시 사회적으로 배제되지 않으며, 사회적으로 배제된 자가 반드시 저소득자만은 아니다.’ (Whiteford, 2001, p. 66)
사회통합은 개인 혹은 집단이 주류사회와 얼마나 상호작용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에 있어 유용한 기준을 제시하며, 특히 이민자들에게 적합한 개념적 틀이다. 
 
사회적으로 통합된 상태는 개인과 집단이 다양한 사회 분야에 참여할 수 있는 동등한 조건과 기회가 부여된 상태를 의미한다.
 
개인 혹은 집단이 사회적으로 통합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사회적, 경제적, 그리고 정치적 참여를 위한 능력이 전제된다. 소수자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면 주류 사회의 문화와 가치관에 대한 동일시도 사회통합의 중요한 요인이다.
 
‘정치 분야’ 진출 ‘낙제’ 수준
실업률 양호, 고용 안정성은 낮아
한인 가구소득 호주인 64% 불과
한인사회 못 벗어나는 대인관계 
 
2. 호주 한인들의 사회통합 실태
1) 연구 배경 및 목적
한류 및 모국 대기업의 성공적인 세계화로 한국 및 한국인에 대한 호주인들의 인지도 및 가시성(visibility)이 향상됐다. 그러나 호주 한인들은 언어 및 문화 소수자 집단으로서 사회적 배제 가능성이 높아 사회통합 취약 집단으로 분류된다. 
호주 한인들의 사회통합 실태 자료는 전무하다. 이민 역사 반세기 동안에 성취한 사회통합 성과 점검 및 향후 주류사회와의 연계성 강화를 위한 정책 과제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
 
2) 연구 설계
- 표본구성: 연구목적에 부합하도록 참여자를 제한하기 위해 최소 1년 이상의 장기 거주 기준을 적용
- 특징 및 제약사항: 참여자는 대부분 1세대 이민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연구 대상 지역이 뉴사우스웨일즈주(NSW)에 한정됨에 따라 지역간 편차 포착에 한계가 있다. 향후 표본 규모 및 지역적 포괄성 제고를 통해 연구 결과의 일반화도 향상할 필요가 있다.
 
표본 설계
3) 사회통합 실태
- 주관적 사회통합도 측정: 경제, 사회, 정치 및 문화 각 영역별로 자신의 전반적 통합도를 직접 평가해 줄 것을 요청했다. 
- 척도: 1점(전혀 통합안됨)부터 5점(매우 통합됨)까지의 5단계 척도를 이용했으며, 분석 결과는 편의상 100점 만점으로 환산했다.
- 호주 한인들의 사회통합도는 전반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으로 평가되며, 제반분야에서 중첩된 불이익(entrenched disadvantage)을 경험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호주 한인 사회통합도 (100점 만점)
- 특히 정치적 통합도는 다른 영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을뿐만 아니라 절대적인 기준에서도 ‘F(최소 성취기준 미달)’ 수준이다.
 
4) 분야별 주요 지표
- 경제 분야 
• 높은 경제활동 참여, 양호한 실업률 그러나 낮은 고용 안정성
 
종사자 지위(%)
• 한인들의 가구소득은 호주 전체 가구의 64%: 한인 가구의 연간 평균 소득은 68,698달러이며, 호주 전체 가구의 평균 소득은 107,276달러 (Jericho, 2015)
• 10가구 중 1가구는 절대 빈곤(absolute poverty) 가구: 지난 1년간 ‘나 혹은 나의 가족은 음식을 살 돈이 부족하여 집에 음식이 떨어질까봐 걱정했다’ 11.2%
• 10가구 중 3가구는 상대적 빈곤(relative poverty) 가구: 가구소득이 전체 가구의 중간 소득(median household income)의 50%에 미치지 못하는 한인 가구는 30.1%. 호주 전체의 상대적 빈곤율은 14.4%이며 (204년 기준), 한인 가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이의 2배
 
 
한인 주거 형태(%)
• 높은 주거비 지출로 낮은 가처분 소득 (disposable income): 호주 전체 가구에 비해 (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2013) 상대적으로 높은 임대 거주 및 낮은 완전 자가 (주택 담보 대출이 없는 상태) 소유
 
- 사회 분야
• 매우 소극적인 ‘비공식 사회활동(informal social activity)’: 약 3명 중 1명은(32.7%) ‘이웃과 친하지 않다’ (‘전혀’ 11.8%, ‘별로’ 20.9%). 아직 ‘한 번도 가정으로 초대하거나 초대받아 본 적이 없는’ 이가 5명 중 1명(20.3%)이다. 한인들의 대인관계가 한인 커뮤니티 내에 지나치게 제한돼 있다.
 
외국인 친구와의 방문 교류 빈도 (%)
• ‘공식적인 사회활동(formal social activity)’ 참여 제고 여지: 지난 12개월 동안 적어도 간헐적으로(1년에 2-3번 이상) 혹은 그 이상 무급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해 본 한인 응답자는 10명 중 3명 정도(30.1%)다. 자원봉사 활동에 거의 참여하지 않는(1년에 1번 이하) 응답자가 무려 절반(49.7%)이다. 
 
- 정치 분야
• 호주 정치에 대한 낮은 관심도 및 관여: ‘호주의 정치 현안들에 대해 관심이 있다’고 응답한 한인들은 대략 7명 중의 1명(14.4%)이다. 본인이 속한 지역구 국회의원의 ‘이름도 정당도 모른다’ 50.3%였다.
 
지역구 국회의원 인지도 (%)
• 호주사회의 정치현안과 분리된 삶을 살고 있다.
• 정치적 견해 표출 및 정치 참여 욕구 해소를 위한 수단이나 경로 부족도 한 몫: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표현할 기회를 가지고 있다’는 10명 중 1명 (9.7%)에 불과하다.
 
- 문화 분야
• 문화참여: 전통이나 가치관 그리고 그 사회의 삶의 질을 반영하는 활동을 포함하며, 전통문화과 대중문화에 참여하여 소위 그 사회의 문화코드에 접속하는 것을 의미한다. 문화 참여는 개인의 사회통합과 사회 전체의 응집력 수준을 판단하는 주요 개념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문화 참여가 낮은 이는 사회적 배제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간주한다.
• 문화적 이질감 체험: ‘한국과 호주 간의 생활방식과 문화는 다르다’에 대다수가(77.6%) 동의했다.
 
호주 대중문화 참여율 (%)
• 호주 대중문화와 단절된 라이프스타일: ‘호주 TV 연예물이나 드라마를 시청한다’ 13.1%. ‘호주 스포츠에 관심을 가지고 즐긴다’ 5명 중 1명 (21.6%). ‘호주의 날 (Australia’s Day)’ 참여자 사실상 거의 없음 (‘매년’ 1.3%, ‘자주’ 5.3%).
• 주류 사회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동경과 실제 생활방식 간의 괴리: ‘호주의 라이프스타일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가 대다수. 한인들은 호주의 대중문화에 대한 공감도가 낮고, 호주 문화와 동일시되는 데에 있어 보이지 않은 장벽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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