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호주 대학 미디어전공학생 10명을 데리고 한국내 8개 주요 언론사와 관계 기관 등을 방문한 뒤 시드니로 돌아왔다. 아주 오래 만에 무더운 여름에 서울을 다녀왔다. 장마에 미세먼지, 열대야 등이 이어지는 뿌연 서울 하늘을 보다 시드니 공항에 도착해 높고 파란 하늘을 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자연 환경에서는 호주만한 나라가 없을 것 같다. 복 받은 것이 분명하다.  

방한 연수를 떠난 날이 7월 4일이었다. 바로 이날 김정은이 ICBM급 탄도미사일 실험 발사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 독립기념일 선물을 안겼다. 한국 정부도 긴장하며 한미 양국이 미사일 요격 훈련을 했고 이를 공개했다. 
이같은 빅뉴스를 보고 호주를 떠난 호주 연수생들은 한국에 도착해 다소 놀란 반응을 보였다. 북한이 호주 북부와 미국 알라스카를 타격할 수 있는 ICBM급 미사일 실험 발사에 성공했지만 서울에서는 너무 조용했고 평온한 일상을 봤기 때문이다. 
또한 방한 연수 첫 일정이 육군 1군단에서 2박3일의 병영체험이었기에 호주 연수생들은 한편으로 남북 북단의 현장을 실감을 하면서 일상이 변함없이 진행되는 것을 생생하게 목격했다. 몇몇 학생들은 이처럼 평온한데 놀랐다는 말을 했다. 

호주한인공익재단(KACS, 이사장 승원홍)이 주관하는 호주대학 미디어전공학생 방한 연수 프로그램은 올해로 세 번째다. 이 프로그램의 성공적 출범을 위해 많은 수고를 한 최성호 공익재단 부이사장은 매년 프로그램이 질적으로 좋아지고 있다고 비교했다. 올해는 방문한 주요 언론사가 8개로 가장 많았고 내용도 양호한 편이었다.  
특히 중앙일보에서는 런던특파원 출신의 중견 기자(정치부 차장)가 호주 학생들과 간담회를 마련해 유익한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연수생들은 중앙일보에서 발행되는 영문 일간신문에서 인턴 기자로 지원을 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질문하며 관심을 나타냈다. 바로 이런 기회를 통해 한국을 좀 더 배우고 제대로 이해한다면 학생들의 커리어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방한 연수 프로그램의 취지도 이런 것이다. 한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한국을 이해하는 지한파 호주인 저널리스트들을 양성하는 것이다. 그런 기회를 주고자 8개 주요 언론사의 방문, 견학을 주선했다. 하루 3, 4개 언론사 또는 관계 기관을 방문하는 바쁜 일정이었지만 땀을 흘릴만한 가치가 있는 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올해 방문에서 큰 소득은 제임스 최 주한 호주대사와의 미팅이었다. 최 대사는 대사관 부서 책임자들을 배석시킨 가운데 1시간을 할애하는 성의를 보였다. 한호관계의 중요성을 설명했고 학생들과 질문과 답변 시간도 이어졌다. 최 대사는 이 프로그램이 호주 한인커뮤니티에서 주관하는 점에대해 놀랍고 뿌듯함을 느꼈다고 호평하며 최대한 돕겠다고 말했다. 매우 의미있는 시간이었고 연수생들도 가장 좋은 미팅이었다고 평가했다.

최 대사는 소탈하고 겸손한 행보로 호평을 받는 호주 외교관이다. 1.5세 재외동포 출신인 그는 재외동포재단에서 주관한 ‘2017 세계한인학술대회’에 참석해 호주,뉴질랜드 발표자들을 격려했다. 또 11일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2017 재외동포청소년교류사업 중•고생 캠프’(Teens Camp)에서 420명의 재외 동포 청소년들에게 ‘상상하라! 당신만의 대한민국'을 주제로 강연을 하면서 세계 각지의 한국계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호주대학 미디어전공학생 방한연수 프로그램은 한국에서 일부 지원을 받지만 호주한인공익재단에서 상당 부분의 재원을 조달한다. 한호일보가 메이저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호주 한인커뮤니티가 호주 주류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측면이 강하다. 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이지만 그에 수반되는 재정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프로그램도 좋아야 하고 무엇보다 연수생들이 호주 주류 미디어에 많이 진출하는 성과가 나타나기를 고대한다. 지난 2년 동안 연수를 다녀온 학생들 중 주요 언론사에서 기자나 PD로 활동하는 등 고무적인 결과가 점차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더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열과 성을 다할 것이다. 

“이번 방문을 통해서 한국에 대해 완전히 생각이 달라졌다. 한국 문화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 앞으로 한국에 대해 더 많이 배우고 싶다. 좋은 기회를 제공한 호주한인공익재단에 진정 감사드린다." 귀국하던 날 시드니 공항에서 한 연수생이 필자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건넨 작은 카드에 쓰인 코멘트다. 

또 다른 학생은 방문 리포트에서 뉴스타파(한국탐사보도센터)의 한 중견 기자가 한 말을 인용했다. "We don't live on deadlines here. Our only deadline is truth. When we finally have truth, that is our deadline". (여기서는 마감시간으로 살지 않는다. 우리의 데드라인은 진실일 뿐이다. 우리가 최종적으로 진실을 얻었을 때, 그것이 우리의 데드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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