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SA 시험 결과로 나타난 호주 학력 하락 추세

‘인적 자원’ 연간 170억불 손해 

기후변화, 디지털 파괴(digital disruption)를 필두로 현대사회의 삶과 경제에 놓인 수많은 위기와 불확실 속에서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인적자본(human capital)’이라는 경제학자 로스 기틴스(Ross Gittins) 시드니모닝헤럴드지 경제부장의 의견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식경제, 혁신전략 등과 관련 깊은 인적 자본에 대한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는 정부지출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제적 합리주의자부터 현 호주 교육 현실의 책임을 통감하는 교육계 인사들까지 다양하다.

일각에서는 ‘작은 정부론’(smaller-government)을 펼치며 추가 지출 없이도 교육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 주장하고 또 다른 일각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교육 예산 증가가 필수라 강조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향상이 가져올 수 있는 경제적, 사회적 이익을 살펴보면 문제의 답을 알 수 있다.

해당 이익의 규모는 매 분기별 발표되는 니콜라스 그루엔(Nicholas Gruen) 박사의 ‘호주 복지 경제지수’(Economics index of Australia’s wellbeing)에 의해 확인이 가능하다.

이 지수는 경제성장 척도로서의 국내 총생산(GDP)의 한계를 극복한다. 국민 실질 가처분 소득과 인적 및 자연 자본의 가치, 소득분포 불균등(distributional inequality)의 영향, 생활 편의시설(environmental amenity), 건강(health) 및 고용관련 만족도(employment-related satisfaction) 등이 함께 분석된다.

인적 자본은 영유아기 장애위험(early childhood risk), 학업성적(school performance), 고등교육(tertiary education), 혁신(innovation), 장기실업으로 인한 기술위축(skills atrophy) 요소를 고려해 평가된다.

학교 교육의 진척도(progress)는 OECD 국가의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학업성취도능력평가(PISA: Program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항목 중 독해능력(reading) 시험 결과 추이가 지표로 사용됐다.

호주 학생들의 독해점수는 2000년 528점에서 계속 하락해 올해 503점을 기록했다. 4.7%나 떨어졌다. 반면 캐나다는 동기간 534점에서 527로 소폭 하락했다.

지표 분석 결과, 현 캐나다 수준만큼만 점수를 올릴 수 있다면 인적자본 가치를 연간 170억 달러 증가시킬 수 있다. 이는 GDP의 약 1%에 해당하는 것으로 기업세 인하 등 지금까지 제시된 여느 경제 개혁안의 결과물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다.

즉, 15세 학생의 성적이 2003년 이후 악화되지 않았다면 올해 이들로부터 기대할 수 있는 인적자본 가치는 현 가치보다 170억 달러나 높다는 의미이다.

PISA와 NAPLAN 평가를 통해 나타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능력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으며 이것이 교사들에게 주어진 매우 중요한 과제로 지적된다.

줄리아 길라드 전 총리가 학교 간 경쟁을 촉진하고 학업수준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NAPLAN 시험 및 각 학교 학생들의 학업능력 수치가 공시되는 마이스쿨(My School) 웹사이트는 실패에 가깝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자신들의 능력에 대한 공공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일부 교사들의 이기심에서 나온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적지 않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누구의 잘못이든 그 책임 비용은 이미 선을 넘어섰고 결국 비용 부담은 납세자들에게 전가된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