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 아일리프

지난 해 8월 워킹홀리데이비자(이하 워홀러)로 호주 농장에서 일을 하던 20세  영국 여성이 정신병력을 가진 다른 외국인 워홀러에 의해 살해 당해 충격을 던졌다. 비자 1년 연장에 필요한 88일을 채우기 위해 농장에서 일했던 이 여성은 숙소에서 변을 당했다. 

그녀의 모친 로지 아일리프(Rosie Ayliffe, 교사)는 호주로 건너와 워홀러들을 만나 그들의 피해사례를 알게됐고 ABC 방송의 ‘오스트레일리안 스토리’를 통해 이를 공개했다.

아일리프는 “잘못된 비자 제도가 젊은 생명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호주 농장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백팩커들의 피해사례가 매우 많다”고 지적하면서 4건의 사례를 소개했다. 네 사례는 유럽인 백패커들이 당한 것으로  비영어권 백패커들이 당한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 사례 1] 캐나다인 첼시(Chelsey, 30) 
“안전 위해 허가 받은 농장, 숙소 필요”

작년 첼시는 어렵게 밀두라(Mildura) 소재 포도농장에서 일자리를 구했다.  

농장주는 첼시를 숙소에 데려다주겠다면서 차를 타고 가는 도중 그녀를 성폭행하려고  덤볐다. 이 농장주는 작년 말 다른 여성에 의한 성폭력 혐의가 인정돼 유죄판결을 받았다. 

첼시는 “다른 백팩커들이 좀 더 용기를 갖고 자신의 경험을 나누어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정식 허가를 받은 농장과 숙소의 공동중앙관리 방식으로 워홀러들이 안전한 곳에서 일하고 머물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사례2] 덴마크인 드쥬로 부코틱(26) 
“감옥 같은 숙소, 시스템 악용 분노”

드쥬로 부코틱(Djuro Vukotic)의 일자리를 찾으려는 노력은 농장 시스템에 의해 처음부터 좌절됐다. 숙소는 농장과 연결되어 있어서 그 숙소를 이용해야 농장 일을 찾을 수 있었다. 퀸즐랜드의 한 마을에서 5주 동안 일을 기다렸지만 농장일을 구할 수 없었다. 수준이하의 숙소에서 공동생활하면서 침대 사용료로 주당 $200을 지불했다.

농장 일을 구했지만 화장실 가는 시간도 잘 허락되지 않았고 드론으로 노동자들을 감시했다. 농장주들의 언어폭력을 견뎌야했다. 배 농장에서 일하면서 머물렀던 쉐파톤 호스텔은 마치 감방같았다. 밤에는 몸이 얼어붙는 추위에 시달려야했다.

통 하나를 가득 채우면 $33을 받았는데 몇 시간이 소요되는 노동이었다.  일을 빨리하는데도 하루에 $90을 벌었다. 부코틱은 일부 농장주와 호스텔 주인에 의해 이용당한 시스템에  분노했다.

[# 사례 3] 독일인 마르셀 바이저(31) 
“첫 날 엄지손가락 절단 사고 ” 
마르셀 바이저( Marcel Weiser)는 작년 말 경 호주 도착 후 퀸즐랜드 번다버그(Bundaberg)에 있는 고구마농장에 일하러 갔다. 첫 날부터 왼쪽 손 엄지 손가락 일부를 절단하는 사고를 당한 그는  “적절한 관리와 훈련이 주어졌더라면 피할 수 있는 사고였다”고 말했다.

기계에 대해 전혀 지식이 없었지만 안전규정에 대한 설명은 15-30초 정도였다.  나의 사고 후 농장 슈퍼바이저가 근로자들을 모아놓고 20분정도 설교를 하면서 손 조심하라고 말했다. 그는  2달 후 다른 농장으로 갔지만 정신적 후유증과 상처로 인한 통증으로 계속 일할 수 없었다.

조-앤 쿡

[# 사례 4] 영국인 조-앤 쿡(22)
 “숙소 주인 여자 샤워장 무단 침입”
조-앤 쿡(Jo-Anne Cooke)은 친구들과 함께 보윈(Bowen) 소재 농장으로 갔다. 

정부가 운영하는 하베스트 트레일 (Harvest Trail) 사이트에서 찾은 호스텔에 도착했을 때 약속한 농장 일은 구할 수가 없었다. 

재정적 착취도 문제지만 호스텔 주인에 의한 성폭력은 견디기 어려웠다. 

그는 교활한 방법으로 여성 워홀러들의 신체 터치를 시도했으며 샤워를 하고 있으면 “아주 긴급히 전할 메시지가 있다”면서 반투명 유리로 되어있는 샤워장으로 들어왔다.

아일리프는 워홀러 제도 개선을 위해 호주 정치인들을 만나고 있다. 린다 레이놀드(Linda Reynolds) 자유당 상원의원은 “ 대부분의 고용주들은 88일 규정 등 호주법을 잘 준수한다.  

하지만 일부 악덕 고용주들에 의해 이 의무규정이 악용되고 있다”면서 “워홀러들은 호주인들이 더 이상 하지않는 일을 하고 있다. 농장인력의  약 1/3이 워홀러  노동력에 의존한다. 중요한 것은 호주 농장에서의 워홀러 인력이 절실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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