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여성 헬렌이 무단거주자들이 살고 있는 그녀 집을 보고 있다

시드니에 사람이 살고 있지 않는 집이 13만6천여채라는 통계가 있다. 방치된 상태에서 무단 거주자들이 살고 있는 집도 상당수로 추산된다. 집이 매우 낡았거나 집 주인의 사망 등 가족 또는 재정적 사정, 무관심, 방치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주택난이 주요 사회문제인 시드니에는 상당수의 무단거주자들(squatters)이 빈 집을 찾아내 일시 거주하는 사례가 있다. 

25일(화) ABC 라디오내셔날(RN)의 ‘이어샷(Earshot) 프로그램은 시드니 여성 프랭카(Franca)의 스토리를 전했다.

프랭카는 가족 문제로 2006년 집을 떠났다. 그녀의 친구 헬렌(Helen)이 대신 우편물을 챙기려 프랭카 집 앞에 왔다가 무단 거주자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충격을 받은 그녀는 열쇠를 열고 집을 들어가려고 생각했지만 굳이 열쇠가 필요 없었다. 문이 활짝 열려있었고 집안에서 음악이 흘러나왔다. 집이 필요한 젊은 가족이 살고 있었다.

나중에 집 주인인 프랭카도 무단거주자들을 만났다. 프랭카는 이들이 집에서 계속 머무르도록 뜻밖의 허락을 했다. 집주인과 무단거주자들이 집을 돌봐주는 대신 거주하도록 일종의 합의를 한 셈.  

무단거주자 피어스(Piers)와 제드(Zed)가 프랭카의 빈 집을 발견했을 때, 집안은 온갖 살림도구로 엉망이었다. 옷, 장난감, 가구, 책 등이 나뒹굴었고 온수도 나오지 않는 상태였다. 이들은 사람사는 집처럼 말끔하게 정리 정돈했고 부분적 수리도 했다. 고장난 온수 보일러도 교체했다. 또 집 안을 정리하다 17만2천 달러의 은행 수표를 발견해 집 주인에게 돌려줬다.  

프랭카는 “사실 집에서 수표 찾는 것을 포기한 상태였다.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제드는 “헬렌이 방문하는 날은 많은 이야기 꽃이 핀다”면서 “무단거주자들이 사는 집이지만 이곳에는 가족 사이에서 찾을 수 없는 다양한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피어스와 제드는 계절에 따라 무단거주를 하는 젊은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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