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 카나반 전 자원장관

‘이탈리아 시민권자’ 뒤늦게 밝혀져
“본인 통보, 동의 없이 등록”, 대법원 유권해석 의뢰

   
호주에서 출생한 매트 카나반(Matt Canavan, 36) 자원 및 호주 북부 담당 장관이 이탈리아 시민권자임이 뒤늦게 밝혀져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퀸즐랜드 담당 상원의원인 그는 국민당에서 장래가 촉망되는 신예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연립 정부는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지난주 어머니로부터 이탈리아 시민권을 갖고 있다는 말을 들은 뒤 말콤 턴불 총리에게 이를 알리고 장관직을 사임했다”고 25일 발표했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태어나지 않았고 평생 한번도 방문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카나반 전 장관의 어머니는 호주에서 출생했고 이탈리아를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6년 브리즈번의 이탈리아 영사관을 방문해 그녀 자신과 아들을 이탈리아 해외 시민권자로 등록했다. 등록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때 아들에게조차 이탈리아 해외 시민권자 등록을 알리지 않았다.

카나반 상원의원에게 통보 또는 동의없이 어머니의 뜻으로 해외 시민권자로 등록됐다는 점에서 턴불 정부는 대법원에 카나반 상원의원의 의원직 자격 여부에 대한 유권해석을 의뢰할 계획이다. 호주 헌법 44조는 이중 또는 다중국적을 가진 호주인은 의회 출마 자격을 상실한다고 명시됐다. 카나반 전 장관은 대법원 결정 때까지 상원의원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원에서 그의 투표 자격도 아직 결정된 바 없다.  

카나반 상원의원은 KPMG 임원, 생산성위원회(Productive Commission) 경제학자, 바나비 조이스 부총리 겸 농업장관 수석보좌관을 역임한 뒤 2013년 총선에서 퀸즐랜드 담당 상원의원으로 당선됐다. 재선 의원이 된 뒤 바나비 부총리의 지원으로 입각한 그는 자원장관 재직 때 아다니 석탄광산 승인을 열렬히 지지했다. 올해초 그는 웨스트팩은행이 아다니광산 프로젝트의 융자를 거부하자 이를 비난했다. 

지난 2주 사이 녹색당의 스콧 러드램과 라리사 워터스 전 상원의원이 이중국적자임이 밝혀지며 의원직을 전격 사퇴했다. 러드램 전 의원은 호주-뉴질랜드, 워터스 전 의원은 호주-캐나다 이중국적자임을 최근 알게됐다고 발표하고 정계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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