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7년 직업별 400비자 승인건수

일부 고용주들이 값싼 외국인 노동력을 착취하기 위해 폐지될 457비자 대신 400비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시드니모닝헤럴드(SMH)가 2일 보도했다.

해외 전문 기술자들을 3개월간 초청 가능한 단기취업비자인 400비자를 악덕 고용주들이 외국인 노동 착취의 ‘새로운 개척지’(new frontier)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연방 정부는 4월 임시취업비자인 457비자를 2018년 3월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대신 취득 조건이 까다로운 임시기술부족(Temporary Skill Shortage, TSS) 비자로 대체한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10년간 수십만 명의 외국인이 456비자나 이를 대체한 400비자 등 단기취업비자로 고용됐다가 적잖이 노동착취를 당했지만 연방 이민부는 그 실태를 거의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공정근로옴부즈맨(FWO)이 조사 중인 400비자 관련 노동착취 건수는 최소한 11건이다. 이들 중 애들레이드 힐스의 미쓰비시 자동차 생산공장 해체 작업을 위해 입국한 중국인 근로자들은 시간당 1.90달러를 받았다. 필리핀 금속 조립공들은 NSW의 동물 먹이 공장 조립에 시간당 4.90달러를 받았다.

애들레이드대학 법대의 조안나 하우 교수는 “400비자가 노동착취에 실제 이용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2건의 실제 사례가 있다”면서 “외국인 근로자들은 호주에 어떤 네트워크도 없다. 영어도 거의 못하고 공정근로옴부즈맨의 존재도 알기 어렵다”고 밝혔다.

● “전문직 조건과 무관한 불특정 근로자 많다” = 400비자는 2013년 초 노동당 정부가 기존의 2개 비자를 대체하기 위해 신규 도입했다. 전면 시행 첫해인 2013/14년 4만건이 승인됐고 그 다음해인 2014/15년 5만5000건 승인으로 정점에 도달했다. 2016/17년 승인건수는 4만7932건이다.

페어팩스미디어가 입수한 이민부 문건에 따르면 이런 단기취업비자가 24시간 내에 400건 승인되기도 했다. 호주 노동시장에서 찾기 어려운 고도의 전문화된 기술이나 지식을 요하는 비자 조건에도 불구하고 호주인 근로자가 분명히 할 수 있는 반숙련직 일자리에 이 비자가 사용되곤 했다는 것이다.

2012/13년부터 2016/17년까지 5년간 단기취업비자 승인건수의 최대 절반은 직업이 불특정(not specified)이거나 기타 서비스(other services)로 분류된 근로자들에게 허락됐다.

2016/17년 400비자 승인건수 중 기타 서비스가 1만3928건으로 최다였다. 이어 불특정(not specified) 1만97건, 전문직 5402건, 예술 및 레크리에이션 2823건, 정보미디어 2706건, 제조업 2237건, 교육 2062건, 금융 1305건, 건설 1257건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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