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가호호 방문해 ‘진정성’으로 비한국계 지지 얻어  

진검승부로 ‘2순위’ 난관 극복한 ‘이변의 주인공’
  
150여명 자원봉사자들의 열정과 땀

올해 NSW 시의원선거에서 최대 이변으로 화제를 모은 후보는 아마도 닥터 피터 김(한국명 김상희)일 것이다. 라이드시가 한인 밀집 지역이지만 웨스트워드의 실제 유권자는 약 450세대 정도에 불과하다. 이런 불리한 상황에서 김 후보가 당선되려면 비한국계 주민들로부터 2천표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했다. 김 후보와 지지자들 수십명은 쌀쌀했던 시드니 겨울 2달 동안 전철역과 상가, 커뮤니티 단체, 유권자 가가호호를 방문하며 정말 열심히 발로 뛰었다. 9월 9일 그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라이드시 웨스트워드에서 노동당은 6,872표(1차 지지표)를 얻었다. 당선에 필요한 쿼타(quota)가 약 3,500표로 노동당은 웨스트워드에서 처음으로 2명이 당선되는 압승을 거두었다. 5년 전보다 무려 20% 이상의 지지율 반등(swing)에 성공하면서 라이드시 최초의 한국계 시의원이 탄생했다. 한호일보는 그의 출마 발표 직후 단독 인터뷰에 이어 당선 후 다시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당선이 확정적이다. 먼저 축하한다. 이번 시의원 선거에서 유일한 한국계 당선자가 됐고 특히 한인 밀집 지역인 라이드시의 최초 한국계 시의원으로 당선됐다. 당선 소감부터 말해달라.⟩
 
“이번 선거에서 당선은 제가 경험한 것 중 가장 유쾌한 승리였다. 모두가 당선될 수 없다고 말했다. 나 스스로도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IMPOSSIBLE(불가능)은 아 엠 파서블(I M POSSIBLE: I am possible)을 의미한다는 말을 인용하고 싶다. 또 울 수는 있지만 중단할 수는 없다(You can cry but you cannot quit)는 말도 인용한다. 가족, 친지, 멘토들, 한인 커뮤니티 등 놀라운 성원이 나를 지속시켰다. 켐페인이 진행되면서 지지자 증가를 목격했고 앞서 거부했던 사람들이 나의 켐페인 홍보물을 가져가는 것을 지켜봤다. 그리고 그들이 저에게 투표를 했다! 따라서 열심히 노력하라(Work hard). 나는 가능하고 감사드린다는 것이 중요한 점이다.”
 

“도전, 절대 포기 없다는 한국인 정신력 발휘”

⟨노동당이 특히 라이드시에서 선전을 했다. 웨스트워드에서는 지지율 반등(swing)이 무려 20%를 넘었다. 왜 이처럼 지지율이 급증했나?⟩
 

“선거에서 20% 이상의 지지율 변동은 매우 드물다. 특히 지난 10년 동안 자유당이 라이드시를 좌우했다. 따라서 유권자들의 투표 선호에 분명한 변화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이같은 압승을 만든 것은 노동당 운동의 거대한 물결이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자는 노동당 가치를 신뢰한다. 그런 정부의 복귀를 바라고 있다. 라이드시의 노동당팀이 이같은 약속을 실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성공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도전 정신과 절대 포기하지 않는 한국인 정신이다. 매우 열심히 뛰었다. 웨스트라이드, 멜로우즈파크, 이스트우드(절반)에 있는 집을 모두 방문했고 제롬 락살 시의원과 다른 후보들이 웨스트워드의 다른 주택을 방문했다. 주민들이 우리의 열정에 감동했고 우리는 유권자들의 신뢰를 얻었다. 이같은 한국인 정신(K-spirit)은 한인들은 물론 중국계와 앵글로-유럽계 호주인들을 감동시켰다. 

둘째, 후원자들의 열정이다. 나와 함께 켐페인을 한 자원봉사자들이 150명이 넘는다. 주택 방문, 가두 퍼레이드, 기자회견, 후원금 모금, 기차역과 상가 및 주택가 전단지 배포, SMS와 카카오톡 메시지 전송, 페이스북 업로딩과 공유, 한인 미디어에 글쓰기 등을 도왔다. 돈을 주고 일을 시키지 않았고 자원봉사자들 위주로 효율적인 켐페인을 전개했다. 물론 열정을 갖고서. 

셋째, 전 시의원인 저스틴 리와 페람이 출마를 하지 않아 약 50% 유권자들이 누구를 찍을지 결정하지 않은 상태가 됐다. 우리의 노력으로 이같은 후보를 선택하지 않은 유권자들이 우리를 믿도록 했다. 유권자들은 경험이 있고 진실된 팀을 찾았다. 2년 시장을 역임한 제롬 락살이 경험을, 제가 의료인 직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인 성실함을 대변했다. 훌륭한 팀을 이뤘다.” 
 
"가족, 친지, 한인커뮤니티, 라이드 유권자로 참여 확대”
⟨‘라이드 시의원 선거에서의 작은 기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유권자들에게 어떤 점을 강조하면서 설득했나?⟩
 
“메시지는 간단했다. 우리의 정책을 유권자들에게 말하려 하지 않았다. 간략하게 당신들의 관심사가 무언가 그리고 시의원이 되면 당신들을 위해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했다. 그들은 저에게 그들의 관심사를 얘기했고 우리의 일부 아이디어를 이야기했다. 일부는 좋은 해결책을 갖고 있었는데 제가 당선되면 자문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확실하지 않은 점은 해결책은 없지만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많은 주민들을 투표장 앞에서 만났는데 그들은 “나는 평생 자유당을 찍었는데 아무도 나의 관심사에 대해 질문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당신은 그런 질문을 했고 나는 당신을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내게 했다. 두표장을 나서면서 그들은 당신을 찍었다는 말을 했다. 이것이 작은 기적을 만든 ‘참여 민주주의(participatory democracy)’의 적용이라고 생각한다. 참여가 나의 가족에서 친지들로, 한인사회로 이어졌고 라이드시 유권자들에게 전파됐다. 핵심은 참여(participation)였다.” 
  
재원 부족, 가족들 고충에 법대 학과목 시험도 연기
⟨선거 켐페인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어려운 점이 정말 많았다. 우선 재원 부족이다. 자체적으로 마련한 선거자금이 7천 달러였다. 이 돈의 대부분은 인쇄물, SNS 광고, 전화 홍보, 우편물 발송에 지출됐다. 따라서 초기부터 재원이 고갈됐다. 인쇄물이 부족해 개인적으로 부담을 해야 했다. 3만5천장을 인쇄했는데 선거 2주전 모두 사용했다. 1만장을 추가 인쇄했는데 선거 3일 전 다 사용했다. 투표 방법 안내 용지도 모두 떨어졌다. 제롬이 집에 있는 프린터기를 동원했고 오피스워크까지 달려가야 했다.

가가호호 방문(Door knocking). 저는 오른 손가락에 관절염이 있고 오른 발에 물집이 잡혔다. 켐페인 마지막에는 4일 동안 자원봉사자들에게 수고비를 주고 기차역에서 전단지 배포를 돕도록 했다. 

가족들의 고충도 컸다. 어머님께서 우리 아이들을 돌봐주셨기에 가족들이 켐페인을 할 수 있었다. 가족 모두가 도어노킹 후 파김치가 되어 소파에 골아떨어졌다. 지난 두 달 동안 아이들을 돌볼 수 없었다. 추운 겨울(8월) 아침 6시반에 기차역 앞에서 몇 시간 동안 전단지를 나누어 주느라 아들들이 감기로 고생을 많이 했다.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 도어노킹을 하면서 많은 땀을 흘렸다. 바로 자원봉사자들이 이런 노력을 해 주었기에 나 역시 더 힘을 냈고 중단을 할 수 없었다. 

법대 공부 연기도 고비였다. 저는 인권변호사가 되는 꿈을 갖고 있고 빨리 과정을 마치기를 원했다. 선거 3주 전 무소속 후보들로부터 선호도 배분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이는 1차 투표에서 최소 35% 이상을 득표해야 하고 40%에 근접해야 당선된다는 의미다. 법대 시험과 선거운동을 병행하면 당선이 분명 어려울 것이었기에 시험 연기를 결정했다. 과제물 제출에서 HD(하이 디스팅션, 최우수 점수)를 받았기 때문에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자신을 했기에 시험 포기 결정은 고통스러웠다. 이때가 선거 켐페인에서 터닝포인트였다. 뒤로 돌아갈 교량을 모두 불태웠고 40% 득표를 향해 매진했으며 이를 달성했다.” 
 

2천표 이상 비한국계 득표웨스트라이드 집중 전략 성공
⟨웨스트워드의 한국계 유권자가 500세대 미만인데 비한국계(중국계, 호주인) 유권자들로부터 어느 정도 득표를 한 것으로 추산하나?⟩
 
“2012년 선거 때 웨스트워드에서 노동당이 18,081 표 중 2987표를 얻었다. 이번에는 19,607표 중 6872표를 얻었다. 3885표를 더 얻었다. 이 표 중 최소 2~3천표가 중국계 및 호주인들의 표로 추산한다. 동포 문병천 님께 감사를 드린다. 그분이 한호일보에서 저의 인터뷰 기사를 읽고 전화를 걸어 웨스트라이드, 특히 마스덴고교 주변의 유권자들(호주인과 중국계)을 공략해야 한다는 전략을 알려주셨다. 한인들의 표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지막 3주동안 이 지역에서 도어노킹에 집중했다. 이 지역의 주민들 다수가 호주인들과 중국계였다. 물론 호주인들이 훨씬 많았다. 선거 당일 마스덴고교 투표장에 집중한 것도 그런 이유가 있었다. 문 선생님의 조언은 승리 전략이었다.”  
 
⟨라이드시에서 노동당 시의원들이 중점을 둘 시정 계획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라이드시에서 할 일이 많을 것이다. 주요 상권에 커뮤니티 시설을 업그레이드하고 개선할 계획을 갖고 있다. 특히 이스트우드에서는 교통 흐름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교통 문제를 개선하도록 할 것이다. 글렌 스트리트 주차창과 함께 한인 상권 쪽의 주차 문제도 개선하기를 희망한다. 보다 청결한 이스트우드를 원한다. 이 모든 것들이 지역사회의 참여 확대와 함께 진행될 것이다.” 

"한인들 지지 없었으면 당선 불가능”
 
⟨마지막으로 한인사회에 인사를 해달라.⟩
 
“놀라운 성원을 해 주신 한인커뮤니티에 감사를 드린다. 한인들의 지지로 당선의 토대가 됐다. 한인들의 지지가 없었다면 당선되지 못했을 것이다. 한국인은 단결하면 강력해진다. 이 기회를 통해 더 단결해서 호주 사회에 우리의 목소리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또한 참여정부 모델이 호주에서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호주 사회에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이를 다른 소수민족그룹과 호주 사회로 확대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라이드시 지역의 한인커뮤니티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한다. 

카운슬 이슈에 대한 문의가 있으면 0417 068 518로 SMS 또는 이메일로 연락하시기를 바란다. 여러분들의 관심사, 해결책, 지도편달을 경청하고 싶다. 라이드 카운슬에 여러분들의 참여와 관심이 매우 중요하다. 모든 한인들이 지역사회 이슈를 업데이트하고 참여할 수 있는 전자 포럼을 만들어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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