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NSW 지자체 선거에서 가장 큰 특징은 집권 자유당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점이다. 자유당의 지지율은 대략 10%정도 하락했다. 한인 밀집 지역 중 하나인 라이드시의 경우는 15%로 하락 폭이 더 컸다. 특히 유일한 한국계 시의원이 된 피터 김(김상희)이 당선된 라이드시의 웨스트워드에서는 노동당 돌풍으로 자유당 지지율이 무려 20% 이상 폭락했다. 

광역 시드니의 20여개 카운슬을 대표하는 시장 선출에서도 노동당이 우세했고 자유당은 부진했다. 자유당의 텃밭인 고소득 지역은 오래 전부터 주요 정당 후보보다 무소속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혼스비와 라이드 등 일부 카운슬에서 녹색당 시의원들이 처음으로 당선됐다.  

유권자들이 지자체 강제 통폐합, 에너지비용 급증 등 집권 자유-국민 연립에 대해 회초리를 휘두른 셈이다. 

이번 선거 결과가 주는 의미는 집권 연립이 이런 상태로는 차기 주선거(2019년 3월)에서 크게 고전을 할 것이라는 점이다. 3연속 집권에 성공하려면 유권자들의 지지를 유도할 수 있는 보다 실질적인 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교통 인프라스트럭쳐 구축만으로 당선 안정을 보장받는 것이 여의치 않을 수 있다. 생활비 앙등, 주택난, 교통난, 에너지 비용 급증 등과 관련한 정책도 요구된다.     

한인 커뮤니티는 3년 동안 준비하며 다음 선거에 대비해 더 많은 한국계 도전자를 배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에도 대략 8명 정도 한국계 후보들이 출마를 했지만 사실상 당선권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아시아 커뮤니티 후보를 그룹에 넣기 위해 이름을 빌려주는 형태로는 별 의미가 없다. 

또 무소속으로 출마는 당선 가능성은 물론 당선이 되더라도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무소속 보다는 가급적 주요 정당에 속해 출마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 한 번의 도전으로 꿈을 이루기 어렵기 때문에 첫 도전에서 선전으로 가능성을 인정받고 두 번째 도전에서 당선될 수 있도록 하는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호주같이 양당제가 오래 정착된 의원내각제 나라에서 풀뿌리 민주주의의 본산인 시의회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주의회 또는 연방의회로 진출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시의회를 거치며 대의민주주의를 훈련하면서 정치인으로 성장을 하는 과정을 거쳐야 제대로 된 정치인으로 클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피터 김의 당선은 시의원에 도전할 의향이 있는 한인 정치 지망생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다. 

지자체 통폐합으로 인해 지난 시의원들이 5년 재임했기 때문에 이번 시의원들의 임기는 3년으로 1년 줄었다. 따라서 앞으로 1, 2년 안에 정당에 가입해 준비를 하는 기간이 될 수 있다. 커뮤니티 활동으로 지역사회 아젠다를 파고들면서 시의원으로서 일을 배우고 발로 뛴 노력(진정성)을 주민들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라이드시(웨스트워드)에서 매우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당선된 피터 김 시의원의 경우도 비한국계 주민들로부터 진정성을 인정받으면서 득표를 한 것이 당선의 주요인이었다. 60일 동안 워드 안의 모든 주택을 방문하는 노력을 통해 어떤 후보인지를 알렸고 유권자들의 생각을 알게된 것이 큰 소득이었다. 많은 경우 냉대를 각오해야 한다. 주민들에게 어필하고 설득을 해서 지지자로 바꾸는 일은 매우 어렵다. 그런 어려운 과정을 거치면서 내공을 키워야한다. 당연히 소통에 필요한 영어 구사력은 기본이며 시의원으로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

피터 김 시의원의 당선을 계기로 3년 후 시의원 선거 때 스트라스필드, 버우드, 켄터베리, 혼스비, 파라마타 등 한인 밀집 지역의 카운슬에 주요 정당 후보들로 공천을 받아 선거에 도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