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20% 위험... “염증 재발률 높아”

# 사례 1: 지난해 레일라(가명)는 미국 유명모델 킴 카다시안(Kim Kardashian)이 받은 시술로 유명한 ‘뱀파이어 페이셜’(vampire facial)을 받기로 결심했다.

자신의 혈액을 이용한 미용법으로 팔에서 혈액을 뽑아 혈소판을 분리한 후 이를 얼굴에 주입하면 피부가 젊어져 뱀파이어 같은 동안(童顔)을 유지할 수 있다는 시술이다.
하지만 레일라가 시술을 받은 지 몇 주 되지 않아 왼쪽 볼에 고통을 수반한 선홍색 반점이 생기더니 곧 크게 번지면서 얼굴이 붓기 시작했다.

일반의(GP)를 찾아가니 피부 속 염증이 눈과 뇌에 가까이 퍼져있으니 곧바로 응급실로 가라고 권유했다. 그리고 응급실에서 항생제를 처방받고 얼굴 염증제거 수술을 받았다.
레일라는 “수술을 받았는데도 염증이 계속 재발해 너무 두려웠다. 안면재건성형을 위해 3개월 동안 수술을 세번이나 받아야 했다”고 밝혔다.

# 사례 2: 캔버라에 사는 멜리사는 입가 주름 제거를 위해 10년 전 필러(filler)시술을 받았다.

“시술 3개월 후 팔자주름 부위를 따라 기다란 응어리가 생겼다. 성형외과의가 응어리를 제거할 수는 있지만 흉터가 남을지 모른다는 말에 수술을 포기하고 지난 10년간 그대로 살았다”

2013년 그는 한 성형외과 의사로부터 10년 전 그가 맞은 필러가 감염 및 부작용을 발생시키기로 악명 높은 의약품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

그는 “당시 그런 부작용에 대해 의사에게 따지지 않았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배우자와 헤어진 직후라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오스트랄라시아 성형외과대학(Cosmetic Physicians College of Australasia)에 따르면 호주인들이 비수술적(non-invasive) 미용시술에 지출하는 금액은 연간 10억 달러에 달한다. 수익성이 매우 뛰어나 일부 치과에서도 미용주사를 놓아주기도 한다.

하지만 미용산업 성장과 함께 세균에 감염되는 환자의 비율도 증가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시드니 맥쿼리 대학병원(MQ Health)의 안면성형재건외과학장 아난드 데바 교수는 “어떤 부작용은 수년이 지난 후에 나타나기도 한다. 시술 초기엔 아무 이상이 없어 보이지만 결절(nodule)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숨길 수 없을 정도로 흉칙해질 수 있다”며 비위생적 시술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호주의학협회(Australian Medical Board)에 따르면 미용주사는 의사만이 처방할 수 있으며 환자와의 사전 상담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인터넷 통화서비스인 스카이프(Skype)를 통한 상담이나 의사의 감독 하에 간호사가 주사를 놓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형외과의사인 메리 딩글리 박사는 “쇼핑몰과 같은 곳에 의사는 없고 간호사만 상주하면서 스카이프로 의사와의 상담을 진행하고 시술을 하는 클리닉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며 우려했다.

데바 교수와 그의 동료 연구원들이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미용시술을 받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피부 감염 및 세균증식을 분석한 결과 일단 세균에 감염되면 빠른 번식으로 인근 세포까지 확대되며 일정 잠복기간 후 신체반응이 발생한다. 또한, 동일한 주사바늘이 얼굴 여러 부위에 사용될 경우 감염속도가 1만 배 증가한다. 

데바 교수는 “특히 필러주사는 전체 피부조직에 퍼지기 때문에 부작용 발생 시 치료가 매우 힘들다. 한 부위의 염증을 제거한다고 해도 다른 부위에서 염증이 재발할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조사 결과, 호주에서 미용시술을 받은 환자 중 20%에게 만성염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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