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어린이들이 호주에 살면서 한국어를 배우는데 무슨 제약이 있나 알아 본다. 

어휘 호주는 상용어가 영어다. 대부분 어린이들은 취학전부터 Preb, Creche, Kidergarten 등에서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다. 집에서는 한국어를 하는 경우에도 그 나이 또래 한국 어린이에 비해 한국말 어휘수가 부족하다.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 어휘수도 영어가 서툰 부모 때문에 부족하게 된다. 오히려 부모의 엉터리 영어(Broken English) 때문에 아이가 틀린 영어를 쓰는 걸 보았다.

말하기 한국어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영어의 영향을 받는다. 자고 있는 아빠를 깨울 때 “아빠 눈 떠”를 “눈 열어(Dad, Open your eyes.)” 하고 동전을 길에서 “주었다”고 안하고 “찾았다(I found it)”고 한다. 감정 표현도 영어식으로 한국말을 한다. 밥 먹으라고 자기 방에 있는 애 이름을 부르면 “가요”가 아니고 “온다(I am coming)”하고 대답한다.

10대 특히 Teen age(13~19세)에 사회화 과정을 겪으면서 청소년의 낭만과 정서가 형성된다. 유모어 감각, 죄의식, 수치의식, 서열의식, 정의감이 이 시기에 형성되어 이 의식은 일생을 지배하게 된다. 이 때 한국어와 영어를 하는 이중언어자는 한국과 호주 양쪽의 감정을 모두 소유하여 한계는 약간 있지만 이중문화자가 될 수 있다.

호주에 살면 어린이가 한국어를 사용하는 장소와 시간이 제한된다. 한글학교, 교회, 비디오 등에서 접하는 한국어로만은 부족하다. 같은 또래 친구들 중 영어를 쓰는 아이들이 많은 경우는 더욱 어렵다. 부모들의 의식도 문제다. 언제나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여 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지금은 호주에 좋은 교과서와 훈련 받은 교사들이 있어 옛날과는 많이 다르다. 한국어를 배워 이중언어(Bi-lingual), 이중문화자(Bi-cultural)를 배출하기가 훨씬 용이해 졌다.

한인 어린이들 중 한국어를 못하고 영어만 하는 경우에도 한국어 환경(Back ground)에서 자라면 백인 부모(Non-background) 밑에서 자란 아이들보다 한국어 습득속도가 비교가 안 되게 빠르다. 이미 2차 언어가 한국어이기때문에 무의식에 의한 언어습득이 어느 정도 이루어져있다. 필자가 지난 학기에 한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12세 어린이를 가르쳤는데 9주 동안에 한국어를 1년 배운 호주 학생보다 진도가 더 빠른 것을 보며 새삼 언어환경의 중요성을 느꼈다. 실제로 한국어로 언어 소통이 불가능한 상태라도 표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다. 단어도 자기가 들으면서 자란 것들은 너무 빨리 외우는 걸 보았다. 

이런 학생들은 말하기에 비해 쓰기 실력이 떨어진다. 부모가 아이와 한국어로 소통을 안한 경우 한국말의 모음, 자음, 억양 등 모든 발음이 정확하지 못하고 불완전하다. 같은 음도 경우에 따라 틀리다. 단어 뜻을 알면 발음을 잘하고 뜻을 모르면 잘 못한다. ‘애기’, ‘자동차’는 발음을 잘하지만 ‘애인’, ‘국민’은 잘 못한다. 집에서 한국말을 안 쓴 경우에는 영어식으로 발음한다. “으” 발음을 못하고 된소리, 거센 소리가 서툰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한국 부모 밑에서 자란 어린이들은 백인에 비해 진전이 엄청나게 빠르다. 

문법을 보면 조사나 어미를 빼놓고 말하거나 잘못 쓰는 경우가 많다. ‘~이가, ~을를’의 사용을 못하고 또 무슨 뜻인지 모르고 기능어를 쓴다. “먼저 전화걸어고 가요”, “한자를 읽지 알아요?” 등이다. 단어 나열을 위주로 하여 의사소통을 하려고 하는 경우도 있다. “나 한글말 몰라 미안해요”. 긴 문장을 피하고 단문만 쓰는 경우 접속사를 쓰지 않고 문어체 보다 구어체를 사용한다. “뭐 할라구 이걸 사요?” (무엇을 하려고 이것을 사세요?) “나랑 같이 가요”. (나와 같이 가요) 또 반말을 주로 하고 존대말을 잘 쓰지 못하는 어린이들도 있다

쓰기와 말을 어느 정도해도 한글을 전혀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글을 써도 획의 순서가 엉망이다. 구어체만 알고 있고 그것을 문어체 형식으로 바꾸어 쓰지 못한다. 한글로 써 본 경험이 없어서인지 쓰기에 대한 두려움이 많다. 맞춤법이 많이 틀리고 문법, 구문구조를 모른다.

듣기는 네가지 기능 중 가장 뛰어나다. 듣기 능력 개발이 언어교육에서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다른 기능을 기르는데 큰 힘이 된다. 단어나 문장구조를 확실히 몰라도 내용을 이해한다. 문화이해에 대한 장벽이 없기 때문에 웬만한 것은 눈치로 안다.

읽기는 문자와 접촉이 적어 읽는 것이 서툴고 유창하지 못하다. 체계적 훈련을 못 받아 모음, 자음 등 발음이 부정확하다. 음의 동화, 축약, 자음 접변 등 음운 변화를 모르고 읽는다. “졸업하고”, “한국말”, “같이”를 다르게 발음하고 연음을 못해서 “오월 일일”, “취직을”을 다르게 발음한다. 유성, 무성 규칙을 못 지킨다. 바보, 고기를 다 유성음으로 낸다. 된소리, 거센 소리에서도 많이 틀린다.

그러나 한국 어린이는 백인들과는 비교가 안되게 발전 속도가 빠르다. 필자가 미국 평화봉사단 강사로 근무할 때다. 한국말을 모르는 뉴욕의 한국 어린이 33명과 미국 대학생 수십명에게 “송아지 송아지 얼룩 송아지” 노래를 가르치는데 한국 어린이들은 금방 “송아지” 라고 발음 하는데 미국 대학생들은 수십번을 훈련 시켜도 계속 “쏭아지” 였다. 이중언어자(Bi-lingual)를 만들면 이중문화자(Bi-cultural)가 된다. 그러면 한국문화와 부모를 더 이해하게 되고 본인 자신에게도 인성개발, 취업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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