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계절'이라는 8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 이용의 히트곡이 있다. 당시 조용필의 아성에 도전하는 엄청난 인기였다. 시월의 마지막 밤을 노래하는 감미로운 멜로디와 함께 전해지는 가사 때문이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10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 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서양에서 10월의 마지막 밤은 할로윈(Halloween)이다. 원래 할로윈은 영국 원주민 켈트 족의 무속신앙에서 출발했다. 켈트 족의 새해는 11월 1일이다. 그들은 1년의 마지막 날인 10월 31일 밤에 죽은 자의 혼령이 돌아온다고 믿었다. 겔트 족은 1년을 겨울과 여름으로만 나누었고 1년이 겨울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했다. 겨울의 시작은 한 해의 시작이기도 했다. 한 해가 끝나고 새해가 시작되는 마지막 밤에 저승의 문이 열려 이승으로 조상의 혼령은 물론 온갖 이상한 것들까지 같이 나온다고 생각했다. 

이날 죽은 영혼이 살아 돌아오고 정령이나 마녀가 출몰한다고 믿었다. 그것들을 놀래주기 위해 사람들은 유령이나 괴물 복장을 하고 다녔다. 이것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변장을 하고 도깨비불을 피우는 풍습이 오늘 날 할로윈이 되었다. 할로윈에는 죽음, 신화, 괴물 등 기분 나쁜 것들을 테마로 한다. 이에 관련된 것들로 유령, 마녀, 박쥐, 고양이, 도깨비, 좀비, 악마, 드라큘라나 프랑켄슈타인까지 등장한다. 서양의 할로윈에는 가면(Mask) 쓰고 검은색 망토(Robe)를 걸치고 다양하게 변장한 사람들 때문에 누가 누군지 알 수가 없다. 실제로 범죄율도 높고 위험할 수도 있다.

호박에 구멍을 뚫어 안에 초를 켜 놓은 도깨비 호박(Jack O' Lantern)을 어디에 가나 볼 수 있다. 애들은 유령처럼 옷을 입고 동네 집집마다 가서 “과자 안 주면 장난 칠거야 (트리카트릿-Trick or treat)”하고 소리치면 주인이 나와서 준비해 놓은 과자를 준다. 우리 아이도 어렸을 때 흰 홑이불을 뒤집어 쓰고 동네를 한 바퀴 돌고 나면 사탕과 초콜릿을 한 보따리 얻어 들고 와서 신나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현대에는 이 날이 축제 비슷하게 변해 가면무도회처럼 재미있는 성격을 띄우고 있다. 대형 마트에선 각종 할로윈 제품을 팔면서 한 몫 보고 있다. 한국에서도 요즘은 할로윈 제품이 많이 팔리고 있다는 뉴스다. 

한국도 정월 대보름 전 날 밤 논둑이나 밭둑에 불을 붙이고 돌아다니며 노는 ‘쥐불놀이’가 있다. 들판에 나가 작은 구멍 여러 개를 뚫어 놓은 깡통에 집단을 넣고 불을 붙여 빙빙 돌리다가 던져 놓는다. 논밭두렁의 잡초를 태워 해충이나 쥐의 피해를 줄이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 더불어 잡초의 재는 거름의 역할을 하기도함으로 일거양득인 셈이다. 상징적으로 액운과 재앙을 태워준다는 염원을 담아 쥐불을 회전시킨다. 한국 신세대들이 서양 할로윈을 받아 들이는 것도 좋지만 한국에도 선조의 지혜가 담긴 보존해야 할 사라져가는 풍습들이 많다. 다리 밟기, 그네타기, 널뛰기, 강강수월래, 등고(登高) 등을 재미있게 계발, 진화시키면 기가 막힐 아이템들이다. 

Happy Hallow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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