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알렉산더 후보와 줄리 비숍 외교장관이 15일 이스트우드상가를 방문해 유세를 했다 (AAP)

맥신 맥큐, 존 알렉산더, 크리스티나 키닐리 
모두 ‘알려진 인물’로 중앙당 낙점 공천자들  

‘베네롱(Bennelong)’ 연방 선거구는 호주에서 한국계 유권자가 가장 많은 지역구다. 이스트우드, 라이드, 노스라이드, 웨스트라이드, 에핑, 맥쿼리파크 일대를 포함한다. 

베네롱의 명칭은 영국의 초기 호주 정착 시절(아서 필립 NSW 초대 총독 제임 때) 영국군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 원주민 베네롱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베네롱은 원주민 중 최초로 영국을 방문했고 퍼트니 지역에서 묻혔다. 그런 역사적 관계 때문에 라이드시 지역을 포함하는 연방 선거구를 베네롱으로 명명한 것이다. 라이드시의 문장(coat of arms, 紋章)에도 이런 식민지 시절이 반영돼 있다. 

1949년 베네롱 연방 선거구가 개설된 이후 2007년까지 한 번의 예외(맥신 맥큐 노동당  의원)를 빼놓고는 모두 자유당 의원들이 당선됐다. 1949~1974년 존 크레이머(자유당) 의원에 이어 1974년부터 2007년까지 33년 동안 존 하워드 전 총리의 지역구였다. 2007년 총선에서 노동당의 맥신 맥큐 후보가 현직 총리라는 거물을 제압하며 딱 한번 당선됐다. 2010년 총선부터 자유당의 존 알렉산더(John Alexander, 이하 JA) 의원이 3연속 당선됐다. 

최근 연방 의원들의 이중국적 파문과 함께 느닷없이 알렉산더 의원이 선천적 이중국적 문제와 함께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12월 16일 보궐선거가 열리게됐다. 알렉산더는 사퇴한 뒤 다시 보궐 선거에 도전한다.  

베네롱 보궐선거에서 노동당은 크리스티나 키닐리(Kristina Keneally) 전 NSW 주총리를 후보로 전격 발탁했다. 지난 총선에서는 약 8%의 지지율 격차로 비교적 자유당의 안전 지역구가 됐는데 노동당은 이같은 열세 상황을 뒤집기위해 지명도가 큰 여성 정치인을 선택해 맞불을 놓았다. 2007년 방송인 맥신 맥큐(Maxin McKew)가 존 하워드 현직 총리를 낙마시킨 이변을 재연해보자는 속셈이다.  

2007년에는 ‘케빈 07’ 돌풍이 불었지만 이번엔 특별한 사안은 없다. 노동당이 어떤 바람몰이 전략으로 나올지 의문이다. 보궐선거에서 집권당이 불리할 수 있지만 이번 보궐선거는 좀 다르다. 선천적 이중국적 파문으로 현역 의원이 스스로 사퇴한 뒤 재도전을 하는 다소 희안한 상황이다. 호주 남자 테니스 국가대표를 역임한 알랙산더 전 의원이 이중국적자라는 사실도 우습지만 일부 유권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알렉산더에게 동정표를 줄 수 있다. 

크리스티나 키닐리 노동당 후보가 15일 이스트우드상가에 들러 주민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AAP)

키닐리 노동당 후보는 치명적인 약점을 극복해야 한다. 그녀는 16년 장기집권한 NSW 노동당 주정부에서 연속 부패 스캔들로 가장 혼란스러웠던 시기에 마지막 주총리(2009~2011년)였다. 현재 부패 혐의로 투옥된 에디 오비드 전 NSW 상원의원의 측근으로 주총리에 올랐다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노동당은 2011년 NSW 선거에서 역사상 최대 참패를 했다. 자유당은 이점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12월 16일 보궐선거가 이제 한 달 남았기 때문에 두 후보들의 움직임이 부산해지고 있다.  14일부터 베네롱 지역구를 방문해 사실상 선거 켐페인에 돌입했다. 방송 기자들도 빈번하게 베네롱을 방문하고 있다. 14일 크레이그 런디 의원(자유당)이 알렉산더 후보 지원 유세를 했고 15일 줄리 비숍 외교 장관이 합세했다. 노동당에서는 13일 빌 쇼튼 야당대표가 라이드시를 방문해 키닐리 후보를 공천자로 소개했다. 15일 이스트우드 플라자를 방문한 두 후보는 상가 앞에서 악수를 나누며 농담을 주고받았다. 앞으로도 두 후보 또는 유력 인사들의 지원 방문이 빈번해질 것이다. 턴불 총리와 여러 장관들, 쇼튼 야당대표와 야당 중진들도 올 것이다. 

이같은 갑작스런 관심과 관련해, 일부 주민들은 ‘낙하산 후보 낙점’이란 비판과 함께 냉소적 반응을 보인다. 이유는 베네롱이 존 하워드 총리 이후 계속 낙하산 후보들이 당선됐기 때문이다. 방송인 출신인 맥신 맥큐, 테니스선수 및 스포츠 사업가 출신인 존 알렉산더, 주총리 출신인 크리스티나 키닐리 모두 자유당과 노동당 지도부가 선정한 낙하산 후보들이다. 세명 모두 거주지도 베네롱 지역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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