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발표 후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페니 웡 상원의원(노동당)을 동료 의원들이 축하하고 있다(AAP).

블랙스랜드(74%) 왓슨(70%) 1,2위.. 시드니 남서부 집중
한인 유권자 최다 지역구 베네롱 50.2% 반대

이번 우편 국민투표 결과를 전국 150개 연방 선거구별 찬반 현황으로 분석하면 흥미로운 점이 나타난다. 찬성이 과반 이상인 곳이 133개였고 반대가 과반을 넘은 곳은 17개에 불과했다. 결론적으로 연방 선거구별로도 찬성이 압도적인 우세였다. 

전국 주도의 시티와 인접 지역의 찬성 비율이 가장 높았다. 대체로 호주 출생자들과 유럽계 이민자들, 젊은층 및 고소득층 지역일수록 찬성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NSW의 찬성 비율이 58%(반대 42%)로 전국 최하인 점도 관심을 끈다. 

58%는 전국 평균 62%보다 4% 낮고 가장 보수적인 주로 알려진 퀸즐랜드(찬성 61%)보다도 3% 낮았다. 이같은 예상 밖 결과는 반대가 50% 이상인 17개 연방 선거구 중 12개가 시드니 서부와 남서부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이 중 다수가 노동당 의원이 당선된 지역구다. 자유당 지역구는 베네롱과 뱅크스 2개였다. 

시드니 서부와 남서부는 종교적으로는 가톨릭과 개신교 등 기독교 인구와 이슬람 인구가 가장 많이 거주하며 인종적으로도 중국계, 중동계, 남부 유럽계 등 비영어권 소수민족그룹이 많이 사는 지역이라는 특징이 있다. 

가톨릭교회, 성공회(앵글리칸), 이슬람 모스크가 신자들을 상대로 반대 켐페인을 적극 홍보한 점도 반대표 표출에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멜번, 시드니 시티 찬성 84% 전국 최고
웬트워스(턴불 지역구) 81%, 와링가(애봇) 75%

연방 선거구별 찬반 비율은 다음과 같다. 찬성 비율이 가장 높은 선거구는 멜번(시티)와 시드니(시티)로 각각 84%(반대 16%)에 달했다. 

그 뒤로 멜번 포트 82%(반대 18%)였고 말콤 턴불 총리의 지역구인 시드니 동부 웬트워스가 81%(반대 19%), 시드니 시티 인근인 그레인들러 80%, 브리즈번 80% 순이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강력한 반대론자인 토니 애봇 전 총리 지역구인 시드니 노스쇼의 와링가조차 찬성이 75%로 반대(25%)을 일방적으로 압도했다. 시드니 노스쇼(채스우드 일대)의 브래드필드는 찬성 61%, 반대 39%였고 혼스비 일대를 포함하는 베로라 지역구는 찬성 55%, 반대 45%였다. 그 외 주도의 시티는 켄버라 74%, 퍼스 71%, 애들레이드 70% 순으로 대부분 70%를 넘었다.

찬성 비율이 70%를 넘은 연방 선거구의 공통점은 주도의 시티와 인근 지역이며 상대적으로 호주 출생자와 유럽계 이민자, 젊은층 거주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시드니의 연방지역구별 찬반비율

반대 우세한 17개 연방 선거구 중
12개 시드니 서부, 남서부 집중 

150개 연방 선거구 중 반대가 50%를 넘어 우세한 선거구는 17개였다:

블랙스랜드(74%), 왓슨(70%), 맥마혼(65%), 웨리와(64%), 파울러(64%), 파라마타(62%),  치플리(59%) 이상 NSW, 칼웰(57%, 빅토리아), 바튼(56%, NSW), 마라노아(56%, 퀸즐랜드), 뱅크스(55%, NSW), 그린웨이(54%, NSW), 케네디(53%, 퀸즐랜드), 브루스(53%, 빅토리아), 미첼(51%, NSW), 그룸(51%, 퀸즐랜드), 베네롱(50.2%, NSW)

17개 연방 선거구 중 12개가 NSW에 몰렸다. 반대 비율 최다 지역(60% 이상) 톱 1-7위가 시드니 서부와 남서부 지역이다. 표를 보듯 반대가 과반 이상인 선거구는 시드니 북서부 지역인 베네롱과 힐스 지역인 미첼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시드니(시티)와 시티 인접지인 그레인들러, 리드(Reid, 찬성 52.7%)를 포위하는 모양새를 나타냈다. 이너 시드니는 유럽계, 고소득, 종교가 없는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페어필드를 포함하는 블랙스랜드(제이슨 왓슨 노동당 의원 지역구)는 반대가 전국 최고인 74%였고 찬성이 26%에 불과했다. 

인접 선거구인 왓슨(토니 버크 노동당 의원 지역구)은 라켐바, 켄터베리를 포함하는 선거구로 반대 70%, 찬성 30%였다. 파라마타도 반대가 62%로 찬성 38%를 압도했다. 이 지역에는 중동계, 베트남, 중국계, 인도계 등 비영어권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한다. 또 전통적으로 호주 출생자들 중에서는 가톨릭과 개신교 신자들이 많다. 

12월 16일 보궐선거가 열리는 베네롱은 반대(50.2%)가 찬성(49.8%)보다 약간 우세했다. 베네롱은 중국계가 약 20%를 차지하며 한국계 유권자 최다 밀집 선거구(약 5% 추산)다. 또 12월 2일 보궐선거가 열리는 NSW 내륙의 지방 도시 뉴잉글랜드(찬성 53%, 반대 47%)보다 대도시권인 베네롱의 반대 비율이 높은 배경에는 기독교 신자들과 중국, 한국, 인도계 등 이민자 커뮤니티의 압도적인 반대표 참여가 있었기 때문이다. 시드니의 한인 밀집 지역 중 하나인 스트라스필드와 리드컴, 홈부쉬를 포함하는 리드(Reid)는 찬성이 53%로 반대(47%)를 6% 앞섰다.    

⟨연방 선거구별 찬반 현황 ABC 방송 웹사이트 참조:
http://www.abc.net.au/news/2017-11-15/same-sex-marriage-results-ssm/9145636

가톨릭, 무슬림, 아시아계 비중 큰 지역
시드니, 멜번 반대 비율 높은 공통점 

시드니 서부와 남서부의 반대 비율이 높게 나타나면서 NSW의 전체 비율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이 지역은 비영어권 이민자 출생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 또한 종교적으로 다수의 가톨릭 및 개신교, 이슬람 신자들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시드니의 ‘바이블 벨트’로 불리는 힐스와 북서부(베네롱)도 포함된다. 2차 대전 이후 호주에 정착한 이민자들과 난민 출신들 외에 새 이민자들, 노인층, 소수민족그룹 등 다양한 형태의 보수 성향 유권자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사회경제적으로 시드니 남서부와 서부 외곽은 블루칼러 직종 근로자들(working class)의 홈타운으로 불렸다. 

동성결혼 합법화는 계층간 이슈(class issue)라기 보다는 도덕적 이슈(moral issue)라는 점에서 통계로 드러나지 않는 요인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혼동등성에 대한 문화적 거부감, 이민자 그룹의 보수적 가치관(conservative values), 가정에서 가부장제 전통을 중시하는 특성 등이 간접적인 요인으로 거론된다. 

전국에서 반대 비율이 가장 높은 시드니 남서부의 블랙스랜드는 유권자의 30%, 왓슨은 23%가 무슬림으로 전국 평균 2.6%보다 10배 가량 높다. 시드니의 이슬람 커뮤니티 지도자인 케이사르 트라드(Keysar Trad) 이슬람카운슬호주연합(Australian Federation of Islamic Councils) 전 회장은 “시드니 남서부에서 반대를 75% 이상 예상했다. 

이슬람과 기독교계 지도자들이 교인들에게 지속적으로 반대를 권유했다. 반대 켐페인이 보수 성향 이민자 그룹을 겨냥했고 그대로 반영됐다고 본다”면서 “노동당 의원들의 지역구에서 나타난 강한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의회 표결에서 찬성할 경우, 총선에서 역풍(backlash)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빅토리아주에서는 칼웰(Calwell)과 브루스(Bruce) 2개 선거구만 반대 비율이 찬성보다 높았다. 멜번 외곽 칼웰은 유권자의 72%가 부모 모두 해외 출생자로 레바논계와 중국계 이민자들이 호주 출생자들보다 많은 지역이다. 

호주 최다 이라크계와 터키계, 레바논계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한다. 이슬람 커뮤니티가 17.7%로 빅토리아 평균의 6배이며 가톨릭 유권자가 34%로 빅토리아 평균보다 12% 높다. 브루스 선거구는 중국계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커뮤니티 지도자인 버나드 아마(Bernard Amah)는 56.8%의 반대 결과를 환영했다. 그는  “적극적으로 반대 켐페인에 참여했다. 이 지역의 많은 주민들은 동성결혼은 자연 섭리를 거스르는 것(against nature)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반대를 했다”고 설명했다.   

시드니대 인구통계학자 자키아 호사인(Zakia Hossain)은 “많은 이민자들에게는 설문조사조차 규범을 벗어난(outside the norm) 것일 수 있다. 이민 1세대는 출신 국가의 전통적 및 종교적 가치관을 고수하는 경향이 높다. 이런 시각에서 이번 우편투표는 그들이 찬성을 하기에 매우 민감한 이슈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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