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끝까지 완료해서 미국과 협상하려는 전략이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문가의 전망이 나왔다.

황일도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교수는 27일 시드니 에핑클럽에서 열린 민주평통호주협의회(회장 형주백) 초청 한반도 대북 강연회 ‘북핵 교착 : 평양의 계산과 한국의 대응’에서 이같이 밝혔다.

황 교수는 “북한이 중국식 모델을 모방해서 핵무기를 끝까지 개발한 다음에 미국과 협상을 하려는 방향으로 올 10월부터 전략을 수정했지만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성공 가능성이 낮은 이유로 “북한은 미국과 장기간 게임을 할만큼 능력이 안된다. 또한 중국만큼 영토가 크지 않다. 작은 영토에서 발사하는 핵무기는 미국이 방어하기에 용이하다. 미국은 북한을 한방에 격파하는 것은 어렵지만 북핵 억제는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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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추정해봐도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고 넘어가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의 입장차이도 있다. 북한의 핵 보유를 한국은 수용 가능하지만 일본은 절대 수용 불가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황 교수는 질의응답을 통해 한국 정부가 사용 중인 대북 ‘압박과 대화’ 대책에 대해 “역사적으로 이 전략이 성공한 적이 있고, 현실적으로 다른 대안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미래 대응에 대해 과거 소련의 핵무기 보유에 대한 프랑스, 독일, 영국의 상이한 대응책을 예로 들며 “한국이 가야할 길은 프랑스처럼 독자적인 핵 또는 미사일 능력 보유 방식과 독일처럼 미국과 더욱 긴밀히 협력해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하는 방식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장기적으로 둘 중 하나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 개인적으론 프랑스식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는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이 어려운 이유로 “정전협정은 미국, 중국, 북한이 맺었다. 한국은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북한은 한국을 협상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북한은 평화협정을 맺으려면 미군이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밝혔다.

이날 강연회엔 민주평통 자문위원 부부 100여명이 참석했으며, 형주백 민주평통 회장과 윤상수 시드니총영사가 인사말을 전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기원 동영상을 관람하고 참석자들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른 뒤 행사가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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