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방영된 ABC TV의 Q&A 에 단독 패널로 출연한 말콤 턴불 총리

베네롱 보궐선거에 전국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영방송 ABC는 지난 11일(월) 생방송 토크쇼 Q&A를 말콤 턴불 총리의 단독 패널로 진행했다. 버지니아 트리올리가 진행을 맡았다. 

ABC 방송 제작진은 “11일 생방송 Q&A에는 1년 만에 턴불 총리를 단독 출연시키는 특집이다. 주요 이슈인 베네롱 선거와 관련해 한인과 중국인 커뮤니티에서 많이 참석해 질문을 했으면 한다"라며 지난 주 AAAB(호주아시아베네롱연합, 회장 저스틴 리)와 한호일보에 연락을 해왔다. 또 방청객들의 편의를 위해 이스트우드에 버스까지 보냈다.

하지만 이날 방송은 베네롱 선거와는 전혀 관계없이 진행됐고 베네롱에서 참석한 방청객들은 '들러리'에 불과했다. 관련 질문 기회가 전혀 주어지지 않았다.

기자는 사전에 '457 비자폐지와 영어시험 상향 등 시민권 시험강화 관련’ 질문을 보냈고 방송국측으로부터 "질문이 채택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당일 얼티모의 ABC스튜디오에서 방송 직전 담당자는 “질문자로 선정되지 않았다”며 ‘책임 PD의 전적인 권한이라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답변했다.

이날 질문자로 선정된 20여명 중 한인과 중국인 등 아시안계 질문자는 한 명도 없었다. 턴불 총리는 방송을 시작하며 “이번 베네롱 선거에서 존 알렉산더를 지지해달라”고 당부했을 뿐 베네롱 지역 관련 내용은 프로그램 내내 찾아볼 수 없었다.

방청객으로 참가한 김신일 변호사는 “원주민, 이중국적, 장애인 문제 등 모두 중요한 이슈다. 하지만 최소한 질문자 중 성별. 나이별. 츨신 국가별로 안배하는 기본적인 룰마저 지켜지지 않았다. 공영방송이 이런데 상업방송 등 호주 언론계는 어떻겠는가?”라고 반문하며 공영방송으로서의 객관성에 강한 이의를 제기했다.

방송이 끝나고 기자는 피터 멕케보이 책임 PD에게  베네롱 주민들을 질문자에 넣지않은 점과 이민자들에게 중요한 이슈들이 빠진 이유 등을 질문하자 “질문이 너무 많아 선택되지 않았다”는 궁색한 답변을 했다.

턴불 총리는 이날 대담 중 ‘노동당보다 더 나은 자유당’을 선전하면서 “호주는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다문화주의 국가다. 나는 호주 국민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며 국민의 행복을 위해 봉사하는 정치가’라는 점을 누차 강조했지만 이날 스튜디오에서 이 같은 주장은 립서비스일 뿐임이 그대로 드러났다. 

생방송을 스튜디오에서 지켜보면서 “미디어 업계에서 진정한 다문화주의가 정착하려면  갈 길이 아주 멀었다”라는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이런 심정 때문인지 베네롱 보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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