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마약성 진통제인 옥시코돈

미국처럼 ‘약물 중독사회’ 직면 위험
백만 명이 넘는 호주인이 오피오이드계 진통제와 같은 처방약에 중독됐거나 남용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오피오이드(opioid)는 아편과 같은 효과를 가진 마약성 약품으로 복용자의 18%는 의사 처방을 받지만, 50% 이상은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바로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호주보건복지연구소(Australian Institute of Health and Welfare)의 통계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5년 중반까지 약 3년간 오피오이드 처방 건수는 24%, 마약성 진통제인 옥시코돈(oxycodone)은 60%나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빠른 시일 내에 처방전 안전 조치가 강화되지 않으면 호주 또한 역사상 최악의 약물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과 같은 아편 중독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작년 한 해동안 미국에서 발생한 약물 관련 사망자는 6만 명으로 이중 2만 명이 마취 및 진통제로 사용되는 펜타닐(fentanyl) 등의 합성아편제로 인해 사망했다.

호주는 뉴로펜 플러스(Nurofen Plus)와 파나딘(Panadeine)과 같이 모르핀과 유사한 약리작용을 지닌 코데인(codeine) 함유 약품 구매 시 반드시 의사 처방을 받아야만 하는 방안을 내년 2월부터 시행한다.

또 연방 정부는 중독성이 강한 약물을 대상으로 실시간 처방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 약 1600만 달러를 투입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되지 않았으며 시스템 구축에 최소 1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호주의약품협의회(Pharmaceutical Society of Australia)의 셰인 잭슨 회장은 실시간 처방 모니터 시스템과 함께 환자의 만성 통증 관리에도 더욱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주제약협회(Pharmacy Guild of Australia)의 조지 탐바시스 회장 또한 다량의 약물 처방전을 들고 병원을 나서는 환자들을 우려하며 이들이 중독성 약물을 장기간 복용하지 않도록 애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주의 약물 관련 사망자 수는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넘어섰다. 2016년 교통사고로 사망한 자는 1290명인데 비해 약물 관련 사망자는 최소 1800명으로 추정된다. 이중 약 550명은 옥시코돈(oxycodone)과 모르핀(morphine), 코데인(codeine)과 같은 처방용 진통제와 관련 있으며, 663명은 벤조디아제핀(benzodiazepines)계 신경안정제 및 수면제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벤조디아제핀 처방은 2010년 이후 감소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2014년과 2015년 사이 디아제팜(diazepam)과 테마제팜(temazepam) 처방 건수가 각각 181만 건, 157만 건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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