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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신년문예 당선작 발표]시 21편, 수필 18편, 소설 2편 응모
한호일보 | 승인 2018.01.11 17:20

• 당선
시 : 김성은 <귀항 길 아침>

• 가작
수필 : 안선옥 <겨울은 가고 봄은 오는가> 

한호일보 주최, 한국문예창작학회 심사 주관

2018 한호일보 신년문예의 시 부문에 5명이 21편을 응모했다. 수필에서는 8명이 18편을 응모해 가장 많았다. 단편 소설에 2명이 2편을 응모했다. 동시와 동화 부문에서는 아쉽게도 응모작이 없었다. 당선은 시 응모작에서 선정됐고 수필에서는 가작이 나왔다.

올해부터 한호일보 신년문예는 본사가 단독으로 주최했고 한국문예창작학회의 이승하 시인(중앙대 교수)와 박덕규 소설가 겸 시인(단국대 교수)이 심사를 맡았다. 응모작 전체를 예심 없이 심사위원들에게 보내 심사를 거친 결과, 당선작(시)과 가작(수필) 각각 선정됐다. 

2월 중 열릴 2018 한호일보 신년문예 시상식은 추후 확정 공지될 예정이다. – 

편집자 주(註) 

[심사평]

이승하(시), 박덕규(수필, 소설) 

“응모작 최대 약점은 ‘시란 무엇인가’ 인식 부족” 
동화, 동시 응모작 없어 아쉬움

2018 한호일보 신년문예 응모작은 편수 면에서는 수필이 제일 많았고 시가 그 다음이었고, 소설이 예상보다 적었다. 한국에서는 강세라고 할 수 있는 동화와 동시 부문 응모작이 없었던 것은 너무나 아쉬웠다.

행과 연을 나눠 쓰면 시가 되는 것이 아니고 운문이어야 시다. 즉 운율이 있는 글이어야 시가 될 수 있는데 응모작의 최대 약점이 시란 무엇인가에 대한 인식의 부족이 아닌가 한다.

 <시와 그림이 만나는 곳에서> 외 8편의 시(윤여준)는 대체로 짧고 명징하지만 문장은 뜻밖에도 길어 긴장감이 떨어진다. 맺고 끊는 시의 맛을 보여줄 줄 알아야 한다. <투명인간> 외 2편(전옥경)은 상큼한 상상력에도 불구하고 설명조의 전개가 많이 아쉬웠다. 시란 설명조로 흐르면 진술이나 사설이 되고 만다. <들꽃> 외 2편(강형섭)은 순수한 마음은 깊은 공감을 주지만 현대시의 흐름을 잘 모르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다. 

실험정신이 그나마 살아 있는 <자유를 몸에 새긴 날>(전소현)은 무거운 한자 시어들이 계속해서 나와 관념에 치우진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시에 너무 힘이 들어가 있다고 할까, 시어 중에서도 우리말의 자유로운 운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울룰루> <낙장불입> <귀항 길 아침> 3편을 응모한 안젤라 김(김성은)의 경우, 이 3편 중 어느 시를 당선작으로 할까 고민하게 했다. <울룰루>는 우주적 상상력에 입각해서 쓴 진폭이 아주 큰 작품이지만 일상성과 구체성의 세계가 아닌 신화의 공간이어서 실감이 가지 않는 약점이 있었다. <낙장불입>은 유머도 있고 세태풍자, 인간풍자가 여간 재미있지 않았지만 시가 아니라 산문에 가까웠다. 30행이 넘게 전개되는 동안 연 구분이 안 되어 있어 답답함도 주었다. <귀항 길 아침>은 아내가 임신한 상태에서 원양조업에 나선 뱃사람의 시각으로 시를 끌어간다. 언어를 다루는 시인의 보폭이 위풍당당하다. 군데군데 산문적인 어조가 걸리기는 하지만 머지않아 태어날 새 생명에 대한 기대가 독자의 가슴까지도 설레게 한다. 시가 인식의 새 발견이며 언어의 최초 발명품임을 잘 알고 있는 분이다. 호주 시단을 빛나게 할 튼튼한 재목의 확보에 큰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현재를 성찰하는 단계 진입 못한 응모작 많아”

시에 비해 수필에서 응모작이 많았다. 아마도 이민 생활을 비롯해서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글로 남기고픈 마음이 커진 거라 짐작된다. 이 점, 살아온 삶을 반추하며 자신의 현재를 성찰하는 글로 수필이 가장 어울린다는 장르적 판단을 낳기도 한다. 그런데 응모작의 대부분은 ‘삶을 돌아보며 말한다’는 점에서 수필다웠지만 ‘자신의 현재를 성찰한다’는 단계까지 나아가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 <엿치기 엿치기 엿차차> 외 1편을 응모한 이상조, <겨울은 가고 봄은 오는가> 외 2편을 응모한 안선옥, <옷장 속의 친구> 외 1편을 응모한 윤병철 세 분의 수필이 최종 평가 대상이 되었다. <엿치기 엿치기 엿차차>는 어린 시절 엿장수에게 엿을 사먹던 추억을 회상하고 있는 글로 구체성과 흥미로움에서 볼 만했으나 글의 짜임이 약했고, <옷장 속의 친구>는 죽은 옛 친구를 만나러 가는 상황이 특별했지만 설명하는 말과 묘사하는 말의 균형이 약했다. 

<겨울은 가고 봄은 오는가>는 ‘손주바보’가 된 여느 집 노년 풍경을 그렸으되 평범한 가족사랑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었다. 오늘날의 가족이 대개 부모 세대 → 자식 세대의 대물림으로 이어지며 형성된다는 일반적인 생각에 머물지 않고 각 세대간 ‘서로 다른 구성의 옷을 입고 함께 공존’하는 것이라는 당당한 진단으로 나아갔다. 글 곳곳에 구사되는 자연 묘사도 돋보였다. 반면, 수필 장르에 대한 보다 전문적인 인식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아쉽게 가작에 머물렀다.

소설 분야에서는 입상작을 내지 못한다. 다만 <꽃문신>(김동욱)에서 소재가 주는 흥미로움, <아름다운 죄>(차혜란)에서 화자의 내면 풍경 등은 볼 만했다. 두 편이 모두 소설로서의 뚜렷한 골격을 못 만든 아쉬움이 컸다. 정진을 바란다.

[당선 소감] - 시 <귀항 길 아침>   김성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작가를 꿈꾼 적이 없습니다. 글을 참 잘 쓴다는 말을 하이스쿨 다닐 때 교회 학생부 지도교사 선생님에게서 몇 번 들은 적이 있으나 그렇다고 제가 글쓰기 재능이 있다는 생각은 결코 해 본적이 없습니다. 제게 있어 문학은 그저 생활이고 생각이고 경험이며 이러한 일들을 일기 쓰듯이 글로 표현해 보는 것이었습니다. 직업이 간호사이다 보니 여러 계층의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지금까지 대화를 나눈 환자들이 수없이 많기에 이번에 수상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소재를 제공해 준 환자가 어느 분인지조차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때그때 대화를 나누다 들은 간접경험들을 시의 형식을 빌려 표현해 보았고 그것들 중 몇 개를 골라 보았는데 이토록 넘치는 평가를 주시다니요. 

새해를 맞이하며 날아든 소식에 한참 동안 가슴이 뛰었습니다. 이제 새로 갖게 된 이 약간의 자신감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아직은 분명하지 않습니다. 조금 더 찬찬히 그리고 천천히 나아가봐야 알 것 같습니다. 거창해지지 않으려 합니다.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부모님을 생각하고 동생을 생각하다 침대에 누워 잠든 한 남자를 바라봅니다. 어떤 경우에도 내편이 되어주는 남편과 가족들이 오늘은 그냥, 마냥, 고맙습니다. 그리고 심사위원 선생님께 특별히 감사하고 제가 만났고 만나야 하는 많은 환자들에게도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가작 입선 소감] - 수필 <겨울은 가고 봄은 오는가>   안선옥 

조그만 앞 마당에 고추모종을 얻어 심었다. 길러내는 게 만만치가 않다. 자칫 주는 물이 넘쳐 나도, 게으른 탓에 물이 부족해도, 햇볕을 너무 많이 받아도, 햇볕이 너무 없어도 금새 이파리가 시들시들 축 늘어진다. 연한 줄기가 살아남을 지 불안하다. 

내 인생의 앞자락에 이제 글 나무 모종도 심었다.  쓰고 읽고 생각하기를 게을리하지 않으려 한다. 이파리가 축 늘어진 것 보다는 싱싱한 생명력을 보여주며 추수 때는 예쁜 열매까지 맺는 글나무가 훨씬 보기 좋겠으니 말이다. 
척박한 이국 땅에서 남편과 사위를 비롯한 아들, 큰 딸과 작은 딸 그리고 두 손자 녀석의 열렬한 지지가 고맙고 감사하다.

한호일보  info@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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