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 영향력 있는 더 좋은 정책을 만들고 싶다”
법조계 규제하는 법규 수정 보완하는 중책 담당
“한인 변호사들, 고객서비스에 최선 다해야 한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전공 선택해야 평생 행복”

호주 한인사회 역사가 깊어지면서 주류사회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한인 차세대들도 많아지고 있다. 한호일보는 차세대들의 성공 경험을 공유하고 유능한 차세대를 발굴 육성해 한인사회 발전에 일조하기 위해 새해부터 ‘한인 차세대 릴레이 인터뷰’를 시작한다. 
‘한차레 인터뷰’는 기존 인터뷰 대상자가 다음 인터뷰 대상자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많은 관심과 성원 당부드린다. – 편집자 주(註)


 “더 높은 직책으로 올라가 사람들에게 영향력 있는 더 좋은 정책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 목표입니다.”

19일 마틴플레이스 소재 MLC센터의 사무실에서 만난 법률서비스위원회(Legal Service Council)의 김정은(영어명 쏘냐 김) 선임 정책 자문관(senior policy adviser)은 이렇게 장래 포부를 밝혔다.

그는 NSW와 빅토리아 주정부가 공동 운영하는 법률서비스위원회(LSC)에 2017년 4월 영구직으로 취직했다. LSC는 두 주정부가 변호사 업계를 단일 법률 체제 아래서 관리 통제하기 위해 2015년 7월 발효시킨 ‘법률직 통일법’(Legal Profession Uniform Law)에 따라 신설된 정부기관이다.

LSC는 변호사들의 자격과 조건, 상관습과 행동강령, 수임료와 징계 등을 규정한 법규들을 수정, 보완, 건의하는 일을 한다. 이를 통해 변호사 서비스와 비용에 대한 접근성과 선택권을 높여 고객과 일반인을 보호하고 변호사 업계의 질적 향상을 도모한다. 법률업계를 감시 규제하는 막강한 역할이다.

현재는 전국 변호사의 약 70%를 차지하는 NSW와 빅토리아의 변호사들만 규제 대상이지만, 향후 전국 8개 주를 모두 통합 관리하는 것이 목표다.

LSC는 5명의 이사로 구성되며, 김 자문관을 비롯한 6명의 전문가들이 실무를 지원한다. 그래서 김 자문관은 정부나 변호사협회 관계자들과 교류 협의할 일이 많다.

“제 적성에 너무 잘 맞는 일자리다. 법적 전문 지식이 있고, 정부 업무처리 과정도 이해하며, 변호사협회와 소비자도 알아야 한다.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도 원활해야 하며 프로젝트 관리(project managing) 능력도 필요하다. 특별히 힘든 일도 없는 행운의 직장이다.”

● 다양한 공직 경력 거치며 능력 인정 받아 = 김 자문관은 ‘꿈의 직장’을 찾기까지 많은 경력을 거쳤지만 자신의 좌우명처럼 ‘후회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부모를 따라 호주로 이민온 그는 시드니대 상대에서 노사관계학(industrial relation), 법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변호사다. 

그는 현재 NSW변호사협회(NSW Law Society)와 케이리더스(KAY Leaders)의 회원이며, 정신질환 예방 단체인 마인드블랭크(Mind Blank)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대학생 때의 연방의회 인턴 경험을 계기로 졸업 후 캔버라의 호주공공서비스(Australian Public Service)에서 공직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6년 근무 후 새로운 경험을 위해 사표를 내고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캄보디아 근무 자원봉사 프로그램에 2년간 다녀왔다.

호주국립대(ANU)에서 법대생들에게 변호사가 되는 과정 강의와 시드니대 경영대학원에서 노사관계학 강의에 또 1년을 투자했다.

그리고 호주법률개혁위원회(Australian Law Reform Commission)에서 장애인들 문제 조사에 1년, ‘국방부 학대 대응 전담반’(Defence Abuse Response Taskforce)에서 군대 내 학대 문제 조사 보고에 1년을 보냈다.

호주등급위원회(Australian Classification Board)의 영상물 등급 심사 개혁에 1년 참가하고, 아동 학대 특검’(Royal Commission on Child Abuse)에서 어린이가 안전한 학교 만드는 방안 보고서 작성에 1년간 몸 담았다.

약 6년간 다수의 굵직한 1년 단위 계약직을 경험한 뒤 현재의 LSC에 정착했다. 대학 졸업 후 14년 대부분이 공익을 위한 법률 관련 업무인 공직 생활의 연속이었다.

● 공직의 강점은 ‘일과 삶의 균형’ = 김 자문관은 공직의 최대 장점으로 ‘일과 삶의 균형’을 꼽았다. “법률회사 다니는 친구와 저녁을 먹고 나면 나는 집으로 가는데 친구는 회사로 돌아간다. 주말에도 일하러 가는 친구가 있다.” 그는 또 “공직에 들어 오려면 글쓰기를 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공직생활 성공 비결로 자신과 동료의 강점 활용을 꼽았다.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리고 혼자 파악하려 하지 말고 잘 아는 동료에게 물어보는 게 현명하다. 자신의 장점을 잘 활용하고 약점은 집착하지 말고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후배들에게는 자신의 인생을 부모의 결정에 전적으로 맡기지 말 것을 당부했다. “대학 진학 때 부모의 결정에 너무 의존해선 안된다. 자기가 잘하고 좋아하는 공부를 해야 평생 행복하다. 부모 설득이 안되면 자신을 믿어라. 조용할 때 들리는 소리가 자신의 진심이다. 결정은 자신의 몫이다.”

그는 건강과 여행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저는 요가와 명상으로 건강을 유지한다. 요가 자격증을 따서 요가를 가르치고 있다. 달리기도 평소 꾸준히 하며 하프 마라톤도 참가해봤다. 여행은 최고의 인생교육(life education)이다. 많은 자신을 발견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자연의 경이에 감사하게 된다.”

그는 한인사회 변호사들에게 고객들을 진심으로 대해줄 것을 충고했다. “일부 변호사들이 고객을 나쁘게 이용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고객을 고맙게 여기지 않고 당연시 하는 것은 잘못이다. 고객서비스에 최선을 다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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