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전에서 승리한 정현

한중일 위주 스폰서, 중계 계약 급증 

호주오픈 6회 우승자인 노박 조코비치(세계랭킹 14위)를 제압하며 스타로 급부상한 정현(59위)이 ‘아시아 테니스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Korea’s Chung leads Asian tennis charge)’
호주 경제지 오스트레일리안 파이낸셜리뷰(AFR)지의 23일 기사 제목 이다.

호주오픈 조직위원들은 정현과 이번 대회 여자단식에서 4라운드까지 진출한 일본의 나오미 오사카(Naomi Osaka, 72위)와 대만의 수-웨이 치에(Su-Wei Hsieh, 88위), 3명의 아시아 선수들의 선전을 무엇보다 반기고 있다. 거액의 방송사 중계권과 기업 후원 제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현이 조코비치를 물리친 22일 저녁 남자단식 8강전은 한국의 JTBC스포츠에서 역대 그랜드슬램대회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로저 페더러와 라파엘 나달이 격돌한 호주오픈 결승전 보다 시청률이 4배나 높았다.

호주오픈에서 3명의 아시아 선수가 16강까지 진출한 것은 최근 18년 중 올해가 2번째에 불과하다. 

경기장에서 정현을 응원한 한인들

정현은 자신의 호주오픈 연승에 대해 한국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국에서 테니스는 야구, 축구, 농구, 아이스 스케이팅에 이은 5번째 인기 스포츠라고 밝혔다.

하지만 2001년 윔블던 남자단식 우승자인 고란 이바니세비치(Goran Ivanisevic)가 장래의 세계 톱 10 선수로 꼽은 21세의 정현이 계속 좋은 성적을 낸다면 이 인기 순위는 조만간 급변할 수도 있다.

호주테니스협회(Tennis Australia)의 국제 사업 담당 책임자인 벤 슬랙은 스포츠에이전시 옥타곤(Octagon)의 연구 결과, 한국에서 테니스 참가자들은 다른 아시아태평양 국가들 보다 더 정기적으로 경기를 하고 클럽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슬랙은 “하지만 한국의 팬들은 아태지역 국가들 대비 평균적으로 테니스를 더 적게 본다. 이는 관객으로서 테니스의 주요 소비자가 될 상당한 기반을 갖추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들은 단지 정현과 같은 자국의 영웅을 필요로 한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아태지역에서도 테니스의 인기는 급등하고 있다. 호주오픈 조직위원들은 15년 전 호주오픈을 처음으로 ‘아시아 태평양의 그랜드슬램(The Grand Slam of Asia and Pacific)’이라고 부르며 한국의 기아자동차와 메이저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는 선견 지명을 보였다. 

노박 조코비치와 경기 후 큰 절을 올린 정현

올해 호주오픈에 도전한 전체 선수들 가운데 아태지역 출신은 역대 가장 많은 111명으로 약 20%를 차지했다.

최근 몇 년간 호주테니스협회는 세계 최대 인구 및 2대 경제 대국인 중국에 많은 공을 들였다. 이는 공교롭게도 리나(Li Na) 선수의 2014년 호주오픈 여자단식 우승으로 이어졌으며, 이 결승전 경기는 1억명 이상의 중국인들이 TV를 통해 시청했다.

호주테니스협회는 홍콩에 홍보 사무실을 개설했으며, 상하이와 베이징에 지역 대표를 두고 있다. 또한 중국 생수 브랜드 갠튼(Ganten)과 5년 간 후원 계약을, 중국 디지털 방송사 iQIYI와 2021년까지 중계 계약을 맺었다. 소셜미디어팀은 위챗(Wechat)과 웨이보(Weibo)에 정기적으로 공지하며, 중국인 고객들에게 관광 패키지 상품을 직접 판매하고 있다.

게다가 주하이(Zhuhai)에서 아태지역 와일드카드(Wildcard) 플레이오프 경기를 주관하고, 청두(Chengdu)의 학교에서 테니스 교실도 운영한다. 올해 하반기엔 중국에서 호주오픈 아카데미(AO Academy)를 개설할 계획이다.

16강전 승리 후 기뻐하는 정현

호주오픈 조직위원들은 호주오픈을 시청하는 세게 200개국의 약 9억 가정 중 약 40%는 아시아에 있다고 추산한다. 여기엔 중국 5개와 일본 2개 등 멜번 현지에서 생중계하는 8개 방송사도 포함된다.

새로 탄생한 영웅 정현이 아시아권의 테니스 열풍에 핵심 스타가 됐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