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보완성 등 완벽한 파트너로 비유 가능”
"양국 정상회담 성사위해 적극 노력"
"동포 편의 증진위해 호주도 공관 늘려야"

"한국과 호주 정상회담 추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조만간 실현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지난 11일 부임한 이백순 신임 주호주대사(59)는 “한호 관계는 현재의 ‘발전하는 동반자 관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양국정상 회담 추진 등 관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20일(화) 캔버라 대사관에서 한호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이 대사는 양국 관계 발전 방안 및 중점 추진 계획, 워킹홀리데이비자소지자들의 안전 등 현안에 관해 설명했다.

▶ 호주는 처음인가? 호주에 대한 첫인상은?
“직접적인 인연은 없다. 출장으로 몇 번 다녀간 적이 있다. 일단 광활한 나라다. 한국에 있을 때보다 직접 와서 보니 국가 발전 잠재력이 매우 큰 나라라는 느낌을 받았다. 또 짧은 시간이지만 인구구성이나, 자연환경, 경제발전, 복지 등 모든 것이 조화롭게 이뤄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호주도 관계 격상 필요성 공감” 

▶ 한호 관계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양국 관계를 격상시켜야 한다. 현재 한국과 호주는 ‘발전하는 동반자 관계’다. 이런 관계는 한국이 맺고 있는 다른 국가들과의 수준과 비교할 때 상당히 낮은 단계다. 호주도 관계 격상 필요성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공감하고 있다. 객관적으로 호주 고위 관계자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에 비교해 상대적으로 한국 고위직의 호주 방문은 적다는 것이 호주 정부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한국이 호주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양국이 더 높은 단계의 관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바라보는 시각이 같아야 한다. 어떤가?
“한국과 호주의 관계는 세계 그 어떤 국가들과의 관계와 비교해도 완벽하게 이익충돌이 없다고 본다. 미래를 봤을 때 전략적 이해관계가 크고, 경제적으로도 굉장히 상호보완적이다. 개인적으로는 양국의 관계를 ‘완벽하게 어울리는 파트너(perfectly matching partner)’라고 표현하고 싶다. 이런 관계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또 양국관계는 톱니바퀴와도 같다. 잘 맞물리기만 하면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아직은 조금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 아직 양국 정상간의 공식 만남이 없었다. 혹시 계획이 있는지?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다만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양국관계 격상 필요성과 한국의 신남방정책 천명에 따라 조만간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

▶ 이전 정부에 비교해 호주에 대한 한국 정부의 변화된 정책 측면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신남방정책에는 아세안 국가, 인도, 호주를 대상으로 하며 주로 아세안 국가와의 경제적, 인적 교류 및 협력의 강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신남방정책에 따라 균형있는 외교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이 같은 관점에서 한국 외교안보의 청사진을 볼 때 호주는 상당히 전략적으로 중요한 파트너다. 호주에 대한 관심을 더 가져야 한다.”

▶ 최근 발표된 호주 외교백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호주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국제법 준수와 남중국해 항공 자유, 일본의 군사훈련 등 미국의 입장에 많이 동조하는 듯한 경향을 보인다. 반면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강조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양국의 입장차이가 드러난다. 어떻게 보는가?
“한국과 호주는 함께 전략적으로 고민하고 나아가야 하는 국가다. 그런 측면에서도 동일하다. 하지만 근본적인 차이점은 한국은 세계 4강이 주변에 위치한 국가다. 특히 남북한이 나뉘어 있는 통일을 이뤄내야 하는 국가이고, 지정학적 측면으로도 대륙인 중국과 붙어있는 반도국가다. 반면 호주는 해양국가이고 지정학적으로도 상당히 편안한 위치에 있는 국가다. 그런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중국을 가까이하거나 미국을 멀리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북한 인권 이슈..우선순위가 다를 뿐”

▶ 호주는 북한 인권 및 핵무기 개발에 관해 꾸준히 비난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선 어떻게 보는가?
“호주는 원래 인권에 대한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북한 인권유린에 대해 지적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한국은 한반도 긴장 완화와 전쟁 발발의 위협도 막아야 한다. 나름대로 고민이 있다. 한국 정부도 당연히 인권을 중히 여기지만 정책 우선순위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 입장이 다르지 않지만, 우선순위가 다른 것 뿐이다.”

▶ 한인 커뮤니티 관련 질문을 하겠다. 북미 국장 재임 시절 미주 한인유권자 연대 창립에 많은 도움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 호주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있다. 도와주겠는가?
“당연하다. 미국에서 겪었던 여러가지 일들을 경험삼아 가능한 일이라면 물심양면으로 돕겠다.”

“동포사회, 좋은 의견 많이 제시해달라”

▶ 대사관 문턱이 너무 높다는 일부 한인 사회내의 지적에 대해선?
“호주 한인사회는 자산이 많다. 한인사회와 대사관이 협업해서 많은 일을 진행했으면 한다. 대통령께서도 ‘사람중심의 외교’, ‘국민과 함께 하는 외교’라는 말씀을 하셨다. 외교는 외교관의 전유물이 아니다. 대사관이 문화외교 등에 나설 때 한인사회가 많이 도와달라. 또 동포들의 좋은 의견을 많이 제시해 달라. 귀 기울여 듣겠다.”

▶ 최근 브리즈번 총영사관 설치에 대한 동포들의 요청이 커지고 있는데
“막상 와보니 한국은 호주에 대해 피상적으로 아는 면이 크다고 생각한다. 동포들 입장에서 봤을 때 총영사관이나 분관 등이 더 많이 생겨야 한다. 대사관 입장에서도 특히 재외국민의 안전문제나 다른 안건에 대해서도 발 빠른 대응을 위해서는 더 많은 공관이 생겨나야 한다. 예를 들어 서부 호주의 경우 관할이 캔버라 대사관이다. 무슨 일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급히 대응하겠는가? 사실 호주와 비슷한 국토면적을 지닌 중국이나 미국, 캐나다 등을 놓고 단순 비교하자면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부분을 조정하는 것이 임무라고 생각한다.” 

▶ 한인 워홀러와 유학생 등 보호 방안은?
“워홀러 안전문제는 중요한 사안이고, 우선순위 중 하나다. 한인 워홀러들이 안전한 호주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홍보와 계도 활동을 높일 것이다. 특히 이와 관련해 앞으로 호주 내 치안 담당 관계자들과 많이 만날 계획이다. 각 지역에서의 워홀러나 자국민 관련 사건 발생 시 신속하게 연락을 취할 수 있는 긴급연락 통로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는 별개로 워홀러 스스로도 안전에 대해 경각심을 높여줬으면 한다.”

▶ 단기 대사관 중점 추진 계획이 있다면?
“일단 캔버라 대사관 관저 및 청사 증축계획이 있다. 현재 지연되고 있는 사업을 조속히 진행하겠다. 특히 대사관 민원실의 경우 협소해 동포들이 이용하기 불편하다. 빠른 시일 내에 개선하려고 한다.”

▶ 혹시 본인을 설명하는 키워드가 있는가? 예를 들어 시인, 최순실 등..
“별명이나 특징 등 특별한 것은 없다. 생각한 바 옳은 길이고 맞는 길이라면 소신을 지킨다.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면 타협하지 않는다.” 

“주별 한인사회 연대 필요”

▶ 마지막으로 한인 사회에 대해 인사와 격려를 부탁한다.
“호주 한인사회는 규모도 크고 호주사회에서 굉장히 모범적인 커뮤니티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잘해오셨던 만큼 앞으로도 더 잘하실 것이라고 믿는다. 한가지 바라는 점이 있다면 지역별 한인사회가 더 하나로 뭉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이를 통해 호주 내에서 한인 정치력을 신장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그것이 한인사회나 고국, 양국관계에도 큰 도움이 된다. 호주 한인들은 양국을 이어주는 가교라는 사실을 늘 기억해 달라. 대사관도 최선을 다해 돕겠다.”

◈ 신임 이 대사(59)는 1985년 외교부에 입부(외시 19회)한 뒤 안보정책과장,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인사기획관, 북미국장, 주미얀마 대사, 국회의장 특임대사 등을 거친 정통 외교관이다. 1959년생으로 경북고와 서울대 독어독문학과(부전공 외교학), 미국 버지니아주립대 국제정치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이 대사는 2013년 '세월에 등 기대어'라는 제목의 시집을 펴냈다. 문단에 등단한 적은 없지만 틈틈이 시를 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대사와의 인터뷰는 https://www.wavetv.net.au/k-interview를 통해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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