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 더운 날씨에 잘들 지냈니?^^ 지금 혹시 몇 시 인줄 아는 사람?

D : 10시요. 우리 수업이 10에 시작하니까요.

T : 음...확인해보니 정확히 10시 3분이네. 아이쿠! 벌써 3분이 지났어. 슬슬 공부를 시작해보자. 오늘은 시계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 거야. 조금 전 선생님은 핸드폰 시계를 보고 정확한 시간을 알았지만, 시계가 만들어지기 이전엔 사람들이 어떻게 시간을 알았을까? 

H : 새벽이 되면 닭이 울어서 시간을 알려줘요.

D : 닭이 아프거나 죽으면 시간을 알려줄 수 없으니까, 해가 뜨는 것을 보고 시간을 알았어요.

M : 모래시계도 있어요. 아주 작은 구멍으로 모래가 떨어지면 뒤집어 놓고 시간을 잴 수 있어요. 타이머처럼요. 

T : 맞아. 그럼 이제 두 개의 사진을 보고, 무엇인지 얘기해 보자.

D : 접시랑 굴뚝같아요. 

M : 오른쪽 그림은 기차 연기 나오는 부분 같아요,

H : 그릇이랑 항아리처럼 생겼어요.

J : 왼쪽은 해시계인 것 같고, 다른 사진은 우물처럼 생겼어요.

T : 두 개 모두 시계란다. 놀랍지? 왼쪽은 해시계[앙부일구], 오른쪽은 물시계[자격루]야. 그럼 해시계는 어떻게 시간을 알려주었을까?

M : 아하! 해가 움직이니까 그림자로 알 수 있어요. 

D : 중간에 있는 뾰족한 게 시계바늘인 것 같아요.

H : 그런데 그릇 중간에 줄이 많이 그려져 있어요. 그리고 그릇 바깥에 글씨 같은 것도 새겨져 있어요.

J : 나는 옛날에 접시랑 나무젓가락으로 이거 만들어봤어요. 처음 해 그림자에 크레파스로 표시해놓고, 잠깐 놀다 왔는데 그림자가 다른 곳으로 가 있었어요.

T : 맞아. J가 아주 자세하게 말해줬어. H말대로 그릇 안에 줄도 많이 그려져 있어. 그럼 왜 이런 모양으로 만들었을까?

M : 선으로 시간을 표시한 것 같아요. 시계에도 1부터 12까지 작은 줄이 표시되어 있잖아요. 시계 바늘이 한 칸씩 똑딱똑딱 움직여요.

T : 와우 잘했어. M말대로 더 자세한 시간을 알려주기 위해서 선을 그려 넣은 거란다. 또 글씨를 모르는 사람들이 시간을 알 수 있도록, 시간에 따라 열 두 동물을 그려 넣었단다. 동물의 모양을 보고 시간을 알 수 있는 거지. 그럼 열 두 동물은 무엇일까?
(모두들 갸우뚱) 

T : 힌트를 주면, 2009년에 태어난 M이랑 J는 소띠이고, 2010년에 태어난 H랑 D는 호랑이 띠잖아.

D : 아하!! 12마리 띠에 나오는 동물이요?

T : 그렇지.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란다. 그럼 이 해시계는 누가 만들었을까?

D : 세종대왕이요. 글씨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한글도 만들었잖아요. 

J : 장영실이요. 

H : 맞아요. 세종대왕이랑 장영실은 정말 똑똑한 거 같아요.

T : 해시계와 물시계는 세종대왕과 장영실이 힘을 합해서 만든 거란다. 장영실은 노비로 태어났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과 놀라운 기술을 인정받아서 과학자로 활동할 수 있었단다. 이 천재 과학자가 만든 또 하나의 걸작이 물시계[자격루]야. 사진을 보여줄게.

H : 아까 본 사진이랑 비슷한데, 조금 달라요. 항아리만 있는 게 아니라, 가마처럼 생긴 커다란 상자도 있어요.

J : 상자 위에 사람도 세 명 있어요.

D : 그런데 사람들이 손에 북을 들고 있어요.

M : 진짜 사람이 아니라, 작은 미니어처 같아요.

T : H가 말한 대로 이 시계의 커다란 상자처럼 생긴 부분은 임진왜란 때 잃어버려서 지금은 남아있지 않고. 다만 물항아리 부분만 남아 있단다. 그런데 세종대왕은 이미 해시계가 있는데, 왜 또 물시계를 만드셨을까?

J : 해가 지면 밤에 시간을 알 수 없잖아요. 밤에도 시계가 필요하니까요. 

D : 비가 오는 날이나 구름이 많은 날은 해가 나오지 않아요. 그러니까 해시계로는 시간을 알 수 없잖아요.

T : 아주 정확하게 알고 있네.^^ 그럼 이 물시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해줄게 잘 들어보렴.
① 큰 항아리에 물이 가득차면 작은 항아리로 떨어지고,
② 작은 항아리의 물이 가득차면 길쭉한 통으로 물이 떨어진단다.
③ 긴 통의 물이 차면, 막대기 자[ruler]가 위로 떠오르면서 구멍이 열리지.
④ 구멍 속에 있던 작은 구슬이 떼구루루 굴러가서 상자 속의 지렛대를 건드리면, 인형이 나와서 둥둥둥 종이나 북, 징을 쳐서 시간을 알려주는 거란다.

M : 와! 되게 똑똑한 아이디어 같아요. 

T : 맞아. 대단한 발명품이야.^^ 이렇게 자동으로 시간을 알려주는 장치를 시보장치라고 해. 시보는 자동으로 시간을 알려주는 ‘나무인형’이란다. 조선시대에는 실수로 시간을 잘 못 알려주면 곤장을 맞는 벌을 받았어. 

J : 곤장 알아요. 나무에 엎드려서 바지를 벗고, 엉덩이를 때리는 거예요. 한국에 갔을 때 박물관에서 봤어요. 

T : 맞아. 그래서 세종대왕은 실수로 시간을 잘못 알린 사람들이 벌 받는 일을 걱정하셔서, 자동으로 시간을 알려주는 물시계를 만드셨던 거야. 사람들을 사랑했던 세종대왕의 마음이 담긴 멋진 시계란다. 오늘도 어려운 공부하느라 수고했어.^^ 

천영미
고교 및 대학 강사(한국) 
전 한국연구재단 소속 개인연구원
현 시드니 시니어 한인 대상 역사/인문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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