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계 “다음은 너희 차례”…페이스북 통해서 ‘분통’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 구속’이라는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되고 있다.

110억원대 뇌물수수, 348억원가량의 다스 자금 횡령 및 31억여원 탈세,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10여 개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77•구속)이 22일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용됐다. 이 전 대통령은 전두환•노태우•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전직 대통령으로는 헌정 사상 네 번째 구속 피의자 신세가 됐다.

지지자 없는 MB, “이해관계로 뭉쳐…전직 대통령들과 달라”
이날 이 전 대통령의 구치소행에는 다른 전직 대통령들과는 달리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한국당 권성동•김영우•장제원 의원, 김대식 여의도연구원장 등 측근 20여 명만이 자리를 지켰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 수감 당시 지지자 1,000여 명이 모인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또 전두환이나 노태우 전 대통령의 골목성명 당시 측근 및 일부 지지자들이 모인 것과도 다른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고성국 정치평론가는 “이명박 리더십은 이해관계자들이 각자 이익을 위해 모인 리더십”이라며 “정권을 잡은 목적을 달성한 후 (측근들이) 각자 이해관계에 맞게 움직였기 때문에 무너지면 순간적으로 와르르 무너진다”고 설명했다. 측근들이 이해관계로 모였기 때문에 이 전 대통령을 리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어 고 평론가는 “반면 박근혜 대통령은 이념성, 의리적 리더십이 있고 보수의 상징성이 있다”며 “그런 보수의 상징성이 있으니 지지자들이 태극기 들고 지금도 탄핵은 잘못됐다고 외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인번호 716' MB, 12층 독방 생활
이 전 대통령이 수용된 서울동부구치소에는 현재 박 전 대통령과 국정농단 사건의 공범으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 및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수감돼있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 수용돼 있다. 

이 전 대통령이 수용된 독거실은 거실 면적 10.13㎡에 2.94㎡ 규모의 화장실 시설이 별도로 딸렸다. 관물대와 접이식 침대, 세면대와 변기, TV 등이 갖춰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루 45분 정도 산책 등 가벼운 운동을 할 수 있고 또 하루 한 차례 10~15분간 외부인 면회가 가능하다. 수감 당일 장남 시형씨와 장녀 주연씨 등 가족들이 면회를 왔지만 접견은 못하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구치소 생활 닷새째를 맞은 이 전 대통령은 대부분 3끼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식사를 해도 많이 남기거나 거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등 구치소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계, 페이스북 통해 ‘분통’
洪 “정치보복쇼, 문재인 정권 앞날도 밝지 않을 것”

한편 22일 이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되자 정진석•장제원 등 친이(親이명박)계 인사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잊지 않겠다’ ‘다음은 너희 차례’ 등 글을 올렸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법원이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 페이스북에 “다음은 너희들 차례다”라고 적었다.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정 의원은 “이제 다들 속이 후련하느냐”며 “조선시대 사화(士禍)도 이렇지는 않았을 게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덧붙였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지금 이 순간 결코 잊지 않겠다. 눈물이 자꾸 흐른다”고 적었다. 또 구두 논평을 통해 참담하고 무척 잔인하다”며 “훗날 역사가 문재인 정권과 그들의 검찰을 어떻게 평가할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 역시 2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적폐청산의 미명 아래 벌어진 문재인 정권의 정치보복쇼”라며 “나라를 오직 정파의 야욕 채우기 관점에서 운영하는 문재인 정권의 앞날도 그리 밝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