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한인 남성 워홀러 A씨가 4월 1일 밤 브리즈번의 숙소 인근 공원에서 3명의 아프리카계 청년들에게 무차별 폭행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이빨이 입 주변의 피부를 뚫고 나오고 출혈이 장시간 그치지 않는 심각한 폭행을 당했다.

이 사건 장소는 2013년 11월 새벽 한인 여성 워홀러 반은지 씨가 청소일을 가다가 우연히 마주친 20대 호주인 청년으로부터 ‘묻지마 살인’을 당한 위컴공원 인근이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사건사고가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흉포화하는 호주에서 브리즈번이 한인들 대상 최대 우범지대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의 가해자 3명은 사건 발생 5일만에 체포 기소됐다. 호주 경찰과 시드니총영사관의 보도자료만 보면 양 기관이 사건에 제대로 대응해서 신속한 검거가 이뤄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번 사건 해결의 성과는 A씨의 투철한 신고정신이 가져온 결과라고 봐야 한다 A씨는 심각한 부상을 무릅쓰고 경찰서와 공관에 신고하고 언론사에 제보했다. 특히 한호일보 제보를 통해 경찰과 공관의 무성의한 범죄 피해자 보호에 대한 실상을 고발했다.

언론을 통해 양국 공권력의 안일하고 무성의한 초동대응 문제점이 지적된 후 경찰이 사건 조사에 적극 나서면서 범인들이 검거됐다. 만약 언론 보도가 없었다면 이 사건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갔을지 의문이다.

A씨의 침착한 대처능력과 용기있는 신고정신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보통의 한인들이라면 영어에 대한 자신감 부족과 경찰 조사에 대한 부담으로 신고를 꺼렸을 것이다. 게다가 큰 부상까지 당했다면 더더욱 쉽지 않았겠지만 A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의 신고는 범인들이 검거되지 않을시 누군가가 또 당할 수 있는 제2, 제3의 피해를 예방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경찰과 공관의 외국인과 자국민 보호 의무 태만을 간과하지 않는 시민의식은 그들의 경각심을 일깨워 한국민 보호에 더욱 만전을 기하게 할 것이다. A씨 본인도 범죄 피해자로서 호주 정부와 공관으로부터 최대한의 서비스를 받게 됐다.

이런 신고정신은 고발자에게 어느 정도의 고통과 희생을 동반한다. 하지만 이를 통해 사회는 보다 건강하고 공정하게 바뀌어 간다. 범죄 피해자가 참아야 하고, 숨어 지내야 하는 사회는 진정한 민주국가가 아니다. 한 순간 불편과 고통을 감수하는 나의 깨어있는 신고정신이 세상을 바꾸는 촛불이 된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