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메인의 주부 니콜라 보더와 SCEGGS 입학이 확정된 큰 딸 포피(5세)

‘부모의 재력’으로 교육양극화 심화

호주 교육 분야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비교 웹사이트 파인더 닷컴 닷에이유(finder.com.au)가 호주 학부모 약2천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6%가 사립학교 지원비를 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일부 학부모는 자녀의 출생과 동시에 사립학교에 지원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부분 사립학교는 환불이 불가능한 입착 신청비로 적게는 $70에서 많게는 $500까지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등록비로 $7200를 청구하고 있다.

이같은 학부모들의 사립학교 입학 신청비 지출은 일부 명문 사립의 잘못된 관행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실제 일부 사립학교들은 부모가 해당 학교 출신일 경우, 자녀에게 입학 우선권을 준다거나 자녀가 출생한 해에 미리 입학 등록을 해야만 나중에 입학할 때 입학 자격을 주는 등의 배타적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시드니의 발메인에 거주하는 학부모인 니콜라 보더는 두 번째 자녀 출산을 준비하며 병원 가방과 동시에 시드니 성공회교단의 그래마스쿨인 명문 사립 스케그스 달링허스트(SCEGGS Darlinghurst) 입학 신청서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보더는 첫째 딸인 포피를 임신했을 때 사립학교를 둘러봤고 포피 출생 한달 후 대기자 명단에 오를 수 있었다.

그는 “포피가 5일째 된 날 SCEGGS에 입학신청을 했다. 이를 위해 학교에 $250의 신청비를 내야 했다. 두 번째 자녀도 똑같은 과정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또 “대기자 명단에 오른 8개월 후 SCEGGS에서 자리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고 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 환불 불가능한 $1,000을 추가로 지불했다”고 덧붙였다.

NSW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11%, 고교생의 16.6%가 사립학교(가톨릭학교 제외)에 다니고 있으며 총 학생 수는 161,550명이다.

파인더 닷컴 닷에이유의 재정전문가인 베시 하산은 “자녀 출생과 동시에 여러 사립학교를 지원한다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부모가 미래에 학비를 낼 여유가 있더라도 자녀가 그 학교에 들어갈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것과는 상관없이 학교는 부모의 돈을 가져갈 것”라고 지적했다. 

일부 사립학교들의 입학신청비를 보면 연간 수업료가 1만 2천 달러인 스콧 칼리지(The Scots College)는 $500의 입학 신청비와 환불이 되지않는 5천 달러의 등록비를 추가로 받고 있다.
크랜브룩스쿨(Cranbrook School)은 2018년 12학년생 수업료가 3만 7,230달러지만 입학 신청비 $300, 환불되지 않는 등록비 $7,275를 추가로 받고 있다.

또 녹스그래마스쿨(Knox Grammar School)도 입학 신청비 $300, 환불되지 않는 등록비 $7,275를 받는다. 시드니그래머(Sydney Grammar)와 뉴잉톤 칼리지(Newington College)도 각각 $253, $250의 입학신청비를 받고 있다.

이같은 실정에 대해 디킨대학교의 엠마 로우 강사는 “사립학교 입학 신청비와 대기명단은 호주의 ‘분리 교육시스템’의 결과”라며 “학교는 부모들에게 점점 더 많은 사회 경제적 지위를 요구하고 있으며 재정적인 여유가 없는 학생에게는 접근조차 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시드니 인근 주요 명문 사립학교들의 경우, 학부모가 비영어권 출신인 학생의 비율이 10% 미만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시험을 통해 입학 자격이 주어지는 공립인 셀렉티브 스쿨(selective school)은 비영어권 학부모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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