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세 감세, 베이비부머 세대 지원 그리고 인프라스트럭쳐 투자 확대. 
8일 발표된 2018-19년 연방 예산안은 3개 핵심 아젠다로 요약할 수 있다. 

내년 연방 총선 전 마지막 예산 편성이라는 점에서 예상대로 정부는 선거용 예산으로 편성했다. 근로 계층에게 점진적으로 소득세 감세 혜택을 주고 노인연금 수혜 연령층이 본인 집에서 돌봄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베이비부머패키지(Baby Boomer package)’를 확대하며 주요 대도시의 교통 인프라스트럭쳐 투자를 늘리는 것이 골자다. 

이번 예산안에서 주요 수혜 대상(winners)인 중산층과 노인층은 집권 여부를 결정할 백중지역구(marginal seats)에서 주류 유권자들이다. 말콤 턴불 정부는 예산편성에서 바로 이 계층을 직접 겨냥했다.  

스콧 모리슨 재무장관의 세 번째인 이번 예산으로 보다 공평하고 풍요롭고 부채가 줄어드는 호주가 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예산안에 깜짝 요소는 거의 없었다. 

향후 4년 동안 예상치 않은 세수는 259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유는 고용이 늘었고 철광석과 석탄 수출가격이 예상보다 강세를 나타내면서 자원 기업들의 매출이 늘어 법인세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소득세 감세로 약 120억 달러로 줄어들지만 그 이면에는 수치로 환산할 수 없는 정치적 이득이 도사리고 있다. 

이같은 예상치 않은 세수 증대는 소득세 인하와 부분적 예산 적자 축소를 위해 지출된다. 점진적(7년) 소득세 인하는 저소득층부터 시작해 중산층으로 혜택 대상이 커진다. 모리슨 장관은 10년 동안 소득세 감세는 1400억 달러로 정부가 추진하려는 법인세 인하 비용(10년 800억 달러 추산)을 상쇄한다고 예상하면서 상원에서 법인세 인하안이 통과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7년 소득세 감세 계획으로 일단 중저소득층에게 안도감을 주었다. 감세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2024년까지 37% 세율을 완전 폐지하는 것이다. 현행 5개 세율(제로, 19%, 32.5%, 37%, 45%)이 2024-25년 4개(제로, 19%, 32.5%, 45%)로 줄어든다. 

현재 8만7천~18만 달러 소득에 적용된 37% 납세율은 2024년 폐지된다. 19% 세율은 1만8천~4만천 달러 최저소득층으로 제한했고 20만 달러 이상의 초고소득층만이 최고 세율인 45%가 적용된다. 가장 많은 근로자들의 소득인 4만~20만 달러 그룹은 32.5%의 세율이 적용된다. 

현재 32.5% 세율이 적용되는 3만7천~8만7천의 소득 차이는 5만 달러인 반면 2024-25년에는 무려 16만 달러 차이가 난다. 저소득층부터 시작해 7년 동안 단계적으로 중간 또는 중상 소득층까지 혜택을 주면서 이들을 겨냥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보다 일률적이며 단순화된 세제’를 만들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납세자 비율을 비교하면 2017-18년은 19% 세율(소득 3만7천 달러 미만) 22%, 32.5% 세율(소득 $37,001~$87,000) 53%, 37% 세율(소득 $87,001~$180,000) 20%, 45% 세율(소득 18만 달러 이상) 5%다. 
그러나 2024-25년에는 19% 세율(소득 4만1천 달러 미만)은 21%로 거의 변동이 없지만 32.5% 세율(소득 $41,001~$200,000)이 무려 73%로 대폭 늘어난다. 45% 세율(소득 20만 달러 이상)은 6%로 예상된다. 

약 180만명이 37% 세율에서 32.5% 세율로 이동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정치적으로 부동층(swing voters)이 가장 많은 중간 소득층을 겨냥한 치밀한 선거 전략이 반영된 것이다. 노골적으로 표현하면 “소득세 감세, 노인 돌봄시설 확대 등 당근을  줄테니 턴불 정부와 계속 함께 가자는 ‘달콤한 유혹’인 셈이다. 유권자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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