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의 앤 알리 하원의원(AAP)

연방 의원의 2차 이중국적 파문으로 무려 5명(상원의원 1명 포함)이 9일 의원직을 사퇴한데 이어 노동당 소속인 서호주의 앤 알리 연방하원의원(MP Anne Aly)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알리 의원의 대변인은 “2016년 노동당의 후보 확정 전 이집트 시민권이 취소됐다”고 답변했지만 증빙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의회의 시민권 등록부에 따르면 알리 의원은 2016년 5월 초 이집트 시민권 취소를 신청했다. 이를 확인한 이집트 대사관 공문(2016년 7월 31일자)이 현재까지 유일한 서류다. 이 시점은 연방 총선 후보등록 마감일(6월 9일) 전이다. 
그러나 알리 의원은 언제 이집트 시민권이 취소됐다는 증빙을 아직까지 제출하지 않았다. 만약 취소일이 후보 등록 이후인 경우, 출마 자격이 문제가 돼 당선 무효가 될 가능성이 있다. 
전국지 디 오스트레일리안지(The Australian)지는 알리 의원에게 후보 등록일, 이집트 시민권 최소 날짜, 취소 확정을 통보받은 날에 대한 3가지 질문을 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11일 보도했다.  

알리 의원의 이집트 시민권 취소 신청 확인서(이집트 대사관 공문)

9일 대법원 판결은 외국 시민권 취소를 위한 적절한 절차를 취했다는 의원들의 주장만으로는 당선 자격이 불충분하다는 의미다. 이와관련, 헌법학자인 조지 윌리암스 교수(NSW대)는 “2016년 후보 등록 전까지 알리 의원의 이집트 시민권 취소가 확정되지 않았다면 그녀는 의회 출마 자격이 없었다(was ineligible to sit in parliament)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라에 따라 시민권 취소 절차가 지연될 수 있는데 불운하게도 이로인해 호주 의원들이 자격 무효가 될 수 있다. 앞으로도 계속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충분하다”면서 국민투표(referendum)를 촉구했다. 그러나 말콤 턴불 총리와 마티아스 코만 국무특임장관(Special Minister of State)은 국민투표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9일 대법원은 노동당의 케이티 갤러거 전 상원의원이 2016년 5월 31일 상원 후보 등록 때까지 영국 시민권이 취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의회 해산으로 인한 조기 총선에서  후보 자격이 없었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 직후 노동당의 수잔 램, 조쉬 윌슨, 저스틴 키, 3명이 하원의원을 전격 사퇴했고 중도연대(Centre Alliance)의 레베카 샤키도 물러났다. 

11일 빌 쇼튼 야당대표은 이번 파문과 관련해 사과를 했지만 향후 보궐선거에서 노동당 후보가 1명이라고 패배하더라도 당대표에서 사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알리 의원은 2016년 총선에서 노동당 후보로 공천되기 전 이집트 시민권을 성공적으로 취소한 증거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서호주 코완(Cowan) 지역구의 알리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0.7%의 박빙의 마진으로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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