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구달 옹이 ‘불명예스러운 노화(Ageing Disgracefully)’란 문구가 인쇄된 옷을 입고 퍼스공항에서 스위스로 출국했다

 

국내외 미디어 큰 관심.. ‘안락사 논쟁’ 재연 

안락사 논쟁을 일으키며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모았던 104세의 호주 과학자 데이비드 구달(David Goodall)옹이 스위스 바젤에서 17일(목) 12시 30분 영면했다. 그가 원했던 조력에 의한 자발적 안락사를 실행에 옮겼다. 

스위스는 1940년부터 '조력 자살 방식'의 자발적인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다.
구달 옹은 “내 인생을 끝내는 것은 자신의 선택이며 스위스 의료계가 그 일을 가능하게 해준 것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 장례식이나 어떤 기념 행사도 갖지말고 시체를 의료연구용으로 사용하거나 화장해 뿌려달라”는 유언을 남겼다.박

‘구달 옹의 마지막 가는 길’은 호주 엑시트 인터내셔널이 도왔다.

구달 박사는 안락사 하루 전 기자회견에서 "의학적 도움을 받는 안락사가 회복 불능인 중환자들의 마지막 수단이 아니라 일반 환자들에게도 더 널리 허용되어야 한다"는 개인적 의견을 남겼다. 그는 죽기 전 "기쁘다"면서 베토벤의 9번 교향곡 중 '환희의 송가(Ode to Joy)'를 한 구절 불렀다.

그의 지상에서의 마지막 절차는 간단했다. 

“당신의 이름과 생년월일은? 여기에 왜 왔으며 당신이 앞으로 할 일이 가져올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가?”.

그의 선택은 호주는 물론 BBC, CNN, 뉴욕타임즈, 중앙일보 등 세계 각국 미디어들의 관심을 모았는데 구달 옹은 이러한 관심이 특히 호주에서의 안락사 합법화로 이어질 것을 기대했다.

안락사 옹호단체 엑시트 인터내셔널(Exit International)의 필립 니츠키 박사는 구달 옹 사망 후 발표문에서 “새로운 방향으로의 전환점을 마련한 구달 교수의 행동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서호주에서 70여년 연구를 해 온 구달 교수는 말기 질환이 없지만 고령으로  삶의 질이 현저하게 저하되자 안락사를 결정했다. 

손자와의 마지막 작별인사를 한 구달 옹

안락사를 돕는 이터널 스피릿의 뤼디 하베거는 AFP통신 인터뷰에서  "불치병에 걸리지 않았기 때문에 이 노인이 스위스까지 먼 길을 와야 한다"며 "집에서, 자신의 침대에 누워 생을 마칠 수 있도록 해야 했다"고 호주 정부를 비판했다. 

호주에서는 빅토리아주에서만 지난 해부터 6개월 미만의 시한부 선고가 내려진 불치병 환자에 한해 안락사를 합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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