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최대은행인 CBA(커먼웰스 은행)의 도덕적 해이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주 고객 정보 유출에 이어 이번에는 대출 담당관의 비리 은폐다.

12일 전국 일간지 디 에이지는 전직 커먼웰스 은행의 대출 담당관이던 조지 브레타코스가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약 2년간 은행 내부 시스템의 약점을 이용해 약 350만 달러의 사기 행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브레타코스는 사기 친 금액을 가지고 코카인 구입과 매춘, 고가의 주택구매에 돈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CBA가 이같은 사실을 2010년에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은행에서의 해고와 200만 달러를 변제하는 조건으로 브레타코스와 기밀합의를 맺고 이를 은폐했다는 것이다. 또 CBA는 이후 브레타코스가 30만 달러의 변제금액을 갚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디 에이지가 이번 사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자 CBA는 이번 주말 뒤늦게 경찰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CBA대변인은 “경찰 조사에 최선을 다해 응하겠다”고 밝히며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면 은행의 선택은 경찰과 관계 당국에 통보하는 것”이라고만 밝혔다.

이같은 CBA의 의도적이고 부도덕한 사건 해결방법으로 브레타코스는 2012년 퀸즐랜드 은행에 다시 입사해 금융업계에서의 경력을 이어갔고, 현재는 멜번의 모바일 대출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퀸즐랜드 은행은 “브레타코스와 관련된 문제를 전혀 알지 못했다”며 “은행이 이 문제에 대해 인식했을 때 그는 퀸즐랜드 은행을 떠났다”고 밝혔다.

한편 계속되는 은행 직원들의 잇단 이탈에도 불구하고 CBA는 이를 막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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